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6일 주택법 개정으로 인해 향후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입주자대표회의 또는 입주민들의 의사가 있을 경우 관리업체를 교체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전국 600여개의 관리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고, 최저입찰가격 경쟁으로 인해 관리업체가 교체될 경우 관리의 질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른 현실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방향성을 찾아 아파트에 거주하는 입주민들을 위한 관리의 질 및 삶의 질 향상에 기여코자 한다. <편집자 주>

익산의 아파트 관리 현황

주택법은 300인 이상이 거주하는 공동주택의 경우 반드시 주택관리사를 두고 의무적으로 관리토록 하고 있다.

익산시 내 300인 이상 의무관리대상 아파트는 110여개이고 총 5만6천394세대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2010년 12월말 현재 익산시 등록 11만 8천세대, 30만7천여명의 인구에 비교하면 익산 전체 세대의 50%가 의무관리대상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300세대 이상 의무관리 대상 아파트 110여개 중 자체관리 37개이고, 서영주택이 27개, 신세기대송금강주택이 15개, 대한주택이 15개 등 총 12개의 관리업체가 관리하는 아파트는 총 64개이다.

개정된 주택법의 긍정과 부정

지난해 7월 6일 개정시행된 주택법에 따르면 공동주택의 ‘관리방법의 결정’은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 또는 전체 입주자등의 10분의 1 이상이 제안하고, 전체 입주자 등의 과반수가 찬성하는 방법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그러면서 법은 입주자 등이 관리방법을 주택관리업자에게 위탁하여 관리하기로 결정하는 경우 입주자대표회의는 국토해양부장관이 고시하는 경쟁입찰의 방법으로 주택관리업자를 선정하여야 한다고 고시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주택법은 단서조항을 두었다. 기존의 관리업체가 존재할 경우인데, 계약기간이 만료된 주택관리업자를 다시 당해 공동주택의 관리주체로 선정하는 경우에는 관리규약에서 정하는 절차에 따라 입주자 등으로부터 사전에 의견을 청취한 결과 입주자 등의 10분의 1 이상이 서면으로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경우에 한정하여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는 두가지의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한다.

하나는 주택관리업체의 선정을 경쟁입찰에 의하도록 함으로써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의도이다.

다른 하나는 가능한 한 기존의 관리업체가 있는 아파트의 경우는 입주자 등 10분의 1 이상이 서면으로 이의제기를 하지 않을 경우 관리업체를 변경하지 않도록 하는 것과, 입주자대표회의가 3분의 2 이상이 반대하지 않는 한 기존의 업체와 재계약을 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과 더불어 부정적인 상황이 발생할 개연성도 충분하다.

관리업체가 수준높은 관리를 했다 하더라도 동대표회의와 마찰 또는 인간적으로 원만하지 않은 관계가 형성되었을 경우 동대표회의에 의해 기존의 관리업체가 밀려날 소지가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입주자등으로부터 의견을 청취한다 하더라도 그 의견의 신뢰성을 평가할 척도가 없고 의견을 청취하는 방법에 대한 논란이 발생할 소지가 크다.

또한 아파트 관리를 평가할 평가척도 역시 전무하기 때문에 다분히 동대표회의 몇몇 사람의 의견 또는 입주자대표회의 3분의 2의 의견이 아파트 입주민 전체의 의견으로 왜곡 및 오용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이웃의 주거자의 얼굴도 잘 모르고, 아파트동대표회장이 누구인지도 잘 모르는 현재 아파트 생활 문화에서 이 견해는 충분한 합리성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현재 관리하고 있는 관리주체에 대한 관리실적 및 재계약 조건을 평가할 평가척도가 없는 것이 가장 커다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경쟁입찰 및 최저입찰제의 문제점

지난해 7월 6일 시행된 주택법의 최저가 낙찰제의 부작용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어 현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울산, 경기도 고양시, 의정부 등에서 ㎡당 1원을 제시한 업체가 낙찰된 사례들이 발생했다. 그 가격으로는 주택관리에 문제가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과 함께 관계자들은 국토해양부 고시가 '최저 낙찰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공동주택관리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반경쟁입찰의 경우 사실상 기존업체 배재로 해석되고 새로운 업체가 선정되면서 동시에 현재의 직원들에 대한 집단 실직 상황이 야기된다. 또한 일반경쟁입찰의 경우 지역제한이 원천적으로 배제된다.

