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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 뿐인 ‘보석 도시’ 혁신적 쇄신 필요

가공단지 슬럼화 가속·종사자 급감·매출 하락
꿈같은 고도화사업, 실질적·구체적 방향성 절실

1975년에 열어 1987년대 고용인원 3,000명을 초과하던 익산의 보석가공단지는 고용인원이 현재 700여명으로 감소하는 등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본지는 익산보석산업의 현황을 살펴보고 현재 익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고도화사업과 보석클러스터 추진에 따른 방향성을 모색해 본다. 특히, 전문가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는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 보석의 도시 익산으로서의 명성을 되찾는데 일조코자 한다. <편집자 주>

'보석의 도시' 익산의 전국적인 명성은 아직도 건재하다. 하지만 1997년 인건비 상승 등으로 제조업계가 중국 등 해외로 전출하여 급속히 슬럼화되었고, 현재 일부 남아 있는 제조업체가 익산의 보석가공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익산시는 가공단지의 슬럼화와 보석판매센터의 고용인원의 감소로 이어지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보석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1단계 고도화사업 중 하나인 왕궁면의 보석판매센터는 준공된지 한 달이 넘어서고 있으나, 입주신청을 희망하는 업체는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익산시가 현재의 영등동 보석산업단지를 왕궁으로 이전할 계획을 수립하고 진행 중인 가운데 아직 아파트형 가공공장 준공이 이뤄지지 않아 밥만 차려놓고 반찬이 없는 형국이 되어 실질적인 업체 유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인해, 익산시가 계획하고 있는 고도화사업은 꿈과 같은 이상일 뿐 실현불가능한 사안들로 점철되어 있다는 비판 여론이 비등하다. 익산시의 치밀한 정책개발과 구체적인 추진계획이 없이는 보석산업의 명성을 이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또, 보석산업에 종사하는 사업체들의 자구적인 노력 또한 절실한 시점이다.

개황

현재 익산에 보석제조업은 영등동에 2만여평의 가공 1단지(1만 300평)와 2단지(9천7백평)내에 89개업체에 고용인원 709명이 일하고 있다. 이들 업체를 통해 매년 내수 900억원과 수출 600억원 상당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보석 가공 제조업과 더불어 영등동에 위치하고 있는 부지 4천 300여평과 건평 768평의 익산보석판매센터에는 현재 28개 업체가 입주해 있으며, 고용인원 58명이 종사하면서 연 60여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제조업이 침체된 상황에서 판매부문은 옛 명성의 배경에 의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우리지역의 제품 생산량은 크게 줄어서 수요를 총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영등동 보석판매센터는 전라북도 소유로 되어있으며, 임대료는 업체당 52만원으로 연간 4천만원이 넘는 임대료가 지불되고 있다.

외면당하는 귀금속 클러스터

익산시는 2004년부터 시작해 2011년 완공을 목표로 왕궁면 동용리에 1천590평 상당의 전시판매센터를 건립하고, 2만5천평 상당의 보석가공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수립, 현재 전시판매센터 주얼팰리스를 완공하고 보석가공단지를 조성 중에 있다.

보석박물관 내에 위치한 전시판매센터 주얼팰리스는 파인 및 주얼리, 나석, 부품 등 명품에서 액세서리, 원석까지 취급한다는 계획 아래 스낵바, 놀이방 등 편익시설을 갖추고 올해 9월에 개관을 목표로 현재 입점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입점 희망자가 절반 밖에 되지 않아 추가로 입점 희망자를 모집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

보석가공단지는 2만5천평 상당의 대단위 가공시설로, 여기에는 창업보육센터, 표준공장, 주얼리R&D센터 등의 지원시설과 귀금속보석류 가공.생산을 위한 제조시설이 입주하게 된다.

