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민간자본으로 공공사업을 진행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어 재정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관련기사 3면>

하수처리장과 하수관거, 축산폐수처리장, 모현도서관에 이어 2단계 하수관거사업과 복합문화센터도 민자로 추진할 계획이다.

민간투자는 흔히 민간업자가 자비를 들여 시설을 건립한 후 직접 운영하면서 수익을 챙기는 방식(BTO)과 시설을 완공한 후 공공기관으로부터 임대사용료를 받는 방식(BTL) 등으로 이뤄진다.

익산시는 2008년 4개 하수처리장을 BTO 방식으로 준공했는데, 20년 동안 매년 수십억원의 운영비를 민간투자회사인 전북엔비텍(주)에 주고 있다.

올해 4월 준공되는 모현도서관은 104억원의 민간자금이 투자된다. 익산시는 ‘한국교육투융회사’가 최대주주인 ‘익산지식공유주식회사’에 매년 11억여원의 임대료와 운영비, 20년 간 총 218억여원의 비용을 상환해야 한다.

오는 6월 기능보강사업이 완료되는 왕궁축산폐수처리장(민간투자만 127억원)은 BTO 방식인데, 벽산건설 등이 주주로 참여한 ‘뉴워터주식회사’에 매년 70억원정도, 15년간 1천억원넘는 돈을 갚아야 한다.

민자로 진행되는 사업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하수관거 사업인데, 06년부터 시작된 하수관거사업에 701억원의 민자가 투자됐다.

‘한국BTL일호주식회사’ 등이 지분 참여해 만든 ‘푸른환경’(주)에 익산시가 지급하는 연평균 임대사용료 및 운영비 상환액은 65억원, 20년간 1천300억원이다.

09년부터 시작해 올해 공사에 들어가는 2단계 하수관거사업에는 695억원의 민간자금이 투자된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 등 5개 건설회사가 구성한 ‘청정익산’(주)은 향후 20년 동안 익산시로부터 1천727억원, 매년 평균 85억원의 임대료 및 운영비를 받는다.

익산시가 올해 시장 공약사업으로 추진할 복합문화센터도 민자사업이다.

공연장과 미술관을 만드는 이번 사업에 농협중앙회 등으로 이뤄진 민간사업자는 390억원을 투자하는데, 익산시는 연평균 51억원, 20년 동안 1천억원이 넘는 임대료와 운영료를 지급해야 한다.

시설 임대료를 지불하는데 국비가 30%, 많게는 70%까지 지원된다고는 하지만, 이대로라면 수년 내에 익산시는 매년 수백억 원의 예산을 고정적으로 빚 갚는데 투입해야 한다.

지방채 채무액이 1천700억원이 넘는 익산시는 올해 차입금 이자 상환금만으로 87억여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여기에다 올해부터 모현도서관 민간투자상환금 7억3천만원과 운영비 3억6천만원, 올해 완공될 ‘06년도 하수관거’에 54억1천만원의 운영비가 추가됐다.

또 금마·함열·북부·익산 등 4개 하수처리장 민간위탁사업비로 66억5천만원, 왕궁폐수처리장 운영위탁금으로 28억8천만원이 포함됐다.

현재 공사 중인 시설들이 완공되고 복합문화센터까지 조성될 경우 채무 부담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이 '국비 지원이나 자체 사업으로 하지 못하면 민간투자로 해결하면 된다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