전국 600여개 관리업체면 누구나 입찰에 응할 수 있다. 또한 선정 및 낙찰기준의 복잡 혼선으로 관련 법적분쟁이 우려되고, 전북지역의 경우 사업자선정기준에 100% 충족하는 전북 유자격 업체가 전무하다는 전북지역 관리업체의 주장이다.

관리업체들은 또, 공동주택 입주자들에게는 다소 가격이 높더라도 만족스런 용역을 제공하는 업체를 선택할 자유가 상실된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주택관리업체뿐 아니라 하자보수보증금을 사용한 보수공사업체, 각종 용역업체 등의 선정에도 경쟁입찰과 최저가 낙찰제를 적용하기 때문에 제한의 필요 최소성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 과잉규제의 의심이 짙다고 지적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의 3.3㎡당 30원 하는 아파트 위탁수수료가 최근 1원의 위탁수수료에 낙찰되는 사례가 발생했는데, 이는 위탁관리업체 등의 과다경쟁이나 실적 쌓기 경쟁에 선량한 희생자들이 양산되고, 관리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 

방향성 입주자대표자들의 무지 탈출

주택법의 개정으로 인해 그동안 수의계약으로 관리업체를 선정하던 모든 아파트는 관리업체 선정문제에 봉착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사항에 대해 동대표회의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사안을 알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정부 또는 익산시가 그들에 대한 교육 또는 구체적인 안내를 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때문에 동대표회의는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관리업체가 안내하는 대로 수의계약을 통한 재계약을 하던지 아니면, 관리업체 또는 동대표회의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새로운 업체로 변경하려 하는 과정에서 혼선과 법적 논쟁을 거치고 있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에 있다.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지만 정부는 지자체에, 익산시는 아파트 관리에 대한 부분은 동대표회의가 독립적으로 판단해서 해야할 일이라면서 뒷짐을 지고 있다. 

익산시가 타 지자체와 구별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현실을 파악하고 세부적이고도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 교육 및 홍보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동대표회의의 독단을 막고, 실력있는 관리업체의 선정을 통해 삶의 질 향상을 꾀하고 바람직한 공동체상을 마련해야 한다.

지역업체 발전 ·관리의 질 향상이 과제

일반경쟁입찰의 경우 전국의 모든 관리업체가 입찰에 응할 수 있어 자칫 지역업체가 설자리를 잃을 개연성이 있다. 또한 지역업체의 탈락과 함께 자칫 대규모의 실직이 우려되고 있다.

이 경우 일반경쟁입찰 외 제한경쟁입찰과 지명경쟁입찰 두가지의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제한입찰의 경우 법과 지역에 맞는 제한을 두어 지역업체로 하여금 참여의 기회의 폭을 넓히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또  지명경쟁입찰의 경우 5개의 업체를 관리주체인 동대표회의가 지명한 뒤 입찰에 참여케 하고 이 중에서 한 업체를 선정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경우 지역업체보다 더 훌륭한 관리를 할 수 있는 업체의 참여를 제한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넓은 차원에서는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업체들이 더욱 더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관리의 질을 향상시킬 필요가 절실하다.

입주민의 권익과 재산보호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공동주택의 관리는 매우 중요한 익산시정의 과제이다. 인구의 절반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음을 시사할 때 익산시의 개입이 절실한 시점에 있다.

익산시의 개입으로 아파트 동대표회 관계자들에 대한 철저한 교육을 통해 방향을 모색토록 익산시가 나서야 한다는 여망이다.

또한 관리업체 역시 과거의 관습으로부터 탈피해, 새로운 모습으로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다가가고, 더욱 더 질 높은 관리를 위해 전문성을 겸비하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게 지역 입주민들과 관리업체 관계자들의 여론이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