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석재산업은 전국 석재산업의 70%를 차지한다. 하지만 70년대 이후 섬유 및 보석산업과 더불어 익산의 3개 향토산업으로 익산경제의 주축을 담당하던 석재산업은 근래 들어 쇠퇴일로를 걷고 있다. 익산의 석재산업은 세계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황등 돌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소규모 영세업으로 전환되면서 급격한 하향세를 걷고 있다. 2007년 말 35개이던 채석골재업체도 현재 8곳으로 줄었다. 대부분의 석재 가공업자들이 자신의 소유가 아닌 임대로 운영하고 있어 임대료 지불에도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본지는 익산석재산업의 현황과 미래의 발전적인 방안을 모색하는데 일조코자 한다. <편집자 주>

익산 석재산업, 국내 점유율 70%

석재관련 전문가에 따르면, 익산지역에서 생산되는 돌은 미륵산 줄기인 낭산지역을 중심으로 황등, 함열 등에 화강암이 분포되어 그 면적이 1,072ha에 이르고 있으며 매장량도 1,062백만㎡로 추정된다.

익산지역의 돌은 밝은 회백색 및 쑥색의 중립자 및 세립자로 철분함량이 적어 비를 맞으면 은은한 쑥색으로 변하고 햇빛에 건조되면 화사한 원색으로 숨쉬는 듯한 생명력이 있으며, 내습성이 강해 영구 보존이 필요한 고급 석공예품에 적합하다.

화강암은 녹이 거의 없으며 균일한 꽃무늬는 그 아름다움으로 돌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고 천연의 풍부한 석재를 바탕으로 미륵사지석탑, 왕궁오층석탑,연동의 석불좌상,태봉사 삼존석불 등의 문화재가 있다. 

1970년대 익산은 교통 요지이며 수출자유지역으로, 보석·석재·섬유산업과 농업도시로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1995년 도(이리)·농(익산) 통합도시로 새롭게 출발하면서 도시의 정체성을 제대로 찾지 못했다. 1970, 80년대 산업구조(석재, 섬유, 보석, 수출자유지역 공단)를 그대로 지탱하며, 교통과 소비도시로서 명맥도 유지하지 못한 채 인구유출과 경제, 심리적 공황에 빠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익산의 석재산업은 전국 석재산업의 70%를 차지한다. 황등 농공석재단지는 국내 유일의 석재가공단지이며 낭산, 황등 채석장이 분포되어 있다. 석재산업과 관련한 귀금속, 보석, 석재 가공 자동화 및 디자인 연구개발기술 혁신센터와, 국내에서 유일하게 매년 60~70명의 석공예 기술자와 건축석재 기술자를 배출하고 있는 대한광업진흥공사 익산사업소가 있다. 신석기시대 빗살무늬 문양을 황등석으로 되살린 물다듬 무늬석은 전국은 물론 일본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익산시는 황등농공단지 내에 있는 (주)초석석재산업과 일본 쓰게석재(주)가 양해각서를 체결해 연간 500만 달러(한화 47억 원)의 황등석(빗살무늬석)을 일본으로 수출하는 길을 열었다. 석재 산업은 지금까지 109억 원의 사업비를 투자하여 석재산업특구지정, 석재전시판매센터 건립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폐석산을 활용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008년말 기준 익산시 관내 채석골재업체는 낭산지구 16개, 황등지구 2개, 함열지구 3개, 삼기지구외 2개를 합해 총 35개이다. 이들 업체에는 325명이 종사하고 있다.

석가공업체는 황등지역 100개(황등농공석재단지 52개 포함), 여산지역 16개, 함열지역 52개, 성당지역 8개, 낭산지역 10개, 기타지역 15개를 포함한 총 201개이다. 이들 석가공업체의 종사자는 모두 1,117명 이다.

주요 생산품별 업체 수는 주방용석기 업체 1개, 건축용 내외장재 1개, 볼라드.원기둥 4개, 민속품수반각자 10개, 납골묘 석물 48개, 건축자재 137개이다. 익산석재산업인들이 모인 단체는 석재인연합회, (사)돌문화보존회, 황등농공단지운영관리, 황등석재가공조합, 익산석재가공조합, 여산석재가공조합 총 6개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익산지역은 아사달의 영향을 받은 석불조성의 대가인 김삼득 옹이 있었고 석공예에는 이종천, 윤순복, 양필수, 박명수, 박복수 등의 명인이 익산 전통 석재 가공 기술의 명맥을 이어 오다가 최근에는 우리지역의 출신인 권오달(남강석재), 김옥수 (일심석재) 등의 걸출한 명장을 배출하여 전국 14명의 명장 중 우리 지역 출신이 2명으로 명실상부한 석재 산업의 본고장으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산업 기반. 투자환경. 마케팅 취약  

익산시 관내 한 석재 전문가에 따르면, 우선 익산의 석재산업은 거창군과 포천시 지역 대비 국내 경쟁력이 상당히 약화되었다. 익산의 석재산업은 낭산 삼기 등 미륵사지 주변을 중심으로 활발해 이곳의 대부분이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다. 이에 따르는 자연경관 및 환경보존, 공해 등의 문제로 채석허가 규제가 과다할 뿐만 아니라 지하채굴에 따른 원석 가격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어 있다.

게다가 중국 등 해외의 저렴한 석재품 공급으로 인하여 국내산 가격 경쟁력이 상당히 약화되어 있는 현실에 처해 있다.

익산의 석재산업은 또, 기업의 영세성으로 인해 기술투자 및 설비의 현대화가 부진하다. 90% 이상이 영세한 소규모 업체로서 가내수공업 형태의 저생산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기술수준 낙후로 인해 경쟁력이 취약하다. 지하채굴에 따르는 제한요소 또한 많다. 특히 지하채굴에 따르는 복구비에 대한 부담이 크고 개발에 따르는 개발비와 예치금이 과다해 이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약하고 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에 투자를 꺼리는 게 현실이다.

