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배숙 의원이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양상이다. 이미 익산시의회가 명분과 타당성 결여를 이유로 들어 부결시킨 '익산국제돌문화비엔날레 지원 조례안'을 어떻게 해서든지 관철시키려는 막힌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조배숙 의원과 그의 몇몇 측근 시의원들은 휴지통에 들어간 같은 안건을 다시 꺼내서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 할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의원 3분의1의 서명을 받아야 의원발의로 안건을 본회의에 상정 할 수 있지만 녹록치 않은 분위기다. 이는 절차를 중시하는 의회가 스스로 본래적 기능을 역행하는 것이며, 자신이 내린 결정을 스스로 뒤집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자기부정을 무릅쓰고 힘있는 정치권력의 거수기 역할을 한다면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할 동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같은 정서를 감지한 조배숙 의원은 갑·을 지역을 망라한 여성 시의원들을 만나, '익산국제돌문화비엔날레'에 당해년도 예산 10억원을 익산시 돈으로 세워주도록 요청하는등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익산시가 조배숙 의원을 위시한 정치권력의 영향권안에 들어가 있는 점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익산시는 이미, 민간의 (재)국제돌문화비엔날레에 법인 설립비용으로 2천만원을 지원했다가 자체감사에 의해 불법지원한 사실을 확인하고 그 중 일부를 회수한 상태다. 또, 공무원 2명을 아무런 근거도 없이 같은 민간 법인체의 사무실에 수개월동안 파견했다가 비판 여론이 일자 복귀시키기도 했다.
이런 사업주체의 문제를 비롯한 탈법적인 행태, 타당성 결여에도 불구하고, 조배숙의원은 당조직을 동원하면서까지 자치단체의 대의기관을 유린하는 일을 서슴지않고 있다. 조 의원은 여성 1호 검사였고, 판사였으며, 대의기관의 한 구성원이다. 그것이 민주당 을지역위원회의 성찰 지점이다.
재량에는 엄격한 평가와 책임이 따라야 한다
익산시와 익산시의회가 시의원의 재량사업비 운용방안에 대한 합의를 했다. 시의원들이 대부분 선심성 경비로 지출해왔던 재량사업비의 용도를 공유시설 시설비로 국한한다는 것이다. 또한 연간 1억원이던 재량사업비를 2억원으로 증액한다는 것이 합의의 주요내용이다.
그동안 시의원들의 재량사업비에 대한 문제점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재정자립도가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익산의 취약한 재정 형편에 부담을 주는 만큼 효용을 창출하지 못하였다는 것이 시민들의 지적이다. 시의원들이 집행한 재량사업의 상당부분이 자신들의 선거구 유권자들을 의식한 선심성 경비로 지출된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재량사업이 분명히 현역 시의원의 프리미엄으로 작용하여서 시민의 혈세가 오히려 공정한 선거 분위기를 저해하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재량사업비 집행의 명료성과 투명성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각종 이해관계에 따른 잡음까지 이는 등 재량사업의 폐해가 적지 않았다. 적지 않은 시민들 사이에서 시의원 재량사업비 폐지와 그 예산을 시민복지와 지역발전을 위한 사업의 개발과 투자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여론을 공유하고 있다.
재량(裁量)은 자기의 생각과 판단에 따라 일을 처리하는 것이다. 그래서 재량사업권이 능력 있는 시의원에게 적정한 책임과 권한 내에서 주어지면 이점이 매우 많다. 당초의 시정계획에서 누락되거나 예기치 못한 긴급사업의 필요성이 제기되거나, 시의원의 양식과 소신으로 지역발전과 주민복지향상을 위한 사업을 개발하는데 재량사업비가 투입된다면, 재량사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겠다. 반면에 재량사업권 행사에 대한 소통과 평가, 통제를 위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재량사업권은 독단으로 빠지기 쉽다. 그래서 시의원이 추진하는 재량사업에도 엄격한 평가와 함께 책임을 묻는 장치가 있어야만 한다.
재량사업비는 어떻게 운용되느냐에 그 효용이 달라지기 때문에 흑백논리나 양비론적 입장으로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는 시의원 재량사업의 건전화를 위해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재량사업 선정기준을 정립하여 임의성을 배제하고, 선정사업에 대한 사전 및 사후 타당성 검토를 철저히 해서 비효율성을 제거하라는 것이다. 둘째, 예산집행 과정에서 일체의 낭비요소를 없애고, 투명성을 확보하라는 것이다. 셋째, 재량사업비의 항목을 선거구 사업비와 의회차원 사업비로 세분화하고 초기에는 선거구 사업비의 비율을 줄이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재량사업의 선심성 사업화 소지를 최소화 하고, 선거구를 넘어서 익산 전체의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사업을 개발하라는 것이다.
똑같은 물을 독사가 마시면 독이 되지만, 젖소가 마시면 우유가 된다는 말이 있다. 보다 유연하고 진취적인 시각을 갖춘 시의회가 재량사업비를 독으로 만드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