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공천잡음·비리의혹에도 ‘인물론’은 ‘미풍’
무소속 정치신인 전무, 타 정당 일부 선전 ‘희망’

6.2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각종 공천관련 잡음이 무성 했으나, 텃밭 정당이 독식하는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전 민주당 소속 전.현직의원들 4명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었지만, 무소속 정치신인들은 단 한명도 배출되지 않았다. 특히, 국민참여당 2석, 민노당 1석, 무소속 4석 등 7석으로는 18석을 차지한 민주당 독주를 견제할 구도가 구축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동당과 한나라당.국민참여당의 일부 선전으로 지역 정치사에 일말의 희망을 남겼다. 

교육감 선거는 234,104명의 선거인 중 126,672명이 투표에 참여해 54.1%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익산시에서는 당초 여론조사에서 앞을 달리던 오근량 후보(30,018표 24.82%)를 뒤로 제치고 김승환 후보가 당선됐다. 특히 김승환 후보는 익산지역 출신으로 익산시민들로부터 43,187표를 얻어 익산에서 오근량후보와 13,169표 차이로 35.71%의 지지율을 얻었다.

김승환 당선자와 오근량 후보와의 총 득표차가 2,281표(0.28% 차)인 점을 감안하면 익산시민들의 지지에 힘 입었다. 게다가 도내 14개 시군 중에서 익산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35.71%)을 기록해 익산시민들이 만들어낸 교육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승환 교육감의 익산에 대한 교육 투자 행보에 관심이 집중 되고 있다. 이번 교육감 선거는 교육의 도시를 자랑하는 익산 시민들의 교육에 대한 열망이 드러난 매우 긍정적인 결실을 수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민주당 익산지역 양대 국회의원들의 전쟁으로 불렸던 시장선거는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진 가운데, 경선에 통과한 이한수 시장이 출마해 49.6%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선됐다.

당초 공천배심원제를 주창하던 민주당이 방향을 선회, 당내 경선으로 바꾸면서 잡음이 일고, 이어 공천헌금설과 에스코사업 비리로 인해 낮은 투표율과 낮은 지지율을 예상했으나 예상과는 달리 현역시장의 프리미엄이 큰 힘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민주당의 잡음을 배경으로 민심이반을 예상하면서 바닥 민심층으로부터 많은 표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던 박경철 후보는 이한수 익산시장과의 박빙을 기대하고 선전했지만 뒤 이은 노경환 후보의 등록과 민주당 컷오프 결정을 바로 앞두고 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김재홍 후보의 출마로 인해 박빙승부는 좌절됐다.

시민사회단체 하나 없는 시민후보 추대라는 슬로건을 내건 김재홍 후보의 시장 출마로 인해 민주당과 무소속의 양대 대결구도가 깨지고, 무소속끼리 표를 나눠먹어 '인물론'의 침몰를 초래한 것이다.

결국 이번 시장 선거는 끊이지 않는 민주당의 잡음에도 불구하고, 지역민심이나 정세가 조직선거를 해체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광역의원 선거 역시 4명 모두 민주당이 승리하고 선거의 막을 내렸다. 제1선거구에서 배승철 후보가 무투표 당선되고, 제2선거구에서 민주당 갑지구의 전격적인 공천을 받아 출마한 김영배 후보와 민주당을 탈당하고 시의원 3선을 자랑하던 무소속 서문재 후보와의 경쟁에서는 현격한 차로 민주당이 승리했다. 가장 치열한 접전을 벌인 곳은 도의원 제3선거구다. 공천헌금설의 후폭풍에도 불구하고 2선으로 시의장까지 지냈으며 민주당의 핵심 당직자였던 김병옥 당선자와 청렴과 깨끗함, 순수함을 주창하던 무소속의 김형화 후보와의 치열한 열전 역시 민주당의 조직선거가 승리를 거두었다. 제4선거구에서도 역시 김상철 당선자와의 경쟁에서 국민참여당의 임귀택 후보와 5선의 저력을 자랑하던 신영철 후보 역시 민주당의 텃밭 앞에서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22명의 지역구 시의원과 3명의 비례대표를 합해 총 25명을 선출하는 시의원 선거 역시 민주당의 대 승리로 막을 내렸다. 민주당 18, 무소속 4, 국민참여당 2, 민노당 1석 등으로 결국 18대 7이라는 의석을 지역 여당인 민주당이 차지했다. 이는 곧 민주당 공천으로 당선된 익산시장의 정책이 시의회의 견제없이 추진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 시의원 중 정치신인인 초선의원은 민노당 이경애를 비롯해 나머지는 민주당 소속으로 김영희, 성신용, 이천인, 박종열, 김연식 등 6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시의원 선거는 선거구의 변동과 도의원 출마 등으로 인해 민선4기에서 활동하던 시의원 14명이 교체되어 새로운 의정활동이 기대된다.

선거구 변동으로 인해 불의의 일격을 당하고 낙선한 의원은, 시의장을 두번이나 지낸 김정기 전의원, 어양동을 주 무대로 활동하다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1위로 당선되었던 오기주 의원, 중앙동에서 3선의 관록을 자랑하던 김용균 의원 등이다.

이번 선거에서 주목되는 점은 과거 의정활동을 하던 시의원들이 대거 재기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송호진 의원, 이영수 의원, 김대오 의원, 양종규 의원, 이상열 의원 등이 그들이다. 
여성의원의 수도 4명으로 늘었다. 특히 지난해 비례대표로 입성한 임영애 의원은 3선 의원인 김용균 의원을 따돌리고 3위로 입성했다.

이번 선거의 또 하나의 특이한 이변은 30세 젊은 의원의 탄생이다. 일각에서는 젊은 피의 수혈에 기대를 드러내지만 그에 대한 우려감도 적지않게 표출되고 있다. 부모님 연배의 국장과 과장들에 대한 시정 견제가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김대중 후보와 손문선 후보의 대승이다. 6027표로 최다 득표를 이룬 김대중 후보의 경우 인사 잘하기로 소문난 젊은이의 재선이라는 평이 자자하다. 그 뒤를 이은 최다득표는 박종대 의원이 5582표를 얻었다. 그는 당초 여론조사와는 달리 1위로 선전해 지역 시의원으로서 건재함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가장 돋보이는 선거는 무소속으로 삼성동에서 당선된 손문선 시의원의 경우를 들 수 있다. 민주당 소속으로 초선으로 당선되어 의회에 입성한 이래 5.31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갈등 사이에 무소속을 선택해 당당히 의회에 재입성했다.

이후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통합해 더욱 더 텃밭이 굳어진 지역에서 당당히 무소속 1위로 입성한 것은 주목할 만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는 손문선 의원의 평소 활발한 의정활동과 지역 주민에 대한 배려, 지역에 대한 관심 등이 높게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