하지만 이곳에 입점의사를 밝히고 있는 익산시 관내 가공업체와 판매센터 업체 수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향후 슬럼화 우려가 있어 익산시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실제로, 익산시가 2008년 8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클러스터에 입점과 입주 의사를 밝힌 익산시 관내 가공업체는 89개 업체 중 42개 밖에 없다. 판매센터 역시 현재 28개 업체 중 18개 업체만이 입주의사를 밝힌 상태로, 지난 21일 현재 더이상의 진전은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주얼팰리스 전시장은 지어졌지만 아파트형 공장 설립이 계속 지연되면서 가게와 공장이 떨어져 있는데 따라, 전문가들은 입점한 업체들이 보석판매 단가 등 여러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클러스터 이전비용 확보 우선

익산시가 온전한 보석클러스터 구축과 고도화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귀금속업체들이 왕궁클러스터 단지로 옮겨갈 자본을 우선 확보해주어야 한다는 요청이다.

보석박물관 내 판매센터인 주얼팰리스를 준공한 현재 시점 이후 아파트형 공장을 짓고 영세제조업체들이 입주하며, 각기 특색있는 건물의 주얼리로드샵, 독립형 가공공장, 최신식 폐기물 및 하수처리장, R&D연구센터 건립, 왕궁저수지 주변의 왕궁보석테마관광지 조성 등의 계획들이 제대로만 이루어진다면 한국 내 기업이나 관계기관들과 세계의 보석관련업계들이 익산으로 몰려들 것이라는 여망이다.
하지만 익산시의 이에 대한 노력은 크게 부족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업체들의 자구 노력과 소통 필요

익산의 보석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업체들의 자구적인 노력 또한 절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따른다. 익산시 관내 보석 업체들 중 영세업체들은 업체들대로 미래를 꿈꾸고, 자본력을 가진 업체들은 투자로 인한 더 많은 재화획득 및 사업체 성장에 목적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익산시나 국가로부터의 지원만 바라고 자신들의 희생과 투자 및 업체들간의 소통, 업체와 익산시와의 끊임없는 소통과 대화와 양보가 없이는 발전이 더딜 수 밖에 없다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이에 맞춰 익산시가 추진하는 계획들이 물 흐르듯 끊기지 않고 지속되어야만 고도화 사업의 성공을 가져 올 수 있다는 방향성이 제시되고 있다.

현실과 거리 먼 고도화사업

1단계 사업, 추상성만 가득차

익산시는 보석의 도시로서 명성을 잇고자, 가공 1.2단지의 열악한 기반시설로는 귀금속보석산업을 다시 일으켜 중흥시킬 수 없다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구조 개혁 및 산업환경 변화를 통해 새롭게 도약 한다는 취지로 '귀금속보석산업 고도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단계 고도화사업의 비현실성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1단계 세부사업을 살펴보면, 우선 기업지원 및 제품상용화 지원을 위해 관련 조례를 개정하고 규칙을 제정하며, 귀금속보석 수출지원센터를 건립하고, 공동 브랜드 프랜차이즈사업을 지원하며 해외 진출기업이 회귀할 수 있도록 회귀를 원하는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다음은, 연구개발 및 인력 양성사업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인력양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전무하다.

