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관내 부송동. 어양동. 영등동 일대 시민들이 약 2개월 전부터 악취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몸살을 앓고 있다. 야음을 타고 급습하는 코를 찌르는 분뇨성 악취는 피하지도 못해 심한 두통까지 유발, 익산시민 1/3이 극심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익산시는 원인규명 조차 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이다.

특히, 지난 5월 중순경부터 지금까지 2개월 여 동안 익산시청 홈페이지 '시정에 바란다'에는 "악취 때문에 살수 없다"는 시민들의 민원 글들이 빗발치는 등 사태가 심각하다.

실제로, 밤 11시 전후와 새벽 5시에서 8시 사이 역겨운 분뇨냄새가 부송동 영등동 어양동 일대를 휩쓸고 있으며, 익산시 환경위생과에도 민원 전화가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주로 부송동에는 우남아파트, 우미아파트, 오페라하우스, 삼성, 동신, 동아아파트와 어양동의 자이아파트를 지나 심지어 영등동 신일아파트와 동신아파트까지 냄새가 광범위하게 확산돼 주민들의 원성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악취지역의 일부 주민들은 이와 관련, 지난 2008년 8월 경 발각된 LG생명과학에서 배출된 이소프로필알콜이 분뇨냄새와 유사하고, 최근의 악취가 그것과 거의 같다는 점 등을 들어 익산시에 LG생명과학의 폐수처리과정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익산시 환경위생과는 악취의 원인에 대해 제2공단의 악취배출사업장 111개에서 악취가 배출되거나, 익산시가 최근 전면 교체한 오물방지용 맨홀 덮개, 하수관리과에서 관리하고 있는 오수 펌프장의 펌핑 과정, 최근 부송동 쓰레기 매립장에 있는 압축쓰레기의 덮게를 제거한 이후 발생하는 원인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민원을 접한 손문선 시의원은 기안아파트 뒤쪽 하수관에서 펌핑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냄새가 부송동 우남아파트 일대에까지 번지고 있는 것을 파악해 익산시에 대처를 요구했다. 

익산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악취발생원을 파악하기 위해 이른 새벽 시간대와 늦은 저녁시간대에 부송동, 영등동, 어양동, 팔봉동 일대 아파트단지에서 나는 냄새를 직접 맡아도 보았고, 주간시간대는 경비원이나 아파트 관리소 직원 또는 입주민을 만나 최근에 나는 냄새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듣고 왔다"면서, "현장확인 및 많은 지역민을 만나서 들은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최근에 나는 냄새는 전에 났던 냄새의 유형과는 다르며 인분냄새, 축분냄새 또는 무슨 썩은 듯한 냄새가 늦은 저녁이나 이른 아침경에 자주 나고 있는 것으로 종합되었다"고 밝히고, "이는 맞바람이 불때 왕궁에 있는 익산천에서 도로를 타고 넘어오는 축분에 의한 악취와 이른 새벽시간대 부송동 야적장에 적재된 압축쓰레기 이송작업시 썩은 듯한 냄새(퇴비, 우렁섞는)와 하절기 기온상승으로 인한 오수 및 우수관 맨홀에서 유출되는 인분냄새로 추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시민은 "지난 2008년에는 엘지 생명과학에서 발생하는 냄새(가스냄새와 유사)때문에 머리가 아팠었는데 요즘은 밤이면 밤마다 가축분뇨료 같은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가뜩이나 소각장이 들어서고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를 볼때마다 다이옥신이나 기타 발암물질이 나오는건 아닌지 걱정이 많이 되고있는데 거기에다가 가축분뇨 같은 냄새가 아파트 단지를 꽉 채우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가축분뇨같은 악취가 꼭 가축때문이라고 판단하지 말고 인근 화학약품을 다루고 있는 공장들의 약품처리와 운반 및 사용시간 등을 파악해 엘지생명과학 건 처럼 성의있고 발빠른 대처를 하라"고 요구했다.

익산시는 시민들의 항의가 쇄도하자 지난 27일, 뒤늦게나마 전북보건환경연구원에 조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 이충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