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이 넘도록 축산폐수 악취 및 수질오염 민원이 끊이지 않던 전북 익산 왕궁축산단지(170만㎡)가 정부 예산 1천5백여억원이 투입돼 축사를 철거하는 등 현대화된 친환경 마을로 탈바꿈된다. 하지만 축사 철거 이후 휴폐업 보상비가 책정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축분처리비용 주민부담 등에 대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아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고충민원전담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ACRC)를 비롯 환경부 기획재정부 농림수산식품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전라북도 등 7개 부처가 참여하는 합동 대책반을 국무총리실에 구성하고, 5년여에 걸쳐 1천159억원을 투입해 축산단지 오염방지 및 주거환경 개선에 나설 방침이라고 지난 30일 익산시청 상황실에서 환경부 장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30일 국무총리실은 익산시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축사 철거 후 수림대 조성, 한센인 주거시설 신.개축, 마을 종합개발 등 5개 사업에 2015년까지 7개부처가 서로 연계하여 총 1천159억(국비 706억원, 지방비 453억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왕궁 정착농원 환경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익산 왕궁축사단지는 1948년부터 한센인이 일반인과 함께 축산활동을 해온 지역으로, 축분으로 인한 만경강과 새만금의 오염, 인근지역의 악취, 농원의 열악한 주거환경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하지만 그동안 책임소재 논란, 재원마련 등의 어려움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못했으나, 이번 국무총리실에서 '왕궁환경개선협의회'를 구성.운영하여 종합대책을 수립해 온 것이다.

국무총리실에서 발표한 종합계획의 주요 골자를 보면, 정부는 이곳을 우선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여 수질오염이 방지되고 오염원이 해소될 수 있도록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가축분뇨 적정처리를 위한 자율협약을 체결하고 축사 신증측이 제한되며, 공공처리장을 가동하고 마을하수도를 운영한다.

둘째는 농원에 거주하는 한센인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양로시설 211동을 신축하고, 노후된 양로시설 66동은 보수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어 농원 내에 소공원 설치, 경관개선 등 마을종합개발을 통해 주민들 삶의 질을 제고한다. 이곳에 설치될 편익시설은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하여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정부는 익산천에 호안 정비, 정화식물 식재 등으로 하천생태를 복원하고, 축분으로 덮여 있는 소류지를 생태습지로 탈바꿈시켜 자연이 살아 숨쉬는 농원을 만들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와 전라북도는 축사를 철거하면서 이들의 생계였던 축사를 휴폐업 할 경우 휴폐업 및 축사 보상비를 책정하고 있지 않아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전북도는 이에 대해 "주민들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이 새만금사업추진기획단에 포함되면서 이를 담당하고 있는 이병국 단장은 휴폐업 보상비에 대해 "이번 종합대책이 완벽한 대책이 아니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앞으로 채워나가면서 사업을 진행하고, 지역주민들의 의견들을 들어 보완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익산시를 찾은 이만의 환경부장관은 "본인이 취임직후부터 간담회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환경부의 존립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밝혔으며, 환경문제는 21세기 녹색성장의 핵심적 요소이고 환경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경제발전도 없다"면서 문제해결에 대한 강한의지를 피력했다.

국무총리실에서 익산시를 찾은 이날 자리에는 이만의 환경부장관을 비롯해, 김완주 전라북도지사, 새만금위원회 정운천 위원, 이남식 위원, 서거석 전북대 총장, 이병국 새만금사업추진기획단장, 김지태 물환경정책국장, 이한수 익산시장, 박종대 익산시의회 의장, 익산농장 김종윤 대표 등이 참여했다.

한편, 현재 왕궁면 3개 한센인 농원(익산, 신촌, 금오)에서 1492명의 인구가 돼지 11만마리를 키우고 있으며, 이곳 축사에서 방류되는 가축분뇨가 악취와 수질오염을 야기하여 만경강 오염의 3.6%, 새만금 오염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