또, 장기발전을 위한 미래 성장 동력 기반구축사업인데, 귀금속보석산업진흥원을 설립하고 국제 공인감정원을 설립, 금&다이아몬드 거래소 유치, 세계적인 귀금속보석박람회 개최 등이다. 하지만 이를 위한 예산확보나 장기적인 계획이 전무하고 이를 진행할 추진단이나 인력확보계획이 전무하다.단지 이상적인 미래상만 가지고 있을 뿐 현실성이 있는 대안을 익산시가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익산시는 이와 함께, 보유관광자원과의 연계사업인데 이를 위해 관광기념품 개발 지원, 보석 테마거리 조성, KTX 익산역사 쇼핑몰 개설 등이 익산시가 제시한 계획이다. 하지만 이 역시 꿈에 불과한 실천적인 대안이 없는 계획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30년 동안 관광상품 하나 개발하지 못한 과거를 비추어 볼 때 언제 이러한 일들이 실질적으로 일어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익산시가 계획하는 "원도심 및 신시가지 등에 보석과 엑세서리, 패션몰 등이 어우려져 자연스럽게 집적화된 거리를 조성"한다는 계획은 전혀 가능성이 전무한 계획이라는 평가다. 왕궁으로 보석테마관광단지가 옮겨갈 현 상황에서 구도심과 신도심에 새로운 보석거리는 전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인데, 익산시는 현실성 없는 추상적인 고도화 계획만 늘어놓고 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익산시의 귀금속보석산업 2단계 고도화 사업은 그나마 구체성을 띄고 있다. 하지만 외부로부터의 업체유치에 대한 불확실은 투자만 해놓고 결실을 얻지 못할 것을 예측하고 있어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익산시는 올해 3월부터 2015년 4월까지 5년간 총 사업비 355억원(국비 177, 지방비 178)을 들여 5천평의 부지 2천500평의 건물에 주얼리고도화R&D센터(900평), 주얼리전문 창업보육센터(600평), 아파트형 표준공장(1,000평)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사업 역시 예산확보가 불투명해 순차적으로 이루어진다는 확실한 보장이 없다.

결국 익산시가 계획하고 있는 고도화사업은 추상적인 허상일 개연성이 높아 이를 구체화시킬 인적구성과 단계별 계획수립이나 연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에 있다.

전문 인적자원 시급 독립된 추진단 필요

익산시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할 사안은 아파트형 공장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망이다. 보석산업의 집적화와 테마관광단지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생산과 판매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시급한 급선무로 지적되고 있다.

익산시가 고도화사업계획을 통해 보석산업의 발전을 지향하고 있지만 계획만 세워졌을 뿐 구체적인 단계별 계획수립이 부족하다. 실현가능하고 지속가능한 단계별 계획은 담당공무원 한사람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산-관-학이 협력하는 단계별 추진계획이 시급하다.

또한 익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고도화 사업이 현실화 되기 위해서는 이를 추진할 수 있는 전문성 있는 독립된 추진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현재 익산시와 관련된 보석발전협의회는 고도화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역량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담당공무원 한 두사람에 의해 익산의 보석산업이 좌지우지 되는 현실 탈피가 가장 시급한 과제이고, 업계 역시 자신들만의 이익이 아닌 공동의 이익을 위한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특화된 사업 승패 좌우 기술력으로 명성 회복

한국 보석의 최고로 꼽히는 종로의 경우 1,500억원 규모의 종로귀금속보석산업 뉴타운 개발사업으로 지정하고, 대구는 안경산업과 패션의류산업과 융합한 패션&쥬얼리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2005년 11월에 재경부로부터 패션주얼리특구를 지정받아 집중 육성하고 있다. 부산 역시 2006년에는 주얼리패션거리축제를 개최, 패션과 주얼리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특화사업들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 이에 익산 역시 보석과 특화된 형태의 사업개발이 필요하다.

익산 보석산업은 과거 익산을 통해서만 수출이 가능했으나 현재는 전국 어디에서나 수출이 가능하다. 그래서 익산의 업계도 내수를 겸하려다 보니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익산업체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외부의 유입을 이끌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기술력으로 꼽히고 있다. 인력의 외부 유출을 막고 보석산업의 으뜸으로 가며,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익산만의 기술력 확보가 가장 큰 관건이다. 또한 과거의 기술력이 더 이상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막고 외부의 기술력을 모아 기술 집산지를 만드는 것이 익산 보석산업의 승패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익산시가 기반시설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고도화 산업이 현실화되도록 산-관-학이 함께 노력해야 하고 업체들 역시 희생이 필요한 시점이다.

익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고도화사업이 현실화 되기 위해서는 인력확보, 독립추진단, 특화사업 개발, 고품질, 고가기술력 투입, 외국자본의 투입을 유도할 세제혜택 증설 등 전방위적 노력만이 익산보석산업의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다는 여망이다. /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