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토론 이경애, “실제 위험한 시설, 실질적인 주민동의 없었다”
동의발언 조규대, “객관적 자료 없이 밀어붙이기식은 불합리하다”
신상발언 손문선, “정서상 역사적 책임 등 판단해야할 문제 많다”
장오준, “160억원 상당 부지 국가에 무상 귀속 문제는 검토 대상”

제6대 익산시의회 제146회 임시회의는 긴급하게 일정을 변경, 지난 22일 본회의를 열어 익산시가 상정한 '수출형 연구용 원자로 유치 동의안'을 전격 통과시켰다. 중대 안건을 졸속 상정한 익산시와 단시간의 졸속 심의로 의결한 의회 등 양쪽 모두 시민을 우습게 여긴데 대한 부담감이 크다. 특히, 안건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시민의 관점에서 바라본 소수의 뚜렷한 반대 의견이 심도있는 토론의 중심에 서지 못하고 묵살된데 따른 후유증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집행부의 급조된 안건 상정과 구체적 심의 없는 의회의 의사결정은 시민들의 반발을 초래, 향후 수출형 원자로 유치활동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익산시의회 146회 임시회는 지난 20일, 개회일인 19일 상정된 ‘수출형 연구용 원자로 유치 동의안’을 표결에 붙여 찬성 13표, 반대11표, 결석 1표로 가결, 통과시켰다. 이날 표결에 앞서 이경애 의원(민노당)은, 반대토론을 통해 집행부의 미흡한 준비과정과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 미진한 사업의 타당성 검토와 농업에 부정적인 요소, 집행부의 의회 경시풍조 등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어진 조규대 의원은 동의발언을, 손문선 의원은 신상발언 역시, 익산시가 사전 준비과정없이 졸속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검토되지 않은 안정성·경제성과 주민동의절차 없는 사업추진 등을 질타하며 우려와 반대를 표명했다.

이경애 의원은 지난 22일 안건 표결에 앞서 담당 과장을 상대로 "국가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데 이를 사전에 충분히 파악치 못하고 부랴부랴 의회에 긴급하게 통보했고, 주민공청회를 했다는 데 그것도 의회간담회를 열기 바로 하루전인 어제(21일) 주변마을 이장들 몇명만 불러 모아놓고 설득식으로 회의를 한 것이 과연 충분한 주민들의 동의를 얻은 것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추궁했다.

이의원은 또, "지난 21일 급하게 일정을 받아 익산시의회가 방문한 대전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에 대해 익산시가 안정성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관련 환경단체에 문의한 결과 국회에 해명하는 사태까지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방사능이 결코 완전하게 안전하지 않고, 우라늄 방사능 유출의 방지를 보장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핵폐기물 보관관리 및 처리에 대해 결코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경애 의원은 특히 "정읍에서 이미 국책사업으로 방사선 관련 사업을 유치하고 있는바, 정읍의 경우 당시 주민들의 반발로 인해 방사선센터만 유치되고 원자로는 설치되지 않았다. 더구나 익산시가 '수출형 연구용 원자로'가 들어서면 인구유입 및 경제적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는 장미빛 청사진에 불과하다. 게다가 익산시는 구체적인 사업계획서나 기획서가 준비되지 않아 익산시를 믿을 수 없다"고 핵심을 파고들며, "특히, 안전성에 문제가 없고 위험이 없다 해도, 농촌지역에 자리하고 있어 방사선 위험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에 대한 혐오감으로 인해 농업도시인 익산의 농축산물에 미치는 이미지에 손상이 클 것이며, 오히려 이로 인해 농업에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생존권 위협의 우려가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의원은 이와 함께 "지난 21일 타 시설 견학을 다녀온 결과 사업을 설명한 윤박사는 '고준위

폐기물'의 위험성에 대한 문제를 속이고 설명했다. 고준위 폐기물의 위험성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없어 의문점이 생긴다. 집행부가 사전에 충분히 의회와 논의하지 않고 의회일정까지 불과 하루 전에 긴급하게 변경하여 간담회를 갖고, 의회로 하여금 긴급하게 일정을 잡아 견학토록 하는 등 자신들 마음대로 의회를 좌지우지 하도록 하는 행태는 의회를 경시하는 행태다"고 질타했다.

