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전라북도교육감 후보가 지난 18일 고영호 후보와 박규선 후보를 공직선거법 250조(허위사실 공표죄) 위반혐의로 고발하면서 교육감 선거가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17일 6·2 교육감 선거와 관련, 오근량 예비후보의 논문에 대한 표절 의혹을 제기하는 문서가 각 언론사에 배달되면서 모든 후보자들에 대한 논문 검증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그러자 상대후보들은 같은 달 22일 이를 일제히 비판하고 이에 대한 해명과 함께 사퇴를 촉구한바 있다. 이어 이달 12일에 들어서는 김승환 후보의 논문표절 의혹이 일부 언론에 발표되자 고영호 후보와 박규선 후보가 의혹과 관련한 진상을 밝힐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고영호 후보는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시민단체의 지원을 받아 출마했다는 김 후보가 자기논문을 중복 게재했다면 이는 지지단체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라며 "본인이 명쾌하게 설명하고 유권자들앞에 후보로 나서야 하며 언론의 지적이 사실이라면 후보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규선 후보도 같은 날 "신문 내용을 보면 영락 없는 논문표절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도 김 후보측은 어찌된 일인지 '이전 논문 내용을 추가 보완해 잡지 및 학술지에 발표한 것', '논문표절은 있을 수 없는 일' 등의 이야기만 하고 있다며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수준을 넘어 적반하장 수준까지 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처럼 후보들의 공방이 거세지면서 최근 김승환 후보가 고영호 후보와 박규선 후보를 고발하는 사태로 이어진 것이다.

김승환 후보는 "교육감 선거가 흑색선전으로 난무하는 데 따른 참담한 마음으로 법적 대응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고영호 후보는 김승환 후보의 고발에 대해 "적반하장이다"면서 "'미워하면서 배운다'는 속담처럼, MB정부 관계자들이 시민사회 단체 인사들을 수시로 고발해온 것처럼, 못된 버릇을 배운 것이다"고 맹공했다.박규선 후보는 "표절 검증을 바라는 66.2% 도민을 함께 고발한 행위"라고 논평했다.

민주진보 단일후보인 김승환 교육감 선거대책본부가 지난 18일 전북경찰청에 고영호 후보와 박규선 후보를 공직선거법 250조 위반으로 고발에 나섰다.
김승환 후보는 두 후보의 고발에 앞서 "전국적으로 치러지는 첫 직선제 교육감 선거를 정책선거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상대 후보들의 악의적 흠집내기와 흑색선전이 갈수록 도를 넘고 있다"며, "무대응으로 일관하기에는 의혹이 갈수록 증폭되는 것 같아 법적 대응에 나설 수 밖에 없었음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매우 안타깝고 참담하게 생각한다" 고 고발의 이유를 밝혔다.

김 후보 선대본부에 따르면 박규선 후보와 고영호 후보가 지난 5월14일 'JTV 교육감 후보자 토론회'와 15일 전북일보와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후보초청 토론회, 보도자료와 인터넷 까페 등에서 사실검증이나 확인없이 일방적으로 김 후보 논문을 '이중 게재', '자기 표절'로 규정짓고 의혹을 부풀리고 있어 더이상 방치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김후보의 선대본 측은 "김승환 후보는 이미 한국헌법학회장에 취임하기 전 논문 검증을 철저히 받았다. 이미 검증이 끝난 김 후보 눈문을 표절 운운하며 폄하하는 것은 흑색선전으로 규정할 수 밖에 없다"며 "앞으로 선거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아무런 사실검증이나 확인없이 김 후보 논문을 거론하며 의혹 부풀리기와 흑색선전에 나선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고영호 전라북도교육감 후보는 김승환 후보의 고발에 대해 "같은 대학 교수로서, 선배 교수로서, 김승환 후보와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자 노력해왔다"며 "실제로 김승환 후보는 시민사회단체에 소속된 ‘개인’들이 추대위에 참여한 것을 마치 결의를 통해 ‘단체’들이 참여한 것으로 부풀리고,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을 ‘보수’로 매도하는 보수논쟁을 불러일으키면서 ‘정책대결과 공약대결’을 실종시킨 장본인이다"고 주장했다.

