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병원 파업 사태가 장기화되고 노조와 사측의 갑론을박으로 일관하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중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익산병원노조는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친화도시, 익산을 부끄럽게 하는 근로기준법 '임산부의 보호' 조항을 위반하는 익산병원의 행위는 업중처벌되어야 한다"면서 노동조합을 불인정, 부당노동행위, 성희롱 등에 대해 지적하자 27일 익산병원은 지난 7월 19일자 노조의 보도자료에 대해 조모조목 반박에 나섰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또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익산병원의 주장에 대해 다시 반박에 나서는 등 치열한 공방전이 계속되고 있어 익산시와 전라북도 등이 중재에 나서야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노조인정 노부, 갈등의 ‘핵’

우선 익산병원은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있고, 익산병원의 실정을 무시하고 대형병원의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 "노동조합을 인정한다면 같은 규모의 노동조합이 있는 모든 병원에서 당연히 인정되고 있는 수준의 전임활동, 조합사무실, 홍보활동 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조합사무실은 2~3평의 컨테이너도 좋다는 등 그 보다 낮은 수준의 요구를 하고 있는데 이는 명백한 왜곡이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병원측에서는 병원장이 전임을 하지 않기 때문에 노동조합 전임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2차 종합병원이나 대형병원의 경우도 병원장이 전임하고 있지 않고 노동조합의 전임은 인정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고 밝혔다.

익산병원측에서는 조합원이 몇 명인지 밝히지 않고 타임오프 2천시간 주장은 섣부른 것이라 피력하고 있는데, 노조측에서는 조합원 수에 맞게 노동부 고시 한도의 전임활동을 보장하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익산병원은 또 노조가 개정병원처럼 문을 닫게 하겠다고 위협적인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고, 노조는 "전북본부장이 “노사간 극한 대립으로 개정병원처럼 병원이 문을 닫게 되는 일이 이르지 않아야 한다는 것"으로 "이는 원만히 현안사항을 정리하여 파업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노사가 상생의 길로 나아가자는 간절함과 진정성을 담은 것이지만 병원측은 이를 악의적으로 호도하여 전북본부장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무책임 환자 볼모 분규 장기화

익산병원은 또 노동조합이 시민건강권을 등한시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동조합은 "결코 파업을 원치 않으며, 그러나 노동조합의 숨통을 조이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 때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마지막 방법이 파업이다"면서 "파업의 원인제공은 바로 병원측에 있고, 노동조합은 파업으로 인한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필수유지 업무를 유지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불가피한 불편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병원측은 이어 "노동조합 활동과 근로조건 개선은 별개"라고 주장, 그러나 노동조합은 "직원들은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는 않는 것은 그 숨통을 옥죄는 것이며 노동조합 활동보장을 통해 막힌 숨통을 열 때, 진정한 소통이 가능하고 근로조건의 개선이 이루어 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병원측은 또, "부당노동행위가 없었다"고 주장,  노조는 "중간관리자들이 수시로 노동조합에 대해서 위에서는 강경하다는 말로 탈퇴 종용이 이루어졌으며 이는 명백히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측, “노동착취” 사측, “억측”

익산병원측은 간호사 100여명, 간호조무사 120여명으로 많은 인원이 근무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병동(입원실)에 배치된 간호사가 85명이고 입원환자는 평균 260명으로 간호사 1명당 50명이라고 하는 것은 노동조합의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조합측은 이와 관련하여 실례를 들었다. "4층 병동의 경우 총 101침상으로 근무하는 3교대 간호사는 총 16명, 병원의 3교대 근무자는 통상 휴일을 감안하여 4조 3교대로 운영된다. 따라서 1일 근무인원은 12명이며 근무배치는 낮 근무 5명, 저녁근무 4명, 야간근무 3명이다. 야간근무 3명 가운데 2명이 차트 기록을 점검하고 변화된 환자의 용태를 기록하는데 전념하고 있다. 남은 1명이 101명의 환자의 처치를 담당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차트관리를 1명당 50여명, 환자에 대한 직접적 처치는 1명당 100명인 꼴이다.

