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포관광지 개발과 관련, 국회의원과 도의원 대다수가 개발업체에 사업기간을 연장해주는 방안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전화를 통해 익산 출신 국회의원 2명과 도의원 4명의 의견을 물은 결과 국회의원은 모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도의원 중에서는 김영배(익산2)·김병옥(익산4) 의원이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배승철(익산1)

도의원은 신중론을, 김상철(익산3) 도의원은 찬성론으로 추정되는 발언을 했다.

하지만 이 사업을 바라보는 개인적 관점과는 별개로 익산 출신 도의원들이 사업계획 변경 승인권을 갖고 있는 전라북도에 중단된 채로 표류하고 있는 웅포관광 개발에 대한 해결책을 촉구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춘석 국회의원은 15일 "이 사업은 업자에 대한 특혜성 시비가 일었고, 행정의 협조에도 불구하고 업자가 약속을 어긴 것"이라고 말한 뒤 "사업을 완공할 수 있다고 완전하게 담보할 경우가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사업기간 연장 및 계획 변경을 반려한 익산시의 방침에 찬성하는 시각이다.

이 의원은 "현 사업자가 아니더라도 법에 따라 회원권이 승계되면 회원권을 가진 사람들은 피해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다른 사업자가 권리를 승계하기까지 영업은 계속 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조배숙 의원의 이신남 보좌관은 16일 조 의원을 대신해 걸어온 전화통화에서 "조 의원은 이 사업이 관광 활성화가 목적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업자의 사익 추구 쪽으로 변경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며 "사업기간 연장은 어디까지나 시민을 위한 휴식공간 조성이 전제될 때만 가능하고 골프장 업자의 이익추구 연장선상에서 허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국회의원의 입장과는 달리 도의원들의 견해는 갈라졌다. 김영배·김병옥 도의원은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김영배 의원은 "비록 기간 연장이나 사업계획 변경 승인권이 전라북도에 있기는 하지만 익산시의 입장이 더 많이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업자가 할 수 있는 것은 해놓고 계획변경을 요구해야 하는데, 지금은 업자에게 신뢰가 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까지의 방식대로 업자가 소극적으로 나올 경우 익산시가 강력하게 나서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병옥 의원은 "업자가 사업을 당초 시작할 때 사업에 소요될 자금을 충분히 마련해놓고 했어야 하는데, 그게 없었다"며 "사업기간 연장은 익산시의 입장에 따라 원칙대로 해야 할 필요성이 있지 않느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상철 의원은 사업기간 연장 또는 사업계획 변경에 찬성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 의원은 "익산시가 이 문제를 대처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을 것"이라며 "하지만 (사업기간

장 불허시) 회원권을 가진 사람이 불이익을 볼 수 있지 않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업자가 공사를 완공한다는 담보를 해놓고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면서도 "나는 회원권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골프장이 문을 닫게 되면 결국 회원권을 갖고 있는 시민들이 손해를 보게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북도의회 문화관광건설위원장인 배승철 의원은 다소 모호한 입장이다.

그는 "(2006년) 1차로 사업기간을 연장했는데, 지금까지 완공되지 않은 것은 업자가 능력이 없다는 것 아니냐"면서 "사업기간 연장은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배 의원은 "(문화관광국 업무보고 때) 회원권 가진 사람들의 피해가 없게 해야 한다고 당부한 이유는 사업기간을 연장해줘야 한다는 의미에서 한 말이 아니다"며 "다만 회원권을 산 시민과 도민, 그 밖의 사람들에게 선의의 피해가 없어야 한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입장과는 별개로 익산시 일각에서는 사업계획 변경 승인권을 갖고 있는 전라북도에 가장 영향력을 많이 미칠 수 있는 도의원들이 하나같이 웅포 문제에 침묵하고 있다는 점은 익산시민의 대표로서 책무를 방기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웅포골프장 문제가 익산시 문화관광분야에서 최대 현안으로 부상했지만 지난해 7월 제 9대 도의회 개원 이후 익산 출신 4명의 도의원들은 단 한 차례도 웅포골프장 문제를 공개적으로 추궁하지 않았다.

여론이 악화되자 지난 9일 배승철 의원이 전라북도 문화체육관광국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긴 했지만 시민들의 갈증을 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웅포 관광개발 사업계획 변경 서류를 실제적으로 심사할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 국장의 입장과 전라북도의 향후 방침, 지금까지의 사업 표류에 대한 전라북도의 책임 추궁 등 속 시원한 질의·답변은 없었기 때문이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