이경애 의원의 반대토론에 대해 동의발언에 나선 조규대의원은 "차세대 신소재 성장산업일지라도 방사능에 대한 고정관념이 안좋다 보니 식품클러스터 등 청정이미지 익산에 대한 이미지 부합에 배치된다. 혐오 및 기피시설로 농산물 판매에 지장을 초래한다. 우선 농민들의 생존권이 담보되어야 한다. 객관적 자료나 전문적 지식이 없는 농민들을 위한 판단자료나 설명이 없이 밀어부치기식으로 주민들을 설득하고, 인근 주민들의 반대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문제다"고 지적했다.

조의원은 또, "안전성 확보 없이 갑자기 밀어부치는 것은 불합리하다. 익산시가 하루 전에 인근마을 이장들에게만 연락을 했고 참석도 반절도 안되게 이루어져 주민들이 충분히 판달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도 없이 주민과의 대화가 이루어졌다. 특히, 함열의 6개마을 이장들과 다송교회 목사, 농민회장, 황등 인근마을 주민들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고 전하며, "익산시가 유치안을 신청한 지역은 본래 '한양방특구과학산업단지'로 조성하려던 곳으로, 당초 계획과 전혀 관련이 없는 방사선 관련 사업을 유치하려는 것도 문제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손문선 의원은 이어 신상발언을 통해 "경제적 효과와 인구유발의 문제를 떠나 익산시 관내

관련 원자로가 들어오는 문제나, 고준위 핵폐기물이 익산시에 들어오는데 핵연료봉, 핵폐기물을 장기간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정서상, 역사적 책임 등 판단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산재해 답답하다"며 심경을 토로하고, "소각로 같은 사업도 오랫동안 준비하여 추진하는 데 익산시가 소각로보다 심각한 핵원자로를 두는 문제에 대해 쉽게 판단하여 추진하는 것은 익산시의 행정행태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과학자들이 주장하는 안전성에 대해 익산시가 전문적 지식없이 핵폐기물 유치를 오랫동안 고민하지 않고 쉽게 판단하는 일에 대해 염려스럽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익산시는 이에 앞선 지난 20일 교육과학기술부가 국가예비타당성 대상사업으로 공모한 2천500억 투자규모의 '수출용 신형 연구로 개발 및 실증사업'에 뒤늦은 주자로 출발해, 익산시의회 의원들로부터 반발을 사는 등 이미 중대한 국책사업 유치활동에 난항이 예고됐었다. 특히, 익산시는 의회와의 사전 조율 없이 이 사업의 유치 동의안을 상정, 13만㎡(4만여평, 160억 상당)의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부분에 대한 검토과정이 생략되는 등 사업이 급조된 데 따른 의회차원의 지적을 초래했다.

이한수 시장은 지난 20일 '수출용 신형 연구로 개발 및 실증사업 유치 동의(안)'을 제출하면서 익산시의회와 긴급 간담회를 갖고, "수출용 신형 연구로 유치를 통하여 세계 연구로 시장의 공급과 의료산업 방사성의약품과 전력반도체를 생산하는 국가적 전진기지 조성에 이바지 하고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암진단치료용 의약품 관련 기업 및 연구센터, 대학원 등을 유치하여 익산시를 아시아 방사선의료산업의 허브도시로 육성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손문선 의원은 "익산시가 갑작스레 동의안의 제출"한 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방사성폐기물 보관에 대해 주민들이 두려움을 가질 수 있다"며 익산시의 뒤늦은 행보를 지적했다. 또, 장오준 의원은 "부산광역시 기장군에서는 3년 전부터 이를 준비했다고 하는데, 익산시도 이미 추진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면서 "익산시가 부정적인 여론확산을 막기 위해 늦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장의원은 또, "익산시의 뒤늦은 행보가 신뢰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의심을 갖게 한다"면서, 의회차원의 선진시설 견학을 제안했다.

장오준 의원은 이와 함께, 익산시가 160억원 상당의 부지 4만여평을 국가소유로 귀속시켜야 하는 마당에 토지 무상 제공에 대한 관련 조례등 법적인 검토 없이 뒤늦게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익산시의 행보를 지적했다.

익산시장은 이에 대해 "익산시 의회에 법적으로 다시 요구하겠다"고 답변했고, 관련 부서 관계자는 "토지 무상제공에 대해 현재까지는 법적 절차를 진행하지 못한 상황이다"고 밝히면서 "익산시가 후보 부지로 선정될 경우 의회에 토지 무상제공 동의안을 올리는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수출형 연구용 원자로 유치는 지난 23일 사업계획서에 이어 27일 프리젠테이션, 28일 현상실사를 거쳐 30일 후보부지를 확정할 계획이다./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