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기간 동안 익산시의회 시의원들이 재량사업비를 선거자금으로 활용해 왔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제 6대 지방의회 개원을 앞두고 시의원 재량사업비를 없애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6.2 지방선거 직전에 익산시 시의원들의 재량사업비는 다양한 명목으로 한꺼번에 풀려나갔다. 선거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이번 재량사업비는 통상의 명목을 벗어난 경우가 비일비재 했다. 마을안길 포장이나 편익시설 보수.보강사업 지원 사례는 거의 눈에 띄지 않고, 가전제품 지원이나 스포츠 동호회 지원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이는 시의원들이 선거 홍보효과가 많은 쪽으로 지원 타깃을 옮겼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초래했다.

재량사업비를 예산으로 세울 수 있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조례나 규칙에서 찾아 볼 수 없으며, 다른 예외적 근거도 전혀 없다. 예산을 감시하는 시의원들이 법적 근거도 없는 혈세를 자신을 위해 마구 쓰고있는 현주소이다.

당초 재량사업비의 근본 취지는 지역의 현안문제를 해결하고 지역민들의 숙원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시의원들의 집단이기주의에 의해 본래 취지가 퇴색되었고, 재량사업비를 노골적으로 선거운동 목적으로 쓰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시의원 재량사업비는 1인당 1억원이 배정된다. 시의원 재임기간 동안 약 4억원이 선거구민들을 관리 할 선거자금으로 쓰여지는 셈이다. 이는 당장 지방선거에 나서는 비현직 시의원 후보들에게는 절대적으로 불합리한 조건이 된다. 시민들에게 쓰여져야 할 혈세가 현직 시의원들의 선거자금으로 전락하는 부조리를 일소해야 한다. 재량사업비의 폐지 여부는 양심을 가늠하는 심판대다. 익산시의원들의 양심의 추가 어느 곳으로 향할 지 시민들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기를 바란다.

혈세를 돌같이 보지 말라

익산시가 감사원으로부터 방만한 축제와 행사 운영에 대하여 지적을 받았다. 익산시는 재정자립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2009년도에만 각종 축제와 행사에 무려 47억원의 혈세와 연인원 수 백여 명의 행정력을 투입했다. 감사원은 ‘돌문화축제’와 ‘돌문화프로젝트 행사’, ‘익산보석문화축제’와 ‘익산주얼리엑스포’ 등 성격이 매우 유사한 축제와 행사를 따로 개최함으로써 혈세와 행정력을 낭비했다고 한정하여 지적했다.

하지만 감사원의 지적을 차치하고도, 익산시의 축제와 행사는 시민사회로부터 민-관 추진위원회 구성원의 전문성은 물론 예산운용의 적정성과 투명성에 대하여 계속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축제와 행사는 고도의 전문성과 창의성이 요구되는 분야다. 따라서 이에 대한 관계자들은 충분한 검증을 거쳐서 구성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자들의 능력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음이 사실이다. 또한 점차로 대형화 되고 있는 축제와 행사에 소요되는 예산은 소모적인 성격이 매우 강하다. 따라서 먼저 축제와 행사의 필요성 자체에 대한 범시민 차원의 합의가 요구된다. 또한 이에 쓰이는 혈세도 한 푼까지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각종 계약의 적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물론 지자체가 개최하는 축제나 행사가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2009년에 전국적으로 무려 11,673건이 개최되었고, 이와 관련된 사업예산이 자그만치 2조3,020억원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지자체가 철저한 준비를 통하여 차별화된 축제와 행사를 만들지 못한다면, 성과를 얻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바로 여기에  시민들이 축제와 행사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참여와 비판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축제와 행사가 방만하게 운영되면서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시민의 복지향상과 지역경제 발전에 투자되어야 혈세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감사원의 감사결과에서 눈여겨 볼 것이 하나 있다. 전통적으로 유명한 축제문화를 가진 지역이나 새로운 축제문화를 만든 지역의 경우 커다란 성과와 달리 씀씀이가 의외로 적다는 것이다. 결국 축제와 행사의 성과는 돈의 크기가 아니라 지역주민들과 지자체의 노력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현재 익산에는 6만여 명에 달하는 빈곤층과 사회적 약자가 있다. 또한 많은 영세자영업자들과 중소기업들이 서민경제의 침체로 고통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익산시는 현재 실시하고 있는 축제와 행사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을 통하여 예산과 행정력을 절감해서 빈곤탈출 및 서민경제 회복에 투자하기 위한 고민을 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시민들이 희망을 갖고 하루 하루 행복하다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축제가 아닌가 싶다. 그것을 이룰 때까지 혈세를 돌로 보지 말기를 바란다.

차제에 말썽 많은 서동축제의 손질이 뒤따르기를 바란다. 소모성 경비를 줄이고, 향토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생산적인 축제를 발굴해야 한다. 축제의 노하우가 지역에 축적되도록 지역인재 육성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먹자', '놀자'를 지양하고 외지 관광객을 끌어들일 만한 축제의 정체성을 바로세우기 바란다. 시민의 혈세가 공무원 자신의 호주머니 돈이라는 생각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