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핵심 당직자 전격 교체.. 내부 분열 심각
비대위 출신들 퇴출, “의견 개진 못하는 정당”

6.2 지방선거후유증으로 내홍을 앓아오던 민주당 익산을지역위원회가 10월 3일 민주당 전당대회와 최고위원 선출을 앞둔 최근, 비상대책위원회 주요 구성원을 비롯한 기존 핵심당직자들을 전격교체, 특정인들의 사당화로 인한 민주당의 정체성 상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민주당 익산을지역위원회는 지난 2일 조배숙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상무위원회를 열고, 지역협의회장 일부와 조직부장 5명을 전격교체한 뒤 이를 배제된 당사자들에게 까지 알리지 않은 채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6.2 지방선거 당시 심하게 불거졌던 내홍에서 비롯한 것으로 관측되며, 당시 내홍의 핵심이었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과거 중심세력들을 퇴출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같은 신.구 물갈이는 3년 전에 구세력을 밀어내고 떠오른 조배숙 위원장의 측근들인 K씨와 J씨에 의해 단행됐으며, 이로 인해 일부 몇몇 핵심 실세들로만 당이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당 내부에서 일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내부분열이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는 등 위태한 국면이다.

민주당 익산을지역위원회 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익산을지역위원회는 대의원대회를 열고 조배숙 국회의원을 지역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당 규정은 새로운 위원장이 선출되면 핵심당직자들은 자동 해임되고 상무위원회의 인준을 거쳐 신임 위원장이 새로 임명해야 하는데, 조배숙 의원이 이를 틈타, 다가오는 10월 3일 전당대회에 동원할 중앙당 대의원 50여명, 도당 대의원 50여명, 지역위원회 대의원 300여명 등 자신의 지지세력을 구축하기 위해 사전에 반대세력을 제거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당 익산을지역위원장인 조배숙 의원은 지난 2일 저녁 8시에 지역협의회장들이 자동 해임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하는 틈을 타 시.도의원들로만 이루어진 상무위원회를 열어 13개 지역협의회장 중 자신과 의견이 다른 2개 지역의 협의회장을 교체하고, 조직의 홍보위원장, 교육연수위원장, 조직국장, 종교위원장, 민원실장을 전격교체하고 이를 공개하지않고 함구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또, 지역협의회장의 경우 현재보다 더 많은 협의회장들이 교체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치면서, "민주당 익산을지역위원회가 이처럼 일부 몇몇 실세들에 의해서만 움직이고, 민주당에 어떠한 의견을 개진하거나 반대의사를 표현하면 곧바로 교체되는 현실은 앞으로 어떠한 의견을 함부로 개진하지 못하는 민주당으로 변질될 것이다"고 개탄했다.

또한, 사무국장의 경우 현재 익산시의원으로 있는 S씨와 K도의원이 추천하는 P씨, J시의원이 추천하는 P씨 이렇게 3명이 서로 자리를 놓고 삿바싸움을 벌이고 있어 조배숙 의원은 현재 사무국장 자리를 공석으로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익산을지역위원회 당직자는 이같은 사당화 논란에 대해 "일부 소외 당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서운해서 하는 말이다"고 일축했다. 또, 최측근 두사람이 민주당 익산을지역위원회를 좌지우지 한다는 여론해 대해서는 "우리도 듣고 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그런 얘기를 논할 때가 아니다"고 했다. 그는 또한 "지난 9월 2일의 조직개편은 완전한 것이 아니고 10월 3일 전당대회 후에 정리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익산을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배숙 의원은 지난 9일 최고위원 컷오프를 통과해 여성 1석을 차지하면서 사실상 최고위원이 확정된 상황에서 전국적 인지도는 상승되었지만, 지역위원회의 내홍과 내분을 두고 향후 어떠한 실마리를 풀어나갈지 주목되고 있다. 조배숙 의원은 민주당 내 빅3로 통하는 손학규, 정동영, 정세균 중 정동영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최고위원 선거로 확보한 인지도가 차기 2012년 4월에 있을 국회의원 선거의 승리로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