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종합 > 특집기사 > 익산의 부정부패를 뿌리 뽑아야 한다

익산의 부정부패를 뿌리 뽑아야 한다

익산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부정부패 사건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러다가 익산이 부정부패 1번지로 추락할까 두렵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익산을 달군 이슈는 단연 공직비리였다. 인사 비리, 건설공사 입찰 비리, 복지예산 배임 비리 등 총체적인 공직비리가 익산시에 만연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담당 공무원의 자살과 유서 파문으로 번진 절전형 보안등 교체사업 비리사건에서는 비리의 몸통에 대한 온갖 의혹이 난무했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자신이 비리와 무관함을 주장하면서 재선에 성공한 현직 시장은 공직사회 혁신을 외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거액의 국고보조금을 받으면서 장애인 보호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한 사회복지재단이 거액의 국고보조금을 횡령해서 지역사회를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사회복지재단의 이사장 일가족이 6년 동안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무려 20억대의 거액을 빼돌리고, 이 돈을 불륜생활과 사치 등에 탕진했다는 것이다. 이들이 횡령한 돈은 장애인들의 복지향상을 위해 국가가 지원하는 국민의 세금이다. 이런 돈을 빼돌려서 장애인들의 권익을 훔치고 사리사욕을 채운 이들의 파렴치함에 온 시민이 분노하고 있다. 동시에 시민들은 사회복지단체에 대한 관리와 감독 업무를 책임져야 할 전라북도와 익산시에 극도의 불신을 표하고 있다. 일부 사회복지시설의 수용자 인권 침해와 국고보조금 횡령 비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오랜 기간 동안 횡령이 자행되었다는 것은 지자체의 명백한 직무유기와 무능력의 표출이기 때문이다. 항간에는 이와 관련해서 사회복지기관을 감독 해야 하는 공무원들의 비리 연루 의혹까지 일고 있다.

공직사회는 물론 민간단체까지 비리를 일삼는 익산의 부패 수준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었다.
부패는 신뢰를 짓밟고, 미래의 싹을 짓밟는 만악(萬惡)의 근원이다. 이제 시민사회단체가 가장 먼저 사회악의 제거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특히 국가와 지자체 보조금을 받는 시민사회단체가 불의를 외면한다면, 이는 사회적 약자에게 돌아가야 할 몫을 빨아먹는 기생충과 다름없다. 또 종교계도 부정부패를 몰아내는데 나서야 한다. 영혼을 타락시키는 부정부패를 몰아내고 정의를 구현하는 것이야말로 종교가 갖는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것이다. 부정부패의 최대 피해자는 사회적 약자다. 부정부패에 대하여 눈을 감는 것은 사회적 약자를 억압하는데 동조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정기관도 이번만큼은 익산에 독버섯처럼 자리를 잡고 있는 비리세력을 발본색원해야 한다. 민선 5기의 시작을 앞둔 지금 시장과 시의원 당선자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부정부패를 일소하는 것이다. 부정부패를 청산할 의지와 능력도 없이 공직에 나섰다면, 부패세력과 다를 바가 없다.

선거비리,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 도전

6.2 지방선거 과정에서 일부 정치꾼들이 현행 선거법의 거소투표 허용 취지를 악용한 것이 드러났다. 거소투표는 장애인이나 거동 불편자가 현재 살고 있는 장소에서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유권자의 선거참여를 촉진하려는 제도다. 며칠 전에는 주로 농촌지역을 배경으로 일부 정치꾼들이 개입하여 멀쩡한 유권자들을 자의적으로 거소투표자로 신고한 사례가 적발돼서 검찰에 고발되었다. 이런 거소투표자 허위신고의 목적은 자명하다. 정치꾼이 불법으로 대리투표를 하거나, 거소투표자에 대한 집중적인 설득을 통해서 특정후보에게 표를 몰아주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본지의 취재 결과, 한 노인요양병원 이사장이 자신의 병원에 입원하여 부재자 투표를 하게 된 150여 유권자들의 투표권을 유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는 거소투표자들이 대부분 중증의 노인질환을 앓고 있어서 정상적인 판단이 쉽지 않은 점과 요양시설 입원자가 부재자 신고를 통하여 거소투표를 하려면 시설 대표자의 확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에게 특정후보자에 대한 투표를 부탁하거나 강요한 것이 아니라, 아예 투표용지를 가로채서 자신이 직접 기표를 한 중대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사실 각종 시설이 관리하는 거소투표자에 대한 불법.탈법 투표 논란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런 투표비리가 대규모로 일어났다는 의혹제기와 논란이 일고있는 것은 부정투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그러한 부정투표행위가 다른 시설에서도 자행되었을 개연성이 높은 만큼 시설입소자의 공정한 투표 실시 여부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가 요구된다. 특히 우리나라가 급격하게 고령화 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노인요양시설에 입소함에 따른 거소투표자의 수가 급격히 늘 것이 예상된다. 차제에 거소투표 참관절차 및 시설의 중립 준수를 강제할 장치를 강구하지 않으면 이와 같은 부정투표가 극성을 부릴 것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은 공정한 선거행위다. 선거는 유권자들의 집단지성이 사회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끈다는 전제하에서만 정당하다. 하지만 공정성이 깨진다면, 유권자들의 집단지성도 왜곡된다. 선거 결과가 사회 전체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고려할 때, 결국 공정한 선거를 방해하는 행위는 공공의 이익을 파괴하는 테러행위다. 선거관리위원회와 사정당국의 엄정한 조사와 추상같은 법 집행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