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의 웅포관광지 사업기간 연장 불허와 관련, 전라북도 행정심판위원회가 익산시의 처분이 취소돼야 한다고 결정해 향후 전라북도 승인여부가 주목된다.<관련기사 3면>
익산시는 관광지 개발업자인 (주)웅포관광개발이 사업계획변경신청서를 제출할 경우 전라북도에 승인을 요청할 방침이다.
익산시 의견 반영이 관건
익산시가 전라북도에 승인을 요청하는 것은 경미한 사항을 제외한 사업계획 변경 승인권이 전라북도에 있다는 내용의 재결을 행정심판위원회가 내렸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익산시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10일 "아직 업자로부터 사업변경승인신청서가 정식으로 제출되지 않은 상태"라며 "계획서가 제출되면 검토 후 바로 전라북도에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행 관광진흥법시행령에는 업자로부터 사업변경승인신청서를 제출받은 자치단체는 20일 이내에 검토의견서를 첨부해 도지사에게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또 관광진흥법에는 도지사가 조성계획 변경승인을 하고자 하는 때에는 관계 행정기관의 장(익산시장)과 협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전라북도가 익산시의 의견을 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태다.
'안되면 말고식' 사업변경 언제까지
전라북도가 사업변경신청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논란이 되는 것은 업자의 '아니면 말고식' 사업계획 변경 및 사업기간 연장 신청이 정당한 권리 행사로써 인정될 수 있는 것인가이다.
이번에 변경하겠다는 사업내용을 보면, 2003년 처음 계획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는 점이 눈에 띈다. 숙박시설에서는 호텔·여관을 제외해 오히려 당초보다 규모가 줄었고, 운동오락시설 부문도 연못·마리나·눈썰매장이 빠지고 묘포장이 추가되는 등 새로 추가하겠다는 시설이 당초 계획보다 나아진 점이 보이지 않는다.
공공편익시설 측면에서도 특별히 시민들의 편익을 증대시키기 위한 시설이 추가되지 않았다.
휴양문화시설에서도 당초 계획과 별반 달라진 게 없다.
기껏해야 주차장과 수련시설 면적을 늘리고 호텔 대신 콘도시설을 증축하겠다는 정도다.
게다가 계획변경이 되지 않은 나머지 시설들을 완공해놓고 새로운 시설을 추가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지금까지 완공된 것은 골프장 하나뿐이다.
2003년 당초 계획에서 2006년 사업 변경 때 제외시켰다가 이번에 또 다시 조성하겠다고 끼워넣은 시설도 있다. 당초계획을 거창하게 잡았다가 2006년에는 축소하고, 이번에 다시 약간의 면적을 늘리겠다는 게 사업변경안의 핵심이다.
따라서 이런 방식의 사업계획을 언제까지 행정기관이 승인해줘야 할지 의문시된다.
하지만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업자의 행태가 계약당사자인 익산시를 상대로 신의성실의 원칙을 크게 위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7년 11월 골프장 36홀을 완성해 시범라운딩에 들어간 업자는 2008년부터 3년간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 이는 돈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익산시에 따르면 실제로 '07년 11월 말 콘도를 착공한 업자는 수개월 뒤 자금부족을 이유로 공사를 중지한 이후 1년 반 이상 끌다가 지난해 8월 다시 착수하는 듯했는데, 재차 중단했다. 콘도 이외의 시설은 손도 대지 않은 채였다.
그러다가 2009년 10월 사업계획을 변경해달라고 재차 익산시에 요구했다. 익산시의 부당행정이 아닌 공사자금 및 수익성 부족 때문에 공사를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고도 업자는 익산시에 책임을 떠넘기는 듯 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협약서에 명시한 자기자본금 200억원 중 150억원을 2011년 현재까지도 충당하지 않은 상태다. 전체공사비의 10%(190억여원)인 공사이행보증금도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납부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업자는 공사기간 연장과 사업계획 변경신청이라는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
당초 약속한 공익시설을 완공하지 않아 익산시민의 권리를 훼손하면서 다시 사업기간 연장을 요구하고 있어 권리남용 여부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공·사법은 신의성실의 원칙을 지킬 것과 권리남용을 금지하는 것을 개별법 법조항에 우선해 적용하고 있다.
협약 이행도 심판대상 되나
행정심판에서 법적인 논란이 되는 부분은 익산시와 업자간에 맺은 계약, 즉 협약서 이행 여부가 행정심판의 대상이 되는가이다.
익산시가 전라북도의 승인을 얻지 않고 사업계획변경을 불허한 것은 독단적이었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협약서 상 공사 지연시 납부토록 되어 있는 지체상금 부과 행위를 행정심판으로 막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행정심판위는 재결서를 통해 "(익산시의)공사기간 연장 불허처분으로 인해 (업자는)1일당 8천만원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을 지체상금으로 납부해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됨으로써 과도한 사익침해를 발생시켜 행정법의 일반원칙인 비례의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행정법 상의 원칙에 앞서 익산시와 업자간 쌍방간에 맺은 협약의 이행 여부가 행정심판 대상이 될 수 있느냐는 세심한 법률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변호사 A씨(45.인화동)는 "사업기간 연장 불허처분에 대한 것은 심판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지체상금 부과 부분까지 심판의 대상이 되는가의 여부는 자세한 법률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익산시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지체상금 부과문제는 법률 자문을 거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선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