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가 10일 밤 11시 경부터 11일 새벽3시 사이 또 다시 진동했고, 특히 0시 30분 경 가장 심했다. 공무원들과 함께 현장을 취재한 결과, 01시 경 제2공단 L사지점에서 악취가 가장 심했고, 새벽 01시 33분 익산제2공단과 왕궁의 중간 지점에서 바람의 풍향을 조사한 결과 왕궁에서 익산방향으로 동서풍이 불면서 아무런 악취도 나지 않았다. 익산시가 악취의 진원지로 왕궁축산단지와 익산천으로 주목한 사실이 거짓으로 재 판명났다. 사진은 익산제2공단과 삼례왕궁 방면 중간지점인 봉개버스정류장에서 라이타로 당시의 바람을 찍은 사진으로 좌측은 제2공단 방향, 우측은 삼례왕궁 방향.

철옹성 L사 정문, 취재 일절 거부, 진원지 시인하는 꼴

악취의 주범이 제2공단 내 L사라는 여론이 지배적으로 일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인 대기업 L사는 문을 굳게 닫아걸고 철저하게 외부인을 통제하고 있다. 특히, 단속권을 가진 행정기관의 공무원들 조차 출입을 가로막는 폐쇄적인 태도는 전시민적인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악취는 또다시 지난 10일 밤 11시경부터 익산시 부송동 일대를 덮쳐 시민들에게 고통을 안겨 줬다. 잠결에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어 설치고 일어났다. 악취의 진원지를 찾아야겠다는 일념으로 집을 나섰다. 이번이 올해들어 10번째다. 도대체 한 밤중에 이게 무슨 일인가. 이를 악물었다.

악취는 같은 날 새벽 0시 30분경부터 부송동 우미아파트를 비롯, 동신과 삼성아파트뿐만 아니라 어양동 자이아파트 일대를 휩쓸고 있었다. 부송동의 경우 닫힌 문틈을 비집고 지독한 분뇨냄새가 또 코를 찔렀다. 이 불청객 악취는 야음을 틈타고 익산시민들의 집안으로 숨어들어 여지없이 밤잠을 빼았고 있었다.

기자는 곧바로 익산시청 상황실로 전화해 현재 상황을 물었고, 부송동 동아아파트에 익산시가 설치한 악취감시 상황실로 연락을 취했다. 상황실 담당공무원 2명이 야간 근무를 실시하고 있었고, 11시경부터 동아아파트를 시작으로 동시에 여러곳에서 민원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듣게됐다. 바람방향과 냄새를 추적하면서 도착한 곳은 제2공단 내에 소재한 L사였다. 냄새를 쫓다가 10번째 도착한 곳이다. L사에서는 주변의 냄새 중 가장 심한 악취가 진동했다. 당시 바람의 방향을 살피기 위해 라이타를 켜자 바람의 방향은 역시 L사에서 부송동 오페라하우스, LG자이아파트 방향쪽을 불고 있었다. 북쪽방향으로 300여미터 쯤 자리를 더 이동, K화학 방면에서도 간간이 냄새가 풍겨났다. 전라북도에 따르면, L사의 폐수처리공정에서만 발생하는 분뇨냄새와 이 분뇨냄새를 순식간에 공기중에 확산시킬 수 있는 이소프로필알콜을 배출하는 곳은 익산시에서 이곳 단 한 곳 뿐이다.

