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김승환 교육감이 취임하고 선거기간동안 자율형 사립고의 취소를 공약한대로 8월2일 익산남성고와 군산 중앙고의 자율고 지정을 취소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 지율형 사립고는 이명박 정부의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중 하나로,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사회적 논쟁이 가속화 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교육문제이다.

한편에선 학생, 학부모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할 수 있고 공교육 안에서 사교육비를 절감한다는 취지에서 그동안의 교육평등주의에 경도됐던 한계를 극복하고 교육의 수월성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또 한편에선 자율형 사립고는 외국어 고등학교나 현재의 자립형 사립고처럼 입시 위주의 교육 학교이고, 일부 부유층만을 위한‘귀족학교’라는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라북도교육청은 지정 취소이유로 학교법인의 법정부담금 납입의 불확실성과 고교평준화에 미치는 영향, 불평등교육 심화를 들고 있고, 취소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해당학교 측은 고교평준화나 불평등교육은 가치관의 문제로 취소사유가 될 수 없고 해당학교의 의견정취나 교육과학부와 협의등을 제대로 하지 않아 행정 독단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자율고 지정과 취소의 문제는 최규호 전임 교육감 시절에도 자율고가 특권교육의 산실이 된다는 이유와 익산과 군산 지역의 토착 패권세력의 이익을 더욱 공고히 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대두하여 반려하였는데, 2010년 신임 교육감 취임 이전 신청을 받아들여 자율고로 지정·고시하여 신임 김 교육감은 최근 자율고 지정·고시를 취소키로 결정했으며, 해당 학교와 교과부는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최 전 교육감의 추진 절차가 미흡했다는 도교육청의 입장이 이해가 되며 이와 함께 민족사관고 같은 ‘자립형 사립고’와 외고 등 특수목적고가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율형 사립고까지 확대 도입될 경우 전라북도 고교평준화 해체가 가속화될 것이라 우려도 된다. 

불평등교육 심화와 평준화 악영향을 제시한 취소사유에 신임 김승환 교육감의 소신과 철학이 그대로 반영 되어 있어 이번 자율고 취소결정의 파장이 어떻게 해결되는가에 따라 향후 전북교육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제고사 대체학습 추진 등 교과부와의 대립적 구조나 갈등도 악화냐 해소냐의 갈림길에서 정책적 선택이 내려질 것이다.  

'고교입시 부활, 학교 서열화, 고교평준화 파괴'가 출신 학교별 반목, 지역교육 경쟁력 저하, 교육 양극화 심화,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 가중, 계층 간 위화감과 갈등 조성, 계층 세습 고착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자율고 지정 반대 시민들의 목소리를 성찰해 볼 필요성이 있다.

돌 산업은 고사되는데 대규모 소모성 돌 행사가 웬말인가

익산은 질 높은 석재를 보유한 도시이며, 2인의 돌 조각 명장이 현존 할 만큼 우수한 석가공 기술을 자랑하는 도시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그런 명성은 전설에 불과하게 되었다. 무분별한 환경훼손에 따라 석산개발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석산개발이 둔화되어 현지 석재 자원이 고갈되어가고 있는 추세다. 석재가공업체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값싼 중국석을 수입해 왔으나, 중국은 수년 전 부터 석재 수출을 전면 중단하고 석가공제품들 만을 수출하는 등 자국의 자원의 고갈을 최소화 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무역 정책을 펴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그 덕분에 익산의 석가공업체들은 거의 고사상태에 놓여 있다.

익산시가 10년 전 석가공업체들의 집단화를 위해 조성했던 황등석재농공단지는 노후된 폐수처리시설과 석분 매립장 부재로 주변환경을 오염시키는 심각한 오염원으로 전락했다.이 단지내 업체들은 또, 통상적으로 보유하고있는 부지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석가공품들을 도로상에 마구잡이로 쌓아 단지 구간의 교통체증의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황등 석가공조합은 폐석분을 매립하기 위해 5천평의 부지를 확보했지만 4억원의 매립장 조성비가 없어 부지를 사장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익산시는 강건너 불구경하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한 번에 20억원이 들어가는 소모성 축제인 익산국제돌문화비엔날레를 추진하기 위한 조례제정에 들어갔다. 당장, 고사되어가는 석재산업에 4억원을 지원한다면 음성적인 환경훼손을 방지 할 수 있고, 석재가공단지의 숙원을 해결 하는 등 생산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데, 이를 외면하면서 외국작가 몇과 국내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몇개의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행사에 그 다섯배가 넘는 혈세를 쓰겠다는 태도이다.

이미 두차례나 실시한 바 있는 돌 관련 국제행사다. 그러나 비용을 들인 만큼 국내나 지역에 남긴 것은 전무하다. 석가공과 관련한 익산의 명성을 홍보하는 효과도 극미 했지만, 홍보효과가 있어서 주문이 쇄도한다 하더라도 석가공단지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물량도 맞추기 힘든 실정이다. 돌 관련 국제행사는 오히려 부적절한 예산 집행과 졸속 행사 추진으로 갖가지 의혹을 초래했고, 지역 장인들과 작가들을 소외시켜 갈등과 반목을 조장했다.

그런데 이런 돌 관련 국제행사를 위해 비용규모를 오히려 더 키우고 영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례제정까지 추진하는 것을 보고 지역내 석가공업체들은 물론, 시민들 모두가 어떤 생각을 하겠는가. 더구나 익산지역의 한 시민단체는 시민 의견수렴조차 없는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익산시가 지역의 미래를 위해서 진정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심사숙고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