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합의부(호제훈 부장판사)는 지난 18일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한수 익산시장(51)에게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 이로서 이 시장은 시장직을 계속 유지하게 됐지만, 재판부가 법리판단에서 증거 보다는 증언에 무게를 둔 점과 자치단체의 공익활동을 제한했다는 점이 사회적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기한 혐의 사실은 인정되지만, 피고가 기부를 약속하고 기부금 전달을 지시했다 하더라도 이는 공익에 입각한 것이다"면서 "또 다음 선거를 2년 6개월이나 남은 상태에서 한 행위로 해당 선거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므로 시장직을 상실할 상당의 양형을 선고할만한 가벌성은 없다고 본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시장의 기부약속과 기부금 전달 지시를 판단하는 근거로 특정 증인의 증언을 채용하고, 이를 토대로 변호인단의 법리논쟁에서 비켜섰다. 특히 익산대-전북대 통합 문제를 공익적 사안으로 보면서도 이를 처벌한 것은 자치단체의 공익활동을 사실상 제한한 것이어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이어 재판부는 최 국장과 장 계장에게 각각 7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앞서 군산검찰은 지난달 27일 "전북대와 익산대 통합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장인 피고가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단체인 시민대책위원회에 금전 제공을 약속했고, 대책위가 운영경비로 사용한 돈을 변제하기 위해 농협 익산시지부를 통해 대책위원 3명에게 오모씨를 통해 3천만원을 기부했다"면서 이한수 익산시장에게 500만원의 벌금형을, 최국장과 장 계장에게 각각 100만원을 구형했다.

변호인단은 "당시 대책위의 활동이 성공적으로 달성되어 익산시와 익산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게 익산시민들의 한결같은 생각이고, 검찰이 상을 줘야 할 일을 기소한 것은 잘못이다는 게 익산시민들의 법 감정이다"면서 무죄선고의 당위론을 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