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의 재래시장현대화사업이 곳곳에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대부분 현대화한 재래시장은 건물부터 당초 취지를 역행해 이용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특히 아케이드로 비를 가린 창인시장의 경우는 사업단초부터 상인들간 내부갈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그 반목의 중심에는 회장의 독단과 사업추진 내용의 비공개에 대한 상인들의 불만이 있다. 냉동창고를 짓던 업자가 지난 4월 공사를 중단하고 돌연 철수한 것도 그와 궤를 같이한다.

창인시장 상인회의 내부 갈등은 5년 전부터 계속되어왔다. 재래시장현대화사업의 업권을 차지하려는 개인들간 진흙탕싸움이 계속되었고, 이로인해 사업은 장기간 표류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이 과정에서 익산시가 일절 뒷짐을 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상인들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행정절차로 인해 발생한 불법과 그에 따른 상인회의 분란을 강건너 불구경했다.

회장 선출이 절차상 불법으로 이루어진 정황이 뚜렷한데도 익산시는 특정한 상인을 시장의 회장으로 등록하고 그와 사업추진 협약을 체결했다. 재래시장현대화사업은 궁극적으로 영세한 상인들을 보호하자는데 있는데, 영세상인들과 정면으로 대척점을 이루는 중대형마트를 재래시장현대화사업비로 증축해줬다. 끊임없이 특혜시비와 부적성이 제기되었지만 모르쇠로 일관했다. 창인시장통에 연접한 문제의 중대형마트는 증축해 준 시장통 쪽 점포를 여러개로 나누어 영세상인들에게 버젓이 임대해 주고 그 이익을 챙기고 있다.

약 30억원이 투입되는 이 창인시장현대화사업은 당초사업계획에서 북측 1/3을 축소하는 설계가 변경되었다. 그러나 사업비는 전부 써서 없어져버리는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또 상인들은 완공된지 채 1년도 안 된 도로의 바닥이 패이는 등에 따른 부실공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주된 사업들이 완공된 마당에 상인들간의 갈등은 오히려 심화되고 그로 인해 냉동창고 공사 표류와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이제 창인시장 문제는 공무원들을 신분상 어려움에 처하게 했고, 사직당국의 판단에 맡겨질 공산이 높다. 창인시장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처음부터 청산할 때가 됐다.

교육의 희망을 저버린 도 교육위원들

학부모들은 상명하복식 획일적인 교육의 틀이 학생의 창의력을 억압하는 현실을 오래전 부터 고민해 왔다. 더이상 기대 할 것이 없는 제도권의 낡은 교육현장에 회의를 느끼고 대안교육을 꿈꾸던 학부모들에게 혁신학교는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가 공동체를 이루고 참여와 자율을 바탕으로 참된 학교를 세우자는 취지, 교사 나름의 방식과 학부모와 지역 주민이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학습프로그램을 편성하는 등 질 높은 교육을 구현하자는 게 혁신학교다.

그것은 주입식교육에서 벗어나는 것이고, 학생들이 교육 내용을 체감하면서 자발적으로 탐구하는 시스템이다. 학생들간, 학생과 교사 간에 의견을 교환하면서 개개인의 잠재력을 활성화시켜 창조적이며 능동적인 인재를 육성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익산지역에서는 기존의 닫힌 구조를 무너뜨리고 열린구조를 지향하는 혁신학교가 성당초 하나 뿐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있다. 하물며 지난 3일 전라북도 교육위원회가 도교육청이 편성한 혁신학교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은 학부모들에게 큰 상실감을 안겨주고 있다.        

학교 안에서 상하 계통과 교사와 학생 또는 교사와 학부모들간의 수평적 쌍방향의사소통을 혁신을 이루는 방법으로 채택하고 있는 제도다. 개인의 주체성을 강조하고 창의력을 강조하는 교육방식이다. 도 교육위원회의 이번 행태는 실로 교육의 희망을 짓밟는 처사다. 특히, 이번에 선정된 혁신학교는 대부분 농촌 및 도시에 있는 비인기학교들이다. 소통과 협력, 배움의 즐거움,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학교를 만들자는 희망을 무참히 짓밟는 것이라는 비판을 불렀다.

혁신학교 추진은 도내 70여개 학교가 신청할 정도로 공감대를 이룬 사안이다. 학교 안에 있는 모두가 행복해지는 일을 못하게 하는 이유가 뭔지 학부모들은 납득하지 못한다. 도 교육위원회의 구성원들은 스스로 무늬만 교육위원들이 아닌지 스스로 성찰해 보기를 바란다.

이번 교육위원들의 예산 삭감은, 혁신학교를 준비하면서 지역사회와 학부모, 교사가 함께 모여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기울였던 수많은 노력을 외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교육위원들이 선출직으로서 향후 학부모들이 전개할 서명운동, 소환운동, 규탄대회 등을 걱정하기 이전에 자신들의 존재이유에 대해 먼저 생각해봐야 할 국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