익산의 석재산업은 기반시설마저도 취약하다. 익산의 석재인들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당초부터 단지를 조성하거나 투자를 통한 개발이 아닌, 자연발생적으로 단지가 발생하다 보니 기반이 취약하다. 황등농공단지 외, 황등, 함열(남당.용왕), 여산(한성), 성당(두동) 등 자연 발생적 석재단지로써, 폐수, 석분, 분진 등 처리시설과 도로, 보안,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이 미흡한 실정이다.

게다가 익산석재산업은, 평범한 제품 가공 중심의 구조로써 경쟁력 약화에 대한 대응력이 미흡하다. 익산석재산업은 경제석, 건자재, 석공예품 중심의 생산구조이며, 대부분 단순 가공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익산의 석재업체 중 조달청의 MAS제도에 등록된 업체는 10여개 업체 밖에 없고 대부분의 업체가 주문 생산방식을 취하며, 채석, 석재가공 기술 및 마케팅 방식이 초보적 단계이다.

경쟁력 높일 전방위 대책 절실

익산의 석재산업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지방석재산업 육성 및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지원, 황등면에 건설 중인 석재품전시판매센터를 조기에 건립하고, R&D 및 기술 디자인 개발 지원을 통한 석재산업 구조 고도화 촉진, 석재산업의 자구화 노력과 전문경영 및 현대화 설비를 촉진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우선, 지방석재산업을 육성하고 경쟁력을 제고하여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채석허가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폐석산 복구비와 예치금 경감을 위한 산지관리법 개정 건의가 가장 중요한 당면 과제이다. 이를 위해서 국회의원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더불어 전라북도와 익산시의 국책사업 및 지방산업단지 조성 간 분리계약 등 지방석재 업계를 보호할 보호책을 강구하고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익산시가 석재산업의 메카로 상징될 수 있는 "석재 테마도시 조성사업"에 대한 연차적 추진이 필요하다.

석재품전시판매센터 건립은 익산시가 석재산업도시로 재도약 할 수 있는 발판이다. 1.6만평에 80억을 들여 건설하는 이 사업은 관광산업과 연계를 통한 마케팅 시너지 효과를 제고하고 주도적 전담기구를 설치해야 한다. 이 판매센터를 통해 전국돌문화축제, 익산 국제돌문화 비엔날레 등 석재관련 문화행사에 대한 지원으로 익산석에 대한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길인 것이다.

R&D 및 기술 디자인 개발지원을 통한 석재 산업 구조 고도화 촉진은 또 하나의 과제이다. 평범한 제품 중심의 건자재 생산을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고도화를 촉진하기 위해 R&D를 지원하고 촉진해야 하는 것은 익산석재산업을 위한 당연한 과제이다. 이를 위해 산학협력시스템을 구축하여 기술 및 디자인을 개발 추진하고 석재 소공예품 개발을 활성화해야 한다.

익산 관내 석재인들의 자구화 노력 또한 당연히 따라야하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익산시의 지원과 더불어 석재산업인들의 자구적인 전문경영과 현대화 설비 촉진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생산원가를 절감하고 우수 기능인력 확보 또한 이에 따르는 과제이다. 함열, 여산, 성당 석재단지 기반시설 보강 지원과 일반 공업지역으로 변경을 건의하고, 저 공해형 공장 개발에 금융 세재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석재 기능 인력의 지속적 양성을 통한 성장 기반을 강화해야 하는 것 또한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석재 부분의 인력 양성기능을 익산시와 익산석재산업인들이 이전 받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것 역시 앞으로 익산석재산업 발전을 위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익산 석재산업 관련 한 전문가는 "익산시의 세수 확보 및 고용창출은 농한기 농촌 유휴인력의 소득증대에 석재산업이 대단한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석산지구 규모화.집중화가 대안

전문가는 또 현재 석재산업이 활발한 용안, 성당, 여산, 한성 단지를 일반공업단지화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익산시가 이곳을 개발해 분양하면 부지가 자신의 소유가 되기 때문에 임대료에 대한 부담이 사라져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로 인해 자연히 시설투자가 가능하게 되고 영세성을 탈피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타인 소유의 부지를 석산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산림조성비와 대체용지비, 농지조성비 등에 대해 임차인이 투자비 부담을 하게 되고, 공장부지로 만들어 놓으면 결국 토지주에게만 좋은 일을 해주는 셈이다. 사업 도중 부도가 나면 대책이 없이 폐허가 되어 결국 투자비를 건질 수 없는 게 현실이었다. 하지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석산부지를 일반공업단지화 한 후 분양을 하게 되면 소유주와 개발자가 동일하게 되어 결국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진다는 게 전문가의 주장이다. 게다가 공업단지화를 추진할 경우 상하수도 및 전기 등 잘 갖추어진 기반시설로 인해 투자가 활성화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정치인들의 노력을 통해 석재산업 특구를 지정하고 산학 협동을 통해 고급화된 디자인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문가는 이어, 향후 익산시가 이러한 기반을 갖춘 뒤 결국 석재와 상업을 연결하는 테마 관광을 활성화 하는 것이 익산시가 석재산업을 발전시키는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제시했다.
결국 이러한 석재산업의 발전은 생산원가를 절감하고, 이를 위해 시설투자, 시설현대화, 고급인력을 확보하며, 익산시가 정책을 개발하고 국비를 확보하는 일로 익산시 공무원들의 노력과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의 노력, 석재산업인들의 자구적인 노력이 절실하다는 결말이 도출된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