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법 시행령 위반한 무자격자와 수의계약, 효력상실
입찰방해 및 뇌물수수로 부정당업자 제한규정에 해당

익산시가 수의계약 체결로 특혜 의혹을 부른 음식물쓰레기처리 위탁계약이 '지방자치단체를당사자로하는계약에관한법률'위반 논란에 휘말려 들었다. 이 법률에 따르면 익산시는 무자격자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기체결한 위탁계약 해지 처분이 불가피하다. 행안부 역시 "계약상대자가 법원의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 부정당업자가 되고, 제재기간 중에 있으면 수의계약이 불가능하다"고 유권해석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지방자치단체를당사자로하는계약에관한법률' 제9조, 동법 시행령 25조는 같은 법 시행령 제92조에 위배되지 않아야 수의계약이 가능한 것으로 명시하여 제한하고 있다. 이 법 시행령 제92조에 따르면, '입찰에 있어서 입찰자 간에 서로 상의하여 미리 입찰자격을 협정하였거나 특정인의 낙찰을 위하여 담합한자'와, ‘입찰·낙찰 또는 계약의 체결·이행과 관련하여 관계공무원에게 뇌물을 준 자’는 그런 불법행위로 인한 확정판결이 있은 후 각 정해진 기간 이내에는 수의계약 당사자가 될 수 없다. 그 대상자는 계약상대자, 입찰자의 대리인, 지배인, 사용인 등이다.

B업체 관계자는 지난달 29일과 8월 4일 "익산시가 지난달 1일 수의계약을 체결한 A업체의 실제 운영자인 H씨는 입찰방해(11개월 이상 13개월 동안 입찰참여 제한)와 뇌물공여(3개월 입찰참여 제한) 등으로 확정판결을 받아 수의계약 당사자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H씨는 지난 2005년경부터 A산업을, 2007년 6월 경부터 (주)A엔비텍을 실제로 운영하면서, 지난 2006년 12월 경 단독입찰의 경우 유찰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B씨 명의의 이름뿐인 P산업 명의로 응찰하여 2개회사가 공정한 입찰을 한 것으로 가장하였고, 2007년 1월 경 중간세척업자 선정입찰도 같은 방법으로 방해하여 입찰방해죄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게다가 H씨는 2008년 경 익산시 공무원에게 공장의 시운전을 위해 일정양의 음식물쓰레기를 요구하면서 돈 동투를 건넨 혐의로 역시 형을 선고받아 2009년 9월 각각 형이 확정 됐다.

이에 따라 H씨는 '지방자치단체를당사자로하는계약에관한법률' 시행규칙 별표 2.9항의 '부정당업자의 입찰참가자격 제한기준'을 적용받아 지난 달 1일 수의계약 당시에는 음식물쓰레기처리 위탁계약을 체결 할 수 없는 무자격자였다. 같은 규칙 별표에는 "입찰 시 특정인의 낙찰을 위하여 담합을 주도한자는 11개월 이상 13개월 미만의 기간 동안 입찰에 참여할 수 없고, 계약의 당사자가 될 수 없다. 또, 1천만원 미만의 뇌물을 준 자"는 3개월 동안 입찰에 참여하거나 계약의 당사자가 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다.

특히, 같은법률 시행규칙 제76조에 3항에 따라 "부정당업자가 수개의 위반행위를 하여 별표 2, 각 호의 사유 중 2개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중 무거운 제한기준에 의한다"고 명시되어 있어, 이 두가지 범죄사실로 형을 선고받은 H씨의 경우 형이 확정된 2009년 9월부터 11개월 뒤인 2010년 8월 또는 13개월 뒤인 2010년 10월까지는 입찰참가자격을 원천적으로 제한받고, 수의계약도 할 수 없는 부정당업자(무자격자)에 해당된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는 지난 4일 "계약상대자 또는 입찰자는 계약상대자 또는 입찰자의 대리인, 지배인 그밖에 사용인을 포함하는 바, 발주기관에서 뇌물공여 등의 혐의 등으로 인하여 법원의 유죄판결을 받은 자가 입찰자 또는 계약상대자의 대리인, 지배인 그밖에 사용인에 해당된다면 부정당업자의 제재대상이 된다"고 밝혀 행안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주)A엔비텍과 익산시가 맺은 음식물쓰레기처리 수의계약은 원천적으로 무효가 된다.

익산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B업체에서 주장하는 A산업 H씨에 대한 입찰방해 사건에 대하여서는 사법기관인 검찰이나 법원에서 사건 결과에 대한 통보가 없어 현재까지 알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법 시행령 92조 1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계약상대자 또는 입찰자의 대리인, 지배인 그 밖에 사용인에게 당해 사실이 있은 후 지체없이 1개월 이상 2년 이하의 범위 안에서 법 제32조의 규정에 의한 계약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임찰참가자격을 제한하여야 한다. 계약심의위원회도 거치지 않은 채 진행되고, 익산시가 특혜의혹까지 사면서 진행한 수의계약은 원천적으로 무효이고, 이미 전면 무효화 되어 효력을 상실한 위탁계약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