고영호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교육감선거가 흙탕물 싸움으로 번지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신중한 대응을 검토했다"며, "그러나 선거일이 얼마 남지 않은 점을 감안해 빠른 시일 내에 김승환 후보를 공직선거법 250조 위반으로 고발할 방침임을 천명한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고영호 후보측은 "선거중립의무를 지닌 준공무원들까지 동원해서 지지서명을 받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이를 문제시 할 경우 서명에 참여한 사람들의 신분에 엄청난 불이익이 초래될 것을 우려해 눈감아왔다"면서, "김승환 후보는 언론(동아일보 및 도내 주요일간지)에서 제기한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TV토론에서 명확하게 밝혀줄 것을 요구한 고영호 후보와 박규선 후보를 고발한 것은 ‘적반하장’이다"고 논평했다.

고후보측은 또 "어느날 갑자기 민주투사로 둔갑해서 다른 후보들을 일괄적으로 ‘보수’로 매도하고,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의 단일화를 요구하는 극좌파식 선전선동을 이제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고후보측은 이와 함께 "같은 대학에 근무하는 선배 교수로서 김승환 후보에게 엄중하게 충고한다"면서 "더 이상 선거를 흙탕물로 만들지 말라. TV토론 중에도 다른 후보들을 향해 법학자임을 내세우며 입만 열면 고소 고발 운운하는 행태, 마치 법관이나 되는 것처럼 유권해석을 내리려는 태도는 참으로 가당치 않다"고 비난했다. 

박규선 전북교육감 후보는 김승환 후보의 고발건과 관련 "자신에게 제기된 논문 표절 의혹을 벗기 위한 노력을 펼치는 대신 '고발'이라는 무리수를 뒀다"며, "이는 의혹해소를 주장해온 본인은 물론 200만 전북도민을 상대로 한 심각한 수준의 협박이다"이라고 논평했다.
박 후보는 18일 "최근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에서 응답자의 66.2%가 항간에 제기되고 있는 교육감 후보들의 논문 표절 시비와 관련, '표절여부를 검증하고 넘어가야한다'고 응답한 바 있다"며, "도민 10명 중 6명 이상의 염원을 묵살한 것도 모자라 검증을 주장해온 후보까지 고발한 것은 검증을 바라는 66.2%의 도민을 함께 고발한 행위이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검찰에 고발하기 위해 밤새 고소장을 작성하고 검토해봤을 여력으로 검증기관에 자신의 논문을 제출, 떳떳하게 의혹을 해소했어야 옳다"며, "'교수는 성직자'라고 강변해 왔던 김 후보는 전북대 법학대학원 교수로서의 학자적 양심은커녕 일반 평균인이 갖는 수치심이나 염치 또한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특히 "김 후보는 사실 검증이나 확인 없이 일방적으로 자신을 매도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미 1987년 논문의 360행 중 300행이 19년이 지난 논문에 출처 없이 그대로 사용된 명백한 사실들이 존재한다"며, "더 이상 어떤 명확한 증거들이 더 필요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후보는 또 "Ctrl+C(복사하기), Ctrl+V(붙여넣기)라는 자판 클릭 한번이 과연 '논문 버전업'인지, 서독헌법재판소를 독일헌법재판소로 바꿔 쓴 것이 '발전적 재구성'인지 되묻고 싶다"며, "학생 논문지도는 물론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커닝하지 말라고 어떻게 이야기 할 수 있을 지 의문스럽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모든 사람을 얼마 동안 속일 수는 있다. 또 몇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는 링컨의 말을 인용할 필요도 없다"며, "세상의 모든 사람을 속여도 자신을 속일 수는 없는 것이 불변의 진리이기 때문이다"고 논평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