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나 하수슬러지의 해양투기가 2012년까지만 한시적으로 허용된다. 이로인해 전국지방자치단체들이 당면한 처리공법 채택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자치단체가 환경문제와 관련한 국제정세에 어둡고, 중앙정부도 국제적 합의에 부응하는 정책을 기민하게 수립하지 못한 탓이다. '폐기물의 자원화'가 우리나라의 환경정책이지만, 음식물쓰레기나 하수슬러지에서 폐기물 성상을 제거하고 최종 결과물을 자원화하는 기술은 최근까지 국내에 존재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각 자치단체는 각종 외국 공법의 공정도를 들고 방문하는 환경업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새로운 조류를 건너는데 통과의례 같은 혼란이다. 담당 공무원들의 직무태도가 어느 때 보다 성실 할 것을 요구하는 지형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가 아니고서는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수도 있다. 최근 몇몇 자치단체 공무원들은, 자신이 들고 온 공법을 제대로 숙지조차 못한 환경업자들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를 숙의 할 정도로 어수선하다.

심지어는 익산지역에 불량건조시설을 설치하고 타 지역의 하수슬러지를 매일 50톤씩 반입하고 있다고 의심을 받는 업체도 있다. 이 업체는 정당하고 적절한 공법으로 하수슬러지를 처리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그 실증을 보이라는 객관적인 요구에 대해서는 철저히 폐쇄적인 입장을 취한다. 이 업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문제기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이 업체가 보유한 건조시설은 눈속임을 위한 전시용일 뿐, 실제 반입된 하수슬러지는 약간의 수분제거를 거쳐 비료공장으로 불법 반출되거나 불법으로 매립되고 있다는 의혹들이다.

만일, 이런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농가에 공급된 이 비료들과 매립된 하수슬러지는 토양과 지하수를 심각하게 오염시키게 된다. 이같은 죄악을 낳은 책임은 원천적으로 공무원들에게 있다. 건조시설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는지, 하수슬러지를 건조하기 위해서는 어떤 화학적 반응들을 극복해야 하는 지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허가해줬기 때문이다. 직무태만이 도를 넘은 현주소다.     

환경부는 하수슬러지 처리의 경우 '건조후 연료화'라는 정책의 기본방향만 정하고 공법의 채택은 자치단체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 자치단체의 책임이 그만큼 막중하다. 제3의 기관에 용역을 줘서 책임을 면피하고, 용역결과에 따라서 그 공법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채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제3 기관의 전문성이 자치단체보다 우위를 점하는 것도 아니다. 담당 공무원들의 업무연찬과 여러 공법들에 대한 비교분석 등 연구하는 자세가 절실하다. 사이비 환경업자들을 근절하고, 완벽한 공법을 가려내서 향후 손실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다.

최소한 하수슬러지를 처리하는 기본 공정을 이해하기 위한 기계적 장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하수슬러지를 처리하는 과정에서의 화학적 반응들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화학식은 숙지해야 한다. 가장 좋은 공법은 국가정책과 국제환경 정세에 부응하고, 자치단체가 안게 될 위험을 방지하면서 안정적인 폐기물 처리를 담보한다. 그 공법에 대한 공무원의 변별력은 시대의 기본적인 요구다.

철도의 날, 재발한 익산역 오물투기를 생각한다

지난 18일은 철도의 날이다. 철도가 우리 일상과 산업에 미친 영양은 실로 크다. 장애물 없는 레일 위를 달리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에 목적지를 가는데 변수가 적다. 화주들은 이것을 믿고 화물을 기차에 싣고, 소비자 역시 그것을 믿고 열차에 오른다. 철도청도 이 레일의 특성을 살리는 '코레일'로 명칭을 전격 변경했고, 그로부터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익산역은 몇년 전 코레일 전북본부로 승격됐다. 코레일이 교통요충지인 익산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 평가한 것이겠지만, 자치단체로서는 환영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익산시민들은 그로 인해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

게다가 최근의 익산역은 오물을 불법으로 투기하고 금지된 세제로 열차를 세차해 '환경의 사각지대'라는 오명을 썼다. 도덕적 신뢰에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표면적으로는 공익에 기여하는 여러 이벤트를 기획하고 실천하면서, 이면에서는 불법을 자행하는 조직으로 오인되고 있는 것이다. 코레일 입장에서 하등에 이로울리 없는 오명이다. 이런 불신을 일소하기 위한 여러 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옳다. 그렇지 않고 행하는 코레일의 모든 행사는, 이윤 극대화에 집착하면서 반 사회적인 불법을 서슴없이 자행하는 집단의 '위선'으로 비쳐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레일은 이런 순리를 역행하면서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경향을 보인다. 익산역의 오물투기등 환경을 훼손하는 현장은 최근에 언론에 의해 고발됐다. 그런데 익산역은 몇일 지나지 않아서 또 불법으로 오물을 투기했다. 이제는 심각한 범죄집단으로 낙인찍히게 됐다. 코레일이 이런 조직인가. 철도의 날에 생각하는 코레일의 현주소는 암울하기 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