익산군산축협이 익산농협으로부터 사업을 이관받아 시행하고 있는 익산시경축순환자원화센터 시설의 사업자를 사전에 내정하고 타업체들을 들러리 세웠다는 의혹이 일고있다. 이는,  공모 과정에서 14곳의 업체에 입찰안내 공문을 보냈는데, 단 한곳의 적정한 기술력을 가춘 업체에만 공문을 보내고 나머지는 부적정한 업체 13곳에 보내 결과적으로 공문을 받은 업체가 선정 되도록 한데 따른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이번 공모행위는 여러 곳에서 전문성 결여를 노출하고 있어 사업추진이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익산군산축협은 지난 3월 30일 '경축순환자원화시설.유기축사 신축 공법업체 제안 공모'를 실시 하면서 14개의 업체에 공문을 발송했다. 하지만, 이가운데 13개 업체들은 '경축순환자원화시설' 관련업체가 아닌 '공동자원화시설액비처리 위주'의 업체로, 익산군산축협은 13개의 '공동자원화시설액비처리 위주' 사업체들이 부적정하다는 이유로 모두 탈락시켰고, 단 한 곳의 '경축순환자원화시설' 관련 업체인 B엔지니어링이 사실상 경쟁 없이 사업자로 선정된 것이다.

특히, 익산군산축협은 공문을 발송하면서 경축순환자원화센터 관련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주)지성엔지니어링, 다나바이오, (주)도드람환경연구소, 한일기공 등 전문업체에는 일체 공문을 발송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게다가 이를 납득하지 못한 관련업체는, 익산군산축협이 공문을 발송한 14개 업체의 명단을 요구하였으나 익산군산축협은 아무런 명분 없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 내정 의혹
익산군산축협은 또 공모기간을 11일 밖에 주지 않았다. 이는 사전에 업자를 선정, 준비토록 해놓고 타 업체들로 하여금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해 한 행태라는 지적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냄새로 인한 민원에 대한 우려가 가장 심해 주변 환경을 고려해야 하고, 바람의 환경, 마을의 한경 등 환경성 검토를 해야하는 시간도 많이 필요하며 부지의 적절성이나 악취 민원에 대한 탈취부분 등에 대해 충분한 고려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최소 한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데 익산군산축협이 제시한 10여일은 사전조사 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다. 게다가 운영수지, 공사비 내역 등 면밀한 근거자료를 제시하기에는 절대로 부족한 시간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주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어느정도 기본설계를 하려면 시설조감도를 그리는 등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고, 익산군산축협이 제시한 10여일이라는 시간은 타 업체의 서류를 베끼는 정도의 시간 밖에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결국 업체를 사전에 정해놓고 나머지 업체들은 들러리를 세웠다는게 관련업계들의 의혹 주장 배경이다.

축협은 액비의 전문가
한편, 익산군산축협이 농협으로부터 이관받아 운영하고 있는 경축순환자원화시설은 액비 관련사업보다는 퇴비 관련사업과 가깝다.

경축순환자원화사업은 광역단위 자연순환형 친환경농업단지조성 사업의 일부 사업으로 가축분뇨인 우분, 돈분, 계분을 자원화 즉 퇴비화 하여 농지에 환원시켜 경작과 축산을 연계하기 위한 사업이다. 이 사업에서 주로 거두어 들이는 우분 및 계분은 수분이 적어 액비생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경축순환자원화시설은 퇴비관련 전문성이 많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면, 익산군산축협이 이미 운영한 바 있는 공동자원화시설은 중규모 이상의 양돈농가 위주의 돈분뇨를 액비화 중심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으로 돈분의 경우 수분함유율이 높아 액비가 많이 생산된다.
그런데, 이번 익산군산축협이 공문을 보낸 14개 업체 중 이번 공모에 선정된 B엔지니어링 외 13개 업체는 모두가 액비 관련 전문업체이고, 퇴비 관련 전문성을 지닌 1개 업체, 즉 B엔지니어링만 해당 되었으며, 다른 퇴비관련 전문업체들에는 공문을 아예 발송하지 않아 입찰에 참여할 기회조차 박탈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문성 결여
경축순환자원화시설은 광역친환경단지 조성사업의 중심시설로서, 단지 내 축산농가에서 나오는 가축분뇨를 유기질 비료로 자원화하는 축산분뇨자원화 시설로 22억에서 45억 정도의 사업비가 책정되어 있다.

경축순환자원화시설 사업을 포괄하고 있는 광역친환경농업단지조성사업은 농림수산식품부의 지원을 받아 농업환경 개선과 친환경농업 육성을 위해 시.군 수계단위로 경종과 축산을 연계한 1,000ha 이상의 광역단위 자연순환형 친환경농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으로 약100억원 이상의 사업비가 책정되어 있고 익산시는 2010년까지 이 사업을 완료해야만 국비 반납을 면할 수 있다.

또한 익산군산축협이 이 사업을 맡기 전 익산농협에서 사업을 실시하려고 업체를 선정할 당시에는 전문성을 위해 한국농촌공사에 시공업체 선정을 위탁한 바 있으며, 시공업체 선정을 위탁받은 한국농촌공사는 선정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설, 퇴비, 경영분야 등 전문가로 평가단을 구성하여 1차 서면평가, 2차 발표평가, 3차 현지실사평가 등 3단계로 평가를 실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익산군산축협은 내부적으로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하고 심의위원회 구성원에 대해 일절 밝히지 않아 전문성의 결여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지선정도 않고 업체 공모
또 익산군산축협은 지난 3월 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부지선정을 완료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업체를 공모해 빈축을 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발표한 부지 역시 지난번 업체 공모 당시의 부지(성당면)와 다른 부지(용안면)로 변경, 역시 사업의 안정성과 완전성 뿐만 아니라 향후 발생할 민원에 대한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익산군산축협은 이와 관련 "전문성 있는 심의위원회 위원들을 통해 철저하고 공정한 심사를 했고, 전문성에도 문제 없다"고 답변했다.
한편, 익산시경축순환자원화센터는 익산시가 국비를 들여 추진하는 서동광역친환경농업단지 조성사업에 포함된 사업으로, 당초 익산농협이 사업주체로 사업을 추진했으나 조합장의 비리사건 등으로 사업이 장기적으로 표류하자 익산군산축협으로 사업이 이관되어 추진되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