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냄새로 잠 설쳐..두통 호소

주민들에 의해 악취를 내뿜고 있다고 추정되고 있는 국도화학공장.

엘지생명과학 익산공장. 주민들은 악취발생여부에 대해 회사가 나서서 공개적으로 소명해야한다고 말한다.

익산시 제2공단 내 'LG생명과학 '과 '국도화학'이 지난 5월부터 10월 초까지 익산시 전역을 휩쓸었던 정체불명 악취의 주요 발생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익산시가 지난 8월 27일부터 11월 13일 현재까지 LG생명과학을 비롯한 우남콤비타운, LG자이아파트에 설치한 악취포집기의 데이터를 열람,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익산시민들이 극심하게 고통을 받았던 8월에서 9월사이 LG생명과학에서는 가장 높은 강도의 악취를 매일 내뿜었다.

또, 국도화학은 악취가 최고조에 달했던 8월 27일 무방비 상태로 악취를 방출했다. 
 LG생명과학에 설치된 악취포집기는 8월 27일부터 9월 11일까지 악취강도 최고치인 5.0을 기록했다. 따라서 주민들은 LG생명과학과 국도화학 등이 아파트에서 가장 가깝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바람을 타고 악취가 퍼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같은 기간 중 가장 극심한 고통을 수반했던 8월 27일 나머지 2곳의 악취 포집 데이터를 보면, 당일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자이아파트에서 악취강도 4.3, 희석배수(일정한 범위 안에서 악취를 제거하기 위해 맑은 공기를 투입하는 양) 546.9를, 우남콤비타운은 악취강도 최고치인 5.0, 희석배수 62.4를 기록했다.

이날 익산시 민원일지에 따르면, 새벽 2시반에는 가스냄새가 심해 잠을 이룰 수 없었다는 내용과 새벽 3시에는 어양현대아파트에서 "심한 악취로 병원에 입원할 정도였다"는 민원이 잇따랐다.

당시 야간 당직근무를 한 공무원들의 순찰 일지에는 "새벽 3시 42분에 매우 심한 정체불명의 악취가 국도화학 근처에서 감지됐고, 공무원이 국도화학을 점검한 결과 악취소각시설인 RTO(재생열 산화장치) 처리 공정에서 매우 심한 악취가 발생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LG생명과학'과 '국도화학' 모두 악취소각시설인 RTO를 갖추고 있으며, 이 RTO시설에 문제점이 발생하거나 가동을 하지 않을 경우 특히 악취가 심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두 회사 공정과정을 보면, 국도화학은 알콜과 아세톤을, LG생명과학은 이소프로필알콜을 취급하고 있는 등 두 회사 모두 악취를 운반할 수 있는 대량의 휘발성 물질을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LG생명과학'과 '국도화학'은 모두 유기성 화합물질을 취급하고 최종 부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미생물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들 회사는 RTO 시설을 운영하려면 대량의 전기료를 부담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원광대학교 생명나노화학부 교수들은 익산시가 지난 8월 27일 발표한 왕궁축산단지가 악취의 근원이라는 주장이 전혀 근거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교수들은 또 "LG생명과학이 바이오의약품과 동물의약품 등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국도화학은 에폭시(epoxy)수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휘발성 물질과 함께 대단위 악취를 발생시킬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면서 "공장이 취재를 거부하지 않고 생산공정을 밝히고 공개할 경우 그들이 대단위 악취를 발생하는지 여부에 대해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LG생명과학과 국도화학은 생산공정과 RTO시설 가동일지, 악취발생사실 확인 등을 위한 일체의 취재를 거절했고, 국도화학측은 "악취를 발생시킨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익산시민연대는 이와 관련, "익산시가 환경부와 연계해 악취발생기업에 대한 전면 재조사를 착수해야 한다"며 "LG생명과학과 국도화학은 사실여부를 명확히 밝히고 문제가 있다면 대시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익산시 부송동, 어양동, 영등등을 비롯한 악취 발생 지역 8만여 시민들과 익산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2003년부터 2008년까지 5년동안 그리고 2010년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 동안 익산시에 악취를 유발한 업체들에 대해 1인당 1백여만원씩 총 1천억여원의 손해배상 소송에 돌입할 움직임을 보여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