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성은 허울, 고교 평준화 붕괴 될 것
“입시명문고 부활, 학교 이기주의 소산”

자율형 사립고 지정을 반대하는 익산 지역의 학부모, 시민들과 자율형사립고 반대 익산시민대책위원회, 학교운영위원, 총동창회,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교육 관계자 등 200여명은 지난 29일(화) 오후 3시 30분에, 익산국민생활관 소극장에서 자율형사립고 지정 무효화 선언 대회를 갖고, 지난 6월 7일 전라북도교육청이 고시한 익산 남성고의 자율형사립고 지정이 원천 무효임을 선언하며 자율형사립고 지정 고시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지역교육에 심대하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법으로 보장된 고교평준화 마저 무너뜨릴 정도의 막중한 사안을 단 하나의 의견수렴 과정도 거치지 않고, 지역 현실에 대한 고려도 전혀 없이 졸속 처리한 것은 명백히 부당하고 잘못된 처사"라고 지적하고, "자율형사립고는 허울 좋게 자율성을 앞세우지만 일부 사립학교의 입시명문고 부활이라는 욕망을 담은 학교 이기주의의 소산일 뿐이므로 국가기관인 도교육청이 이런 비교육적 탐욕을 앞장서서 승인한 것은 잘못이다"고 지적했다.

자사고 무효화를 선언한 대책위와 관계자들은 "누구도 빈부로 교육을 나눌 수 없고, 어느 시대에도 부모의 가난이 아이의 앞길을 막아서는 안되며, 북돋우고 다독여 지역의 인재로 키워내야 할 우리의 아이들을 편 가르고 줄 세워 기죽이려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전제로, 특정 학교에 학생 선발권을 몰아주는 것에 불과한 자율형사립고 설립을 위해 지역사회가 지불해야 할 대가는 너무도 크다"고 논평하고 "압도적인 지역 여론과 시민사회는 이러한 부작용을 지적하며 도교육청에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하였지만, 도교육청은 적절한 절차 하나 준비하지 않고 무책임으로 일관하더니 교육주체들의 정당한 교육적 요구를 묵살하였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또, "지난해까지 줄곧 자율형사립고 반대를 약속해오던 최규호 교육감은 이번 교육감 선거 직전 돌변하여 일방적으로 지정 절차를 강행하더니, 후임 교육감 당선자의 보류 권고에도 아랑곳 않고, 선거가 끝나자마자 서둘러 고시해버림으로써 선거 민심조차 배반하였다"고 밝히고, 아이들의 삶과 지역교육의 현실을 외면한 교육당국의 무책임과 학교 관계자들의 이기적인 행태를 규탄했다. 

이날 선언문을 통해 참석자들은, 임기를 마치는 교육감의 납득할 수 없는 일 처리로 부담은 고스란히 김승환 교육감 당선자가 떠안게 되었지만 그동안 여러 차례 밝혀 온 당선자의 자율형사립고 반대 의지에 믿음을 보내며, 잘못된 결정은 정책 시행 전에 곧장 바로 잡아야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으므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부당하게 졸속 처리된 자율형사립고 지정을 무효화할 대책을 마련하여 취임 즉시 신속하게 처리해줄 것을 요구했다.

지정 무효 선언 대회에서는, 자율형사립고 지정 무효화만이 아이들의 행복과 지역사회의 통합 발전을 지키는 길임을 믿기 때문에 김승환 교육감 당선자가 공약을 지켜 소신껏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할 것을 결의하고, 고교입시 부활이 초래할 문제점에 대한 성찰 없는 일부 몰지각한 어른들의 이기심이 아이들의 가슴을 피멍들게 놔둘 순 없으며, 이러한 시도를 두 손 놓고 보고 있을 수 없어 나서는 것임을 천명했다.

대책위와 시민들은 "자율형사립고의 망령에 휘둘릴 아이들의 앞날을 염려하며 선언하는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대책위와 관계자들은 이날 행사에 이어 30일(수) 오전 11시에는 도교육청 기자실을 방문하고, 익산지역의 학부모, 시민, 교육계, 종교계,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 각계 인사 100인이 참여해  남성고의 자율형사립고 지정 무효를 선언하는 ‘익산시민 100인 선언’을 발표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