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자,거소자 투표용지에 이사장이 임의 기표
요양환자 150명, 전부 투표 안 했을 공산 높아

A노인요양병원 이사장이 부재자와 거소자 투표용지를 유권자에게 보여주기만 하고, 이사장실로 가져가 직접 기표하는 방식으로 허위투표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 됐다. 특히, 이 병원에는 약200여명의 노인들이 장기 입원하고 있어 허위투표가 조직적으로 이루어졌을 경우, 전국 초유의 범법 행위라는 점에서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 된다.

A노인요양병원과 관련된 C씨에 따르면, A노인요양병원에 입원중인 환자 가족들이 자신들의 부모가 투표를 하지 않고, 이사장이 기표하여 투표용지를 우편으로 발송한 사실을 알고 병원에 찾아와 항의하는 등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이에 A병원측 일부 직원들은 "우리도 가족이 지지하는 후보를 지지한다"고 환자 가족들을 달래 돌려 보냈다는 것이다.

또,  C씨에 따르면 이같은 항의 소동은 각 병동에서 발생했다. 특히, 환자들 중 치매환자나 인지가 불가능한 거의 모든 환자들의 투표용지에 이사장이 기표했을 경우, 이는 병원측의 계획적인 의도 없이 불가능 하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 7일 오후 4시 이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유권자 J씨(77세)는 "투표 안했어요. 안했는데 다 한 것으로 저 양반(이사장)이 말하라고 시켰어요"라고 말했다.
이 병원에 근무하는 직원들과 간호사들은 일체  모르는 일이라고 답변했다.

이사장 B씨는 "내가 임의로 기표한 적이 없다. 환자들 각자가 기표했다"며 의혹 일체를 부인했다. 그는 또 6.2지방선거 투표일 현재 퇴원한 10여명에 이르는 환자들의 투표관련 서류(투표용지 포함)를 당사자들에게 전달하지 않았고, 지난 6월 7일 현재까지 자신이 가지고 있으면서, 취재 중인 기자들 앞에서 그 중 한 장의 투표서류를 찢기도 했다.

이사장 H씨는 또한, 가족들이 찾아와 항의한 사실에 대해서도 전혀 모른다고 일축했다.
노인병원이나 요양시설의 경우 시설의 장이 부재자 신고서를 제출할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해 기관시설의 장이 확인하여 각 유권자들에게 해당 선거관리위원회로 접수를 한다. 유권자가 속해 있는 지역의 선거관리위원회로 접수가 되면 유권자가 거주하는 병원이나 시설로 부재자 투표용지를 발송하여 투표를 진행한다. 투표방법은 투표용지를 받은 개인이 직접 볼펜 등으로 기표하고 해당 선관위로 우편발송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A노인요양병원과 같은 방식으로 허위투표를 했을 경우, 공직선거법 248조에 따르는 허위투표죄에 해당되며,  "사위의 방법으로 투표하거나, 하게 하거나, 또는 투표를 하려고 한 자는 5년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한편, A병원장 D씨는 취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기자의 차량을 직원들의 차량으로 가로막고, 직원들과 함께 심한 욕설을 퍼부으면서 기자를 강박 했으며, 비켜달라고 호소하는 기자의 손가락을 잘라버린다고 수차례 고함을 지르는 등의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