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식품클러스터 기본계획에 따른 연내 착공이 무산됐다. 미숙한 절차수행에 따른 지연과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통합에 따른 내부 사정과 재정난 등으로 2012년 중반에야 착공할 공산이 높다. 정.관계가 사업추진 속도를 내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여론이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사업계획 수립 당시 미진한 예측과 예비타당성조사 지연, 사업시행자인 LH의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간 통합 작업 및 재정난에 따른 사업 순위에 밀려 당초 올해 하반기 착공계획이 완전히 무산됐다.

또, LH 관계자는 같은 날, "내부적 재정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LH 자체 경영투자심사를 실시하고 있고, 빠르면 6월 말 경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며, "착공시기는 당초 LH의 계획인 2012년 쯤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와 함께, "국정감사에서도 국회의원들의 앞당길 수 없느냐는 지적이 있었지만, 착공시기의 변동 가능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왜 지연되나

추진 일정 예측 부재

2008년 12월 26일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익산에 선정된 이래 1년 반이 지난 지금, 시행사 선정을 마친 현 시점까지의 추진 계획에 있어서 당초 기본계획 수립이 잘못되었다는 지적이다. 국가식품클러스터에 대한 추진일정을 제대로 계산하지 못해 일어난 결과라는 게 현재까지 사업 추진이 늦어지고 있는 가장 커다란 이유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당초 농림식품부는 1단계로 2012년까지 3,500억 원가량을 투자해 400㏊ 규모의 식품전문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한다고 계획했다. 하지만 현재 추진 진행과정대로라면 2012년 중반에야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실정이다.

예비타당성 조사 지연

익산시 국가식품클러스터추진단 관계자는 예비타당성조사의 지연을 사업 추진이 늦도록 만든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가 차원의 산업단지에 대한 조사는 처음이었고, 예비타당성 조사 후 통과기간까지 역시 7여개월이 지났기 때문에 사업 추진 일정이 늦어진 것이라고 답변했다.

LH 내부문제와 불성실

국가식품클러스터 관계자는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LH로 합병되면서 사업지정이 지지부진했고, LH가 가진 부채문제 때문이며, 그들이 합병하면서 신규사업에 대한 검토와 설계가 늦어짐으로 인해 사업추진에 차질이 생긴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LH가 중요한 국책사업을 도외시하고 자신들의 내부문제에만 신경썼기 때문이다"며 국가사업보다 자신들의 내부만 신경쓰는 그들의 불성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절차 복잡, 또 늦어져

익산시에 따르면 사업시행자로 선정된 LH가 72만평의 부지에 대해 국가산업단지 개발계획을 수립하는 데만 1여년이 걸린다. 이를 승인받는데만도 6개월이 소요된다. 사업계획이 승인되면 보상공고를 거쳐야 하고 문화재 개발 등의 진행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지금으로부터 최소 6개월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게다가 토지보상 기간이 길어지거나, 문화재 발굴 등의 기간이 길어질 경우 사업추진의 지연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어 토지소유주들과 관계기관,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도움과 후원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공기업윤리 제고 절실

현재 국가식품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할 시행사로 지난 4월경 LH의 내부결재된 사실을 익산시가 구두로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LH가 시행사로 선정됨에 따라 일각에서는 꼭 LH를 통해서만 이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여론도 있다. 전북공영개발이나 지역개발공사 또는 제 3의 방법 등도 많은 데 국가사업이라고 해서 국가투자기관만 해야하느냐는 비판여론도 드세다. LH만이 아닌 현재 새만금을 개발중인 농어촌공사 등이 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LH에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하지만 LH외에는 대단위 사업에 투자하거나 진행할만한 능력 있는 곳이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따라서 이러한 기득권에 의해 사업을 등한시 하거나 자신들의 내부 사업을 위해 국가사업을 등한시 해서는 안된다는 공기업윤리 여론이 비등하다.

익산시 관계자는 "정부와 LH가 조속히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추진하기 위해 정관계 등 힘을 합해 노력해야 하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통해 동북아 식품산업의 수도로 거듭는 익산시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