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포관광개발의 재원조달능력·사업수행능력 종합 검토 ‘뒷짐’
투자규모 파악 안해 회사측 주장대로 투자비 95% 물어 줄 판
당초 조성사업비 1,770억원, 2,500억원으로 부풀려 자료제출

익산시가 웅포골프장 관련 감사원의 감사결과 처분지시를 1년 6개월 동안 이행하지 않은 바람에 심각한 위기에 놓이게 됐다. 웅포골프장 측이 당초 사업 시한인 2010년 12월 말까지 조성계획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 익산시는 계약을 해지해야 하고, 귀책사유가 있는 피허가자에게 투자비의 95%를 지불해야 하며,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해 사업을 완료해야 한다. 그러나 익산시는 협약 중도해지 예정시한이 4개월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뒷짐을 지고 있었다.

지난해 3월 감사원은 웅포골프장에 대한 감사결과를 통보하면서 "익산시가 조성하고 있는 웅포관광지조성사업에 있어 실시협약을 맺은 (주)웅포관광개발이 자기자본금 150억을 추가로 조달하지 않은 데 대해 자기자본을 확충토록 하고, 당초 계획상 시민을 위한 관광지가 되도록 호텔, 전원형 콘도, 골프학교 등 주민의 휴식공간을 조성해야 했는데 전혀 조성하지 않은 데 대해 웅포관광개발 회사의 재원조달능력 등 사업수행능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새로운 민간사업자를 선정하는 등으로 사업의 정상 추진 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협약 중도해지에 대비한 사업비 집행규모에 대한 객관적 자료를 확보하라"고 처분지시 했다.

그러나 익산시는 1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처분조치 사항을 전혀 이행치 않아 직무유기와 배임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3월 감사원은 익산시가 조성하고 있는 웅포관광지조성사업에 대해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결과 "익산시는 웅포관광개발이 당초 허가 신청 시 자금조달 규모 1,770억원 중 자기자본으로 200억원을 조달하되, 2004년 이전 조달한 50억원 외에 2005년 100억원, 2006년 50억원 등 총 150억원을 추가 조달하겠다는 위 재원조달계획과는 달리 자기자본을 전혀 확충하지 않은 채 사업비의 대부분(2,495억원) 중 2,445억원을 금융차입 및 회원권 분양 등으로 조달하여 골프장만 건설하고, 2008년 11월 현재까지 호텔, 전원형 콘도, 골프학교 등 조성계획상 관광시설 등은 자금 부족으로 인.허가도 받지 않고 있는데도 내버려 두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또, "익산시는 웅포관광개발이 2006년 4월과 이듬해 11월에 협약해지 지급금을 담보로 각각 800억원 및 900억원(당초 800억원에 100억원을 추가)을 차입하겠다는 데 대해서는 그대로 동의하여 주는 등 자금조달에는 문제가 없도록 해 주었는데도, 웅포관광개발은 정작 2007년 5월 3일과 같은 해 11월 12일 대주주가 비영리사단법인이어서 잔여 공사비용 조달이 어려우니 위 협회 지분을 양도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하는가 하면 2008년 2월 취득세 약 57억원 체납처분(예금 압류)까지 당하는 등 회사의 재원조달에 문제가 있어 원활한 사업수행이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익산시는)중도해지 지급금의 산정근거가 되는 사업비 집행규모는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웅포관광개발이 제출한 사업비 집행(투자비)규모 금액이 500억여원 이상 차이가 나는데도 익산시는 실제 사업비 집행규모를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하지 않고 있음을 밝혀냈다. 이로 인해 협약이 중도해지 될 경우 웅포관광개발의 투자규모 주장에 의존 할 수 밖에 없게 되고, 중도해지 지급금이 과다 산정되어 새로운 민간사업자(대체자) 선정이 어려워지게 되며 웅포관광개발이 부당하게 이득을 보는 반면 익산는 그만큼의 재정상 손실을 입을 우려가 높아 직무유기를 넘어 배임 논란이 일고 있다.

익산시의 이러한 직무유기 행태에 대해 감사원은 "앞으로 사회간접자본시설을 전액 민간자본을 유치하여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하고자 할 때는 재원조달 능력에 대한 검토를 철저히 하고, 사업추진 중에는 사업실시협약 등에 따라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등 민간사업자 선정 및 지도감독 등의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조치' 했다.

하지만 익산시가 1년 반 동안 뒷짐을 지고 오는 바람에 협약완료를 4개월 남겨든 시점에서도, 익산시는 그동안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현재까지도 웅포관광개발의 재정상태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감사원은 이어 "익산시장은 협약 해지 시 골프장 면적을 축소하거나 협약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기타시설지구에 주민의 휴식공간을 조성하는 등으로 웅포관광지구 3지구가 익산시민이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관광지가 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조치했다. 하지만 익산시는 1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수수방관하고 있다. 익산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내부적으로 노력했지만 새로운 방안이 없었다"고 답변했다.

웅포관광개발 측은 "회사가 익산시에 공공시설 확충에 대한 인가를 수차례 신청했지만 익산시가 지금까지 이를 불허하고 있다"며 "골프텔도 현재 5층을 공사 중이다"고 말했다. 자기자본금 150억원을 확보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감사원의 감사 취지가 잘못되어 의견을 제출한 상태"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익산시와 웅포관광개발이 당초 한 협약에는 올해 말까지 전원형 콘도 및 골프학교 등을 조성 완료해야만 하고, 웅포관광개발이 난항에 빠진 현 상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또 다시 익산시에 협약사항을 변경요청하고 있다. 익산시가 이를 수락하지 않으면 중도해지가 되어 익산시는 웅포관광개발에 약 95%의 위약금을 물을 지경에 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익산시의 향배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웅포관광지개발사업은 2000년도 사업수행능력이 전무한 한국프로골프협회와 익산시가 투자협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한국프로골프협회가 사업추진 능력이 없자 (주)웅포관광개발주식회사를 자회사로 설립해 익산시와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현재까지 사업을 추진중에 있으며, 익산시는 웅포관관개발에 유리하게 수차례 협약을 변경해 주는 등 각종 불법이 난무했고, 조성계획상 1,770억이던 사업비가 2천500억원을 넘어서는 등 각종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12월 말 협약 완료시점을 앞두고 있다.  /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