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급수 정수비용 연간 480억원 소요.. 
대아리댐 물보다 연간 110억원 더 비싼
수공 용담댐 물 ‘울며 겨자먹기’ 불가피
“하천 생태축 정화장치 등이 선결돼야”

“익산시는 10년 동안 농촌공사 물(대아리댐)보다
 3배나 비싼 수자원공사 물(용담댐)을 받아 왔다”

<속보> 최근 국토해양부와 환경부가 새만금 수질개선을 빌미로 익산에 공급해 오던 1급수의 대아리댐 물을 차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본보 2010. 10. 4일자 1면> 익산시가 3급수의 전주천 물을 먹는물로 공급받는 것을 거부할 경우, 연간 110억원이 더 비싼 용담댐 물을 공급 받는 것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특히, 용담댐 물은 수자원공사가 판매하는 물이어서,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대아리댐 물을 하천 수질개선용으로 전락시키는 대신 수자원공사의 배를 불리는 결과를 낳고 있는 국토부와 환경부에 대해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국토해양부와 환경부는, 국무총리실 새만금추진기획단의 새만금종합실천계획에 따라 '만경강.동진강 마스터 플랜 수립 용역'과, '새만금 수질 개선 용역'을 각각 발주한 상태다. 이 용역결과는 오는 12월 납품될 계획인 가운데, "기존 대아리댐으로부터 익산의 생활용수와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대간선 수로를 폐쇄하고, 대아리댐의 물을 전주천으로 희석시켜 수질을 개선하면서 만경강으로 흐르는 3급수의 물을 삼례천에서 펌핑해 익산에 공급하겠다"는 용역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익산시을 비롯한 수질관계 전문가들은 "새만금 수질 개선을 위해 하천에 정화장치나 생태축 정화장치 등을 마련하는 등 일반적이고도 보편적인 것은 하지 않으면서 익산시민의 생계를 담보로 정책을 수립하는 행위는 부당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기존 대간선수로를 통해 대아리댐 물을 공급하는 것이나, 전주천으로 희석된 대아리댐 물을 펌핑해서 공급하는 양이 똑같은데도 구태여 그렇게 하려는 저의를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익산시는 현재 대아리댐으로부터 대간선수로를 통해 1급수를 공급받아 익산시 전체 생활용수 중 55%를 신흥정수장과 금강정수장에서 이 물을 정수해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국토해양부와 환경부의 용역이 현실화되어 삼례천에서 펌핑 받을 경우 3급수의 물을 정수하는 비용만도 현재보다 480억 가량이 더 소요된다. 이렇게 되면 익산시가 삼례천에서 3급수의 전주천 물을 펌핑받아 정수해 사용하는 것보다는 비용이 낮고, 현재보다 110억원 가량 더 비싼 수자원공사의 물을 궁여지책으로 사용할 수 밖에 없어 연간 110억원의 시민들 부담이 가중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토해양부와 환경부의 용역 추진은, 새만금 수질개선을 빌미로 현재보다 세배나 비싼 수자원공사의 물을 사용토록해 수자원공사의 배를 불리려는 저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익산시는 이에 대해 현 시설을 절대적으로 고수한다는 안을 정부와 도에 제시하는 한편 정부가 용역을 현실화 하려 할 경우 대 농민 반대운동 등을 펼치는 등 전면적인 반대운동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또, "만일 정부가 이 용역계획을 반드시 현실화 하겠다면, 수자원공사의 물 값을 현재 기존의 대아리댐 물값 수준과 맞게 조정한다면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 6일 수자원공사는 "우리는 용역추진 과정을 듣고 있을 뿐, 간여한 적이 없다. 우리는 당초 익산시에 우리 물을 100% 공급하려 했지만 익산시는 45%만을 받고 있다. 이번 용역수행은 국가이익을 추구하는 것이고, 그로 인해 우리 물을 익산시에 공급하는 것은 반사이익일 뿐이다"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또 농촌공사가 관리하는 대아리댐 물에 비해 수자원공사의 용담댐 물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에 대해 "물값 조정을 위한 내부작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와 환경부 용역 관계자는 "현재 이 계획을 분석수준 단계에 있으며 검토중인 사안이다"면서, "민감한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전라북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용역을 진행하는 사항에 대해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전북도의 입장을 표명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도는 지난 8월 10일 정부의 새만금 종합실천계획상의 수질 개선 대책에 반영하기 위한 세부적인 추진 사항을 마련, 오는 연말 정부가 최종 확정할 새만금 종합실천계획에 반영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익산시 관계자는 전북도의 태도에 대해 "오히려 전라북도가 이 사업을 더 원하고 있다"며, "이는 익산시민들을 무시하는 처사이다"고 비난했다. 

익산시는 지난 10년 동안 농어촌공사의 대아리댐 물보다 2배나 비싼 수자원공사의 용담댐 물을 취수하면서 약 100억원의 추가 비용을 시민들에게 분담시켜 왔다.

익산시는 현재, 농어촌공사로부터 고산 대아리댐 물을 톤당 84.94원에 매입, 정수 과정을 거친 물을 하루 7만8,000톤씩 시민들의 먹는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하루 총소비량의 55%를 점유하고 있다.

익산시는 이와 함께, 수자원공사로부터 정수된 용담댐의 먹는물을 톤당 394원에 매입해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총소비량의 45%를 점유하고 있다.

농어촌공사의 대아리댐 원수를 정수하는데 소요되는 톤당 비용이 46.54원인 것을 감안하면, 원수가격과 정수가격을 합산한 톤당 물 값은 131.48원이다. 따라서 익산시는 대아리댐 물보다 톤당 262.52원이 더 비싼 용담댐 물을 취수하고 있는 것이다.

익산시의 신흥정수장 및 금강정수장에서 구입하는 대아리댐 원수량은 연간 2,847만톤에 이르고 연평균 37억4,323만원을 최종 먹는물 값으로 지불했다. 익산시는 또,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정수된 용담댐 물을 연간 1,861만톤에 연평균 73억3,431만원을 먹는 물 값으로 지불했다. 이를 환산하면 익산시는 연간 10억원의 혈세를 낭비해 온 꼴이다.

게다가 익산시는 수자원공사에 물이용 분담금을 톤당 160원씩 별도로 부담하고 있어 실제 먹는물 구입가격은 톤당 554원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감암하면 대아리댐 원수가격 보다 사실상 세배나 비싼 용담댐 물을 취수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익산시는 용담댐물을 받으면서, 11월 27일 현재 신흥정수장을 통해 하루 총 생산량 6만톤 중 80%인 48,000톤까지 대아리댐 원수를 먹는 물로 생산할 수 있는데도, 하루 4만여톤 밖에 생산하지 않고 있는 등 비효율적인 공기업 운용 실태를 보이고 있다. /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