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심리> 기부주체 공방

지난해 12월 20일 오전 11시에 열린 1차 심리는 기부주체가 누구냐가 쟁점이었다.

이날 검찰은 피고인 3명에 대해 "지난 2007년 7월 경 '전북대 익산대 통합 합의 촉구 익산시민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시민단체 대표들에게 '운영경비 지원'을 약속하고 5개월 뒤인 12월 경 담당계장인 장모씨와 상의한 후 대책위원회 관계자인 오모 국장에게 3천만원을 송금하는 등 공모해 기부행위를 한 것"이라고 공소 요지를 밝혔다.

반면, 변호인단은 "이 시장은 운영경비 지급을 약속한 바 없고 농협시지부가 대책위원회에 지원한 것에도 관여하지 않았으며, 3천만원의 송금 건도 전혀 모르는 일이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이어 "다만, 이 시장이 '걱정하지 말라'고 한 말은 구체적인 의사표시가 아닌 법령에 가능한 범위 내에서 협조하라고 한 의례적인 사항"이라고 검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변호인 측은 "대책위에 3천만원을 기부한 곳이 농협이기 때문에 기부 주체를 농협익산시지부로 봐야 하고, 이 시장은 기부의 주체가 아니다"고 강조한 뒤, "농협 익산시지부는 2006년 3억원, 2007년 1억 5천만원 등 지역사회 환원 차원에서 해마다 기부하는 것으로 대책위에 준 3천만원도 기부의 일환으로 봐야한다"고 논박했다.

<2차 심리> 엇갈린 증언 위증논란

지난 13일 열린 3차심리에서는 당시 시민대책위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서로 엇갈린 진술로 대치, 위증 논란이 일었다.

이날 심문에서 당시 시민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씨는 3차례의 검찰 진술을 뒤집고 "이시장의 금품지원 약속은 없었다"고 진술한 반면, 당시 수석부위원장을 맡았으며 이 사건을 진정한 최씨는 " 이 시장이 금품지원을 약속하고 실제 지원했다"고  같은 자리에서 서로 상반된 진술을 했다.

검찰은 이 시장이 금품을 약속·지원했다는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했고, 변호인측은 금품지원을 약속하지 않았다는 점과 당시 궐기대회에서 시민단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그동안 지역기관을 전주로 빼앗겼던 시민 입장에서 시민운동이 절박했다는 점을 관철시키는데 변론의 촛점을 맞췄다.

김 위원장은 " 그날의 궐기대회는 익산시는 물론 시민 모두의 이익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고, 이 시장으로 부터 어떠한 자금 지원도 받은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당시 현판식 이후 환담 자리에서 한 이 시장의 발언은 금전적 지원이 아닌 단체장으로서의 의례적인 인사말 취지로 들었다"고 증언했다.

반면, 최씨는 "현판식 행사 직후 이 시장이 확실히 책임진다면서 그렇게 예기했고, 말렸지만 소용없었다"고 진술했다. 

<3차 심리>‘공익목적' 한 목소리

지난 24일 열린 3차 심리에서는 이날 출석한 모든 증인들이 전북대-익산대통합시민위의 활동이 공익 목적에서 기인했다는 점에 동의한 가운데, 시민위의 오양수 투쟁국장이 "박충주 당시 익산시농협지부장으로부터 받은 '재활용 시민운동 자금' 3천만원은 시민위 활동으로 발생한 비용을 보전할 목적으로 지원된 것이다"고 3년 전의 진술을 번복, 3년전의 진술을 유지한 박충주 지부장과 진실공방을 벌였다.      

먼저 증언대에 선 소통뉴스 이백순 대표는 "이미 무혐의 처분된 사실을 이제야 다시 끄집어내는 것은 법의 잣대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날 검찰측 증인으로 나선 오양수 투쟁국장 역시 당시 시민대책위 결성의 순수성과 공익적 활동 목적에는 동의했다.

변호인측 증인으로 나선 전 박충주 전 농협익산시지부장도, 농협이 많은 액수의 기부금을 지원한 것은 당시의 사안이 익산시의 최대현안 이었기 때문에 공익적 차원에서 당연히 해야할 것으로 보고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검찰측의 소환 요구를 회피했던 오양수 당시 투쟁국장은 3년 전의 진술을 완전히 번복한 뒤, 검찰측의 이 시장 관련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해 2008년 당시의 진술과 현재의 진술 사이에서 신빙성 논란이 대두됐다.

이날 오 투쟁국장은 "2007년 7월경 시청상황실에서 시민사회단체장들이 모인 첫번째 회의 당시, 자금문제가 불거지자 이시장이 걱정 말라고 했고, 농협에서 지원받도록 해줬다"고 진술했다.

<4차> "진술 번복 책임지겠다"

지난 27일 열린 4차 결심공판은 피고인들에 대한 심문과 검찰의 구형, 변호인단의 변론, 피고인들의 마지막 진술로 이어졌다. 이날 공판은 당시 공무원이었던 장씨가 당초의 진술을 번복하고 피고에게 유리하게 진술, 검찰이 당황하고 법정에 파란이 일었다.

이날 피고인 직접심문에서 장 계장은 "이한수 익산시장이 2007년 7월 16일 당시 재정지원부분을 약속했다"는 검찰 증언에 대해 "조금 과장된 증언이었다. 사실은 지원방법을 검토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정도였다"면서 이한수 익산시장의 선거법위반 사실을 강력히 부인했다. 검찰은 장씨에 대해 검찰 진술서를 제시하자 "과장되게 진술한 부분에 대해서는 모든 책임을 감수하겠다"면서 "단지 진실만을 이야기 하고 싶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이날 이한수 익산시장은 검찰의 기부금 지원 약속에 대한 심문에서 "당시 전북대 익산대 통합 당시 7월 16일 시민대책위원회 결성식에 참석하면서 참석자들에게 재정적 지원 약속을 한 것이 아니고 시장으로서 격려성 인사발언을 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이어진 검찰의 "당시 최국장에게 기부금을 농협을 통해 지원토록 지시" 했는지의 질문에 대해 "시장은 정책결정의 역할을 하는 것이고 시는 행정적 지원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시에서 법률과 규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지원하라는 얘기였다"며 세부적인 재정적 지원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시장에 500만원과 최국장 장계장에 각 100만원을 구형했다. 변호인단은 "이 사건은 기소한 것 자체가 무리였다"면서 무죄를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