공무원들과 함께 K화학 옆에 자리한 D전자 앞에 도착했다. 우리들 중 누구라 할 것 없이 가장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는 곳으로 L사를 지목하고 있었다. 우리는 L사, 이 한 곳만을 악취의 진원지로 단정할 수 없어 또 다시 냄새를 계속 추적해야만 했다. 공무원들과 기자는 익산시가 악취의 주요 근원지로 지목하고 있는 왕궁축산단지 쪽으로 향했다. 01시 25분, L사를 지나 왕궁방면으로 이동하면서 익산온천랜드 앞에서 바람을 추적했다. 그다지 강하지 않은 바람이 L사 방향에서 왕궁방향(서동풍)으로 불었고, 미새한 냄새가 약간 코 끝을 스치듯 풍겼다. 왕궁방향에서 익산으로 불던 바람의 일부가 주변 왼쪽의 언덕을 타고 역진행하는 것이라고 짐작되었다. 풍속이 약했기 때문이다. 다시 자리를 이동해서 왕궁방향으로 약 2km를 더 이동했다. 01시 33분, 춘포면사무소로 향하는 길과 왕궁온천 방향으로 갈림길인 봉개 버스정류장에서 측정한 바람의 방향과 풍속은 상당히 달랐다. 동쪽방향 즉 왕궁방향에서, 익산 방향으로 동서풍이 불고 있었다. 라이타를 켜 불꽃이 향하는 바람을 사진으로 찍었다. 익산시가 지목하는 왕궁축산단지는 악취 진원지가 아님이 분명했다. 그곳이 진원지라면 적어도 미세한 냄새라도 존재해야만 했다. 그러나 그곳에는 냄새가 전혀 없었다. 이곳에서 나는 냄새라고는 아름다운 밤의 자연냄새 그것이 전부였다. 이와 같은 모든 내용은 공무원들과 함께 확인한 사실들이다.

기자는 돌아오는 길에 L사 관계자를 만나기 위해 L사 정문에 들렀다. 경비원들이 가로막았다. 서울 본사 책임자나 이곳 공장장이자 L사 상무라는 이의 행동거지와 경비원들의 행동거지도 똑같다. 폐쇄적이다. 철저한 통제와 출입제한이 있었지만 그당시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고 책임자와의 인터뷰를 요청했다. 이곳이 냄새의 근원지임을 알리고, 그곳의 해명을 듣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내보내라"는 과장급 책임자의 민원 묵살행위를 경험했다. 냄새가 발생한 당시 현장과 상황에 대한 취재가 필요했다. 악취의 진원지로 지목받고 익산시민들로부터도 역시 L사가 지목받고 있는 것은 악취에 시달리는 시민이면 누구나가 아는 사실이다.

L사는 2년 전 악취를 발생시키는 진원지로 밝혀졌었다. 이 회사가 바로 영어 약자 뒤에 '생명'이라는 이름을 붙인 대기업이다. L사의 안하무인적 태도는 한 마디로 가관이다. 익산공장 폐수처리장 처리과정에 대한 취재요청을 묵살하고 답변을 전혀 하지 않은 지 벌써 2주째다. 지역 언론을 무시하고, 지역시민을 무시하는 대기업 L사의 처사는 그야말로 횡포였다. 떳떳하고 깨끗한 기업이라면 적어도 의문에 대해 논박이라도 해야 하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L사가 끝까지 현장 공개를 거부하고 입장 밝히기를 꺼려하는 것은 스스로 악취의 진원지임을 인정하는 것과 같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몇일 후 익산시가 현장에 급파한 악취민원 TF팀 공무원의 답변도 가관이다. "기업유치도 해야되고, 기업을 모집하기도 힘든데, 그만하시죠. 요즘 기계도 점검하고 있고 조금 있으면 나아지겠죠. 소주한잔 하면서 이야기좀 하면 안될까요?" 한다. 쇠주 한잔에 익산시민의 고통을 팔란 말인가? 익산시가 대기업에 어떠한 발언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자는 지역경제활성화를 담보로 익산은 현재 대기업에 볼모가 된것이 아니냐는 염려에 사로잡힌다. 누구를 믿고 사는가. 씁쓸하다. / 오삼규 기자

악취 기사 관련 L사의 반론보도문

기사와 관련하여 L사는 '지난 2008년 악취에 대한 민원 발생시 RTO(축열실연소산화장치)를 설치, 가동하여 전북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오염도 측정 결과 적합 판정을 받았고, 그 이후로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또한 최근 발생한 악취에 대해 익산시는 그 원인을 축산폐수처리장과 환경기초시설 떄문이라고 밝히고 있어 당사가 악취발생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관련 기관등에 의해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이 아니며 당사는 악취발생과 무관하다' 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