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축산분뇨 종합대책이 없어
익산시가 축산분뇨 처리에 관한 종합적인 계획 없이 관련부서마다 각개전투식으로 추진하고 있어 중복투자 및 예산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축산분뇨 발생량과 처리시설의 용량이 서로 맞지 않을 경우가 문제다.
분뇨가 많이 발생되면 처리시설을 확충해야 하지만, 반대로 양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처리시설을 확대할 경우 나중에는 공급이 부족해 타 지역 축산분뇨까지 반입해야 하는 상황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
축분 발생량
2012년부터는 축산분뇨의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되는데, 우분(소똥)이나 계분(닭똥)은 농가나 처리업체에서 소화해낼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해양투기 금지 대상이 되는 것은 돈분(돼지똥)인데, 익산시에서는 2009년 12월 기준 18만9천여 마리의 돼지를 키우고 있다.
두당 평균 5㎏의 분뇨를 발생시킬 경우 하루 축분 발생량은 950톤 정도다.
축분은 감소추세
돈분은 전문시설에서만 처리되는 것이 아니라 각종 개인 사업장에서 퇴비나 비료의 원료로 사용되고 농가에서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경축순환자원화센터, 공동자원화사업장, 퇴비나 액비를 생산하는 각종 개인 사업장, 개별 농가에 확산되고 있는 액비저장시설 등을 감안 할 경우 축산분뇨처리장에서 처리해야 할 분량은 날로 줄어들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에서 개별 농가나 구역 단위로 축분을 이용해 유기질 비료나 액비로 전환하는 시설을 보급하고 있는 추세다.
게다가 정부와 전라북도, 익산시는 새만금으로 흘러드는 수질 개선을 위해 익산시 전체 돈분의 73%를 차지하고 있는 왕궁면 축산단지를 오는 2015년까지 완전 철폐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30억원을 들여 현재 운영되고 있는 축사를 연차적으로 사들일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축산분뇨처리장에 반입되는 돈분이 현격하게 줄어드는데 현재 익산시에서는 처리시설 보강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처리시설 과잉될 수도
현재 익산시는 왕궁면 축산단지 인근에 조성된 가축분뇨처리시설을 563억여원을 들여 내년 6월까지 보강할 계획인데, 일일 처리 용량은 700톤이다.
주민 반대에 부딪혀 있는 ‘바이오가스공장’에서 사용할 축산분뇨는 190톤인데, 익산시는 대체 사업장 또는 부지를 물색 중이다.
현재도 함열읍 흘산리 공공처리장에서 하루 130톤, 같은 지역에서 시험가동하고 있는 공동자원화시설에서 130톤, 경축순환자원화센터에서 50여톤을 처리할 수 있다.
따라서 2015년까지 왕궁축산단지 내 축사 매입이 완료될 경우 현재 보강사업을 벌이고 있는 왕궁 축산분뇨처리장이 없어도 기존 시설에서 처리가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익산시 축산당국 관계자는 “2012년부터 돈분의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돼 처리시설을 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양투기 분량은 날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며, 그 양도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군산시에 있는 해양투기 전문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익산시에서 발생해 바다에 던져진 돈분의 양은 총 6천톤 정도며, 올해는 다소 줄어들어 5천500여톤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양을 하루 단위로 계산할 경우 15~16톤 밖에 되지 않는다.
이 정도 양이라면 따로 처리시설을 보강하지 않아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며, 시험가동하고 있는 흘산리 공동자원화시설만 본격 가동해도 익산시내에서 해양투기 되는 돈분의 전량을 소화해 내고 남는다. 모자라는 돈분을 타 지역에서 반입해 처리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협약변경 종합대책 시급
이런 상황에서 익산시는 왕궁 축산단지에서 나오는 축분을 처리하기 위해 일일 700톤 분량의 시설을 보강하고 있고, 바이오가스공장 설립 등을 계획하고 있다.
민간사업자가 127억여원을 투자하는 왕궁 축산분뇨처리장 보강사업은 11월 11일 현재 건축공사만 완료된 상태며, 기계, 전기시설 등은 내년 6월까지 완공된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익산시가 민간투자자와 협약을 변경해 돈분의 발생 추이에 맞게 처리용량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부족한 돈분을 조달하기 위해 2015년 이후에는 타 지역에서 축분을 들여와야 하는데, 굳이 외부에서 축분을 들여와 처리한 후 저질의 하수를 새만금으로 방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새만금 유역 수질 개선정책에 역행하는 것은 물론이다.
만약 왕궁 축산분뇨처리장이 익산시 돼지농장에서 돈분을 공급받을 경우, 퇴비나 액비를 만드는 여타 일반 사업장에서는 돼지똥이 모자라 타 지역에서 들여와야 하는 일종의 ‘돈분 끌어오기 경쟁’에 빠질 수도 있다.
축산분뇨를 처리하는 업체 관계자는 “분뇨 처리시설은 기본적으로 혐오시설이고, 타 지역에서 돈분을 반입하지 않고 익산시에서 발생하는 것만 지역 내에서 처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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