노동조합이 주장하는 야간근무시 1명의 간호사가 50명의 환자를 담당하고 있음은 명백한 사실이다. 이런 근무환경 속에서 간혹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사실상 다른 환자는 방치상태에 놓이는 것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8년차 직원의 임금이 120만원 수준과 관련하여 익산병원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조합측은 통상적 근무를 했을 경우 8년차 직원의 실제 수령액이 120만이라는 실증적 자료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익산병원은 또 노동조합이 환자의 불편함이나 병원의 업무진행(근무표 작성 등)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이에 대해 오히려 부당노동행위 등으로 노동조합을 탄압하며 노동기본권인 단체행동권을 막을 수 있다는 병원측의 태도가 환자의 불편을 극대화하고 업무 지장을 자초한 것이다고 보고 있다.

모성보호 사각지대 ‘공방’

노조 측은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현실에서 여성의 모성보호와 임산부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중요한 시대의 흐름이지만 익산병원에서는 이를 역행하는 행태가 만연해 있다는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는 출산 휴가 3개월을 다 쓰지 못한 사례가 있는가 하면, 육아휴직을 청구하는 직원의 휴가사용권을 보장하지 않았다는 증언이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임산부의 야간근로 역시 문제이다. 본인이 명확히 동의하지 않은 야간근로가 근무표로 작성되는가 하면, 4번이상의 야간근로를 하지 않을 시 병동수당을 제공하지 않는 등 임신으로 인하여 차별을 받고 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또한 상사로부터 일상적인 성적불쾌감을 느꼈다는 호소도 잇따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병원 측은 이에 대해 "노동조합은 뜻하거나 목적하는 것이 이루어 지지 않을 경우 일반적으로

경영자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직원에게 불이익한 내용이나 근로환경, 위생, 세무감사, 노동부 특별점검 등을 무기로 얻고자 하는 것을 얻던가 아니면 병원을 망하게 하는 치졸한 방법을 동원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병원은 또 "익산병원과 같은 중소병원은 의료진, 간호사 등의 인력수급이 어려운 형편에서 병원은 최대한 직원들이 휴가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원측은 이에 대한 설명으로 "2007~2009년 사이에 육아휴직을 원하는 간호사가 일부 있었으나 대체 간호인력의 수급이 워낙 어려워 휴직을 할 수 없었다”고 밝히고, "이것을 병원이 의도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 것처럼 이야기 하는 것은 매우 가슴 아픈 일이다. 이러한 간호수급의 어려움으로 3교대 근무를 기피하고, 대형병원으로의 이직이 가속화되었을 무렵에 병원은 ‘병동의 축소운영’ 등 간호인력의 이직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야 했다" 고 주장했다.

익산병원은 또 상사로부터 일상적인 성적불쾌감을 느꼈다는 것은 근거 없는 호소일 뿐. 누가, 언제, 누구에게, 어떠한 불쾌감을 주었는지 구체적으로 근거를 제시하여야지 그렇지 않을 경우 병원과 개인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보아 법적 책임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노조측은 모성보호 위반 및 일상적 성적불쾌감을 느꼈다는 호소에 대하여 "병원측은 이를 변명하고 노동조합이 열악한 근로조건을 무기로 치졸한 방법을 동원했다고 비난하기에 앞서 노동조합이 제기하고 있는 명백한 사실에 대하여 어떻게 시정할 수 있는지 그 대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고, 물론 성적불쾌감에 대해서도 기자회견을 통해 ‘겨드랑이 밑 속옷 부근을 꼬집혔다’는 구체적 내용을 적시한 만큼 이에 대해서 스스로 자정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제 3자 개입 불가피

노조측은 장기파업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익산시가 적극적인 중재에 나설 것을 요청하고 있으며, 병원측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교섭태도를 요구했다. 노조측은 "속도감 있는 교섭과 이사장의 책임 있는 태도 촉구와 관련하여 노사관계가 악화되었을 때 최고경영층이 나서서 갈등을 푸는 것은 사회적 통념이고 상식이라면서 파업이 30여일이 넘었는데 최고경영진은 단 한 차례도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고 사실상 대표자간 대화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익산병원측은 "지속적인 교섭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익산병원과 노조 간의 장기간의 갈등에 대해 시민들은 "익산시와 전북도가 나서서 중재하길 바란다"며 "양자간의 다툼에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전가되고 있어 하루 속히 대화와 타협을 통해 파업이 해결되길 바란다"는 여망이다. /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