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종합 > 특집기사 > 익산시, 비리의 온상으로 전락할 것인가

익산시, 비리의 온상으로 전락할 것인가

익산시가 비리의 온상으로 오인될까 우려된다. 지난 6.2지방선거판을 공황상태로 몰아넣었던 120억 규모의 에스코사업(절전형보안등 교체사업)의 충격이 가시지 않았고, 감사원이 적발한 위법사항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마당에, 26억원대의 음식폐기물처리 수의계약 비리 의혹이 터졌다. 다른 한편에서는 석재폐기물이 매립되어 있는 논에 농지전용 허가를 내줬다. 경관보존직불금이 허위로 신청되었는데도 버젓이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일부 농촌의 토호들과 공무원이 공모했다는 의혹으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하다. 순수해야 할 자원봉사센터는 불법으로 직원을 채용하고 후원금품을 정치적으로 악용했어도 익산시가 비호하고 있는 양태가 확연하다. 민선 5기 출범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기간 내에 터져나온 비리들이다.

이들 사건을 살펴보면, 우선 담당 책임주의의 결함이 노출됐다는 것이다. 사무관 전결로 입찰업무를 완결한 에스코사업이 그 대표적인 예다. 지휘체계를 강화하고 단계적인 감시와 견제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다음은 예측불가능하고 일관성없는 행정행위의 폐단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4개월 전 까지만 해도 위탁계약 조차 불가능했던 음식물폐기물처리사업이 직영보다 비싼 비용을 조건으로 수의계약 된 것이 그 예다. 뇌물 수수 여부를 떠나 제3자에게 이익을 공여하는 업무상 배임에 대해 자치단체 내부에서의 강력한 처벌규정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사안이다.

익산시는 또, 업무 협조과정에서 사안을 공유하는 시스템 부재를 드러냈다. 불법에 의해 석재폐기물이 매립된 논을 야적장으로 사용하도록 농지전용을 해주면서 현장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은 농산과와 도시개발과 공무원들은 잘못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일선 면사무소 산업담당에 전부 뒤집어씌우고 있다. 부서간 업무협조 과정에서 문제점에 대해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관공서에서 업무협조란 부당한 결과를 미연에 방지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러나 업무협조 과정에서 불법 여부에 대해 상호 의견개진이 없었다면 형식만 있었을 뿐, 본연의 업무를 해태했거나 유기한 것으로 밖에 달리 도리 없다. 더구나 같은 논에는 폐기물이 묻혀있는데도 이를 단속했어야 할 청소과는 모르쇠다. 같은 논에는 최근까지 폐기물이 매립되었는 데도, 10년 전에 만료된 허가를 핑게로 "책임 없다"며 뒷짐을 지고 있다. 업무공조에 의한 허가사항은 그 결과가 잘못되었을 경우 연대책임을 묻는 처벌규정이 마련되어야 하는 국면이다.

익산시는 이와 함께, 특정한 분야의 혜택이 고르게 배분되지 않고 특정인들이 독식하는 구조를 타파해야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경관보존직불금을 허위로 신청한 불법행위를 말하기 전에, 그런 범법행위가 토호들의 관행화 된 끼리끼리 나눠먹기의 폐습이 낳은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의 본질은 공무원이 그런 토호들에 동조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불특정 다수의 농민들이 소외됐다는 것이다. 도.농 복합도시에서 농촌이 경관농업으로 도심속의 관광지가 되기 위해서 몇몇 특정인들의 논에만 띄엄띄엄 이빨 빠진 것 처럼 경관작물이 재배된다면 그것이 효율적인 것인가.

이번에는 익산시가 출연하는 법인의 문제다. 순수 자원봉사자들을 모으고 이끌며 방향을 제시해 가는 (사)익산시자원봉사센터는 정작 직원에서부터 센터장까지 전원이 고액연봉을 받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센터의 한 직원은 시민혈세로 운영되는 차량을 평일 출퇴근은 물론이고 주말과 휴일 등에 개인용도로 사용하고 유류비도 센터 운영비로 충당했다. 센터 소장은 이를 알고도 2년 동안이나 묵인해 왔다. 익산시와 담당공무원은 더 가관이다. 감사에 나선 행안부 감찰반은 담당공무원에 대한 징계와 센터직원에 대한 환수조치를 하도록 처분지시를 시달했다.

담당공무원은 센터 직원에게 고작 3만원을 환수조치 했고, 익산시는 그 공무원을 훈계 조치하는데 그쳤다. 더구나 센터장은 퇴사한 특정 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했다가 사직당국으로부터 처벌을 받았고, 자격미달의 직원을 채용했다가 행안부 감찰반에 적발됐다. 그 뿐인가. 센터장은 후원인들이 기부한 후원금품을 자신의 정치적 지지세력인 시의원들에게 배분하여 피후원자들에게 전달토록 했다. 익산시 출연 법인인 자원봉사센터를 개인 회사로 인식하며, 순수한 목적을 지닌 센터를 정치적으로 악용해 온 센터장은 지금도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자원봉사센터는 완전히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양태다. 이제 익산시가 나서야 할 때다. 다시 직영운영체제로 환원시켜서 밑바닥 부터 재정비해야 한다.

앞서 언급된 당면 과제들을 풀어내지 못하면 민선 5기는 끝없는 추락을 면치 못할 것이다.

초법적인 예산집행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익산시가 참으로 수상하다. 개인이 설립하는 법인에 제공할 목적으로 기본재산 5천만원을 2010년 예산으로 수립하는가 하면, 법인 설립 비용 등으로 2천만원을 이미 별도로 지급했다. 익산시가 지출했거나 지출하려고 하는 7천만원을 존재케 하는 법적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항간에서는 익산의 현역국회의원의 힘이 작용한 결과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더욱 문제다. 국회의원은 초법적인 기관이고, 익산시는 그에 종속된 하수인의 집단에 불과하다는 방증이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익산시 공무원들은 한 사람을 위해 신분상의 안위까지 초개와 같이 버리는 깡패집단에 다르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감사원은 익산시 축제들의 난립으로 예산낭비가 초래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유사축제들을 통합할 것을 권고한 바 있지만, 돌문화비엔날레가 재단법인으로 설립됨으로써 통합은 난망한 상황이다. 돌문화비엔날레는 돌문화프로젝트가 그 전신이다. 이 축제는 현역 국회의원에 의해 시작되었고, 단초부터 익산지역 돌조각가들을 배제하여 물의을 빚었으며, 익산지역 장인들이 추진해 온 기존 돌문화축제 보다 몇 곱절 더 많은 예산으로 치러졌다. 하지만 그 축제가 갖는 실효성에는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익산시는 법적 근거도 없는 예산을 서슴없이 수립하거나 집행했고, 제5대 익산시 의회는 이를 승인했다.익산시 집행부와 의회가 출범 단초에 오른 시험대다. 이 문제를 어떻게 수습하고 정리하느냐가 익산의 새시대를 여는 방향성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