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개정된 '쌀소득등의보전에관한법률'을 잘못 이해하는 바람에 쌀소득보전직불금을 못받게 된 농가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2009년 6월 26일 전문개정된 '쌀소득등의보전에관한법률'은 쌀소득보전직불금을  해당지역 거주자에게 지급하던 기존 '대인본위' 기준에서 토지 소유지에서 신청하고 지급하도록 하는 '대지본위'로 변경,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익산시는 익산시에 거주(대인본위)하고 익산지역의 농지(대지본위)를 소유한 농가에 한해서만 쌀소득보전직불금을 지불하는 것으로 이 법을 잘못 이해 했다.

이로 인해 타지역에 거주하면서 익산에서 농사를 짓고 있거나, 익산에 거주하면서 타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농가 등 175개 해당농가들이 쌀소득보전직불금을 받지 못해 반발하고 있다.

쌀소득등보전직불제는 농산물 시장개방 확대에 따라 예상되는 벼 재배 농가의 소득감소를 보전하고 농가소득을 일정 수준에서 안정시키고, 아울러 추곡수매제 폐지에 따라 쌀값이 떨어질 경우 이를 보전해주기 위한 방안으로 2005년 7월부터 시행된 제도다. 또, 2009년 상반기까지 대인본위로 지급하던 것을 같은해 6월 말부터 대지본위로 개정,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익산시는 지난해 5월 14일 '쌀소득보전직불금 지급기준 마련을 위한 협의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농민연대와 협의회 회원들은 지급기준을 익산에 소재한 농지에 한해서, 그리고 익산에 거주하는 농가에게만 한정해 지급하기로 의결하는 오류를 범했다. 이렇게 법과 정면으로 상치된 결정으로 올해부터는 익산시에 거주하고 익산에서 농사를 짓는 일부 농민들만이 직불금을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실제로 익산시 오산면에 거주하는 A씨의 경우, 거주지와 바로 연접한 군산시 대야면 소재 농지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는 이유로 익산시로부터 직불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A씨처럼 같은 상황에 처해있는 익산시 관내 농가는 175가구에 달한다.  

게다가, 익산시 오산면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군산시 대야면에서 거주하고 있는 190여명의 경우도 익산시로부터 직불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피해농가들은 지난해 집단으로 군산시에 민원을 제기했고, 군산시는 익산시에 "관계법령이 토지본위로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는 점을 통지하면서 해결책을 요구했다. 하지만 익산시는 협의회에서 결정한 사항이므로 번복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일이 이렇게 되자 군산시는 2월 초 익산시에 공문을 보내 "익산시가, 군산시에 거주하면서 익산시 농지를 경작하는 농업인에게 대인본위로 직불금을 지원하지 않음으로, 군산시 '맞춤형비료 운영위원회' 등의 결정을 통해 부득이 익산시 거주 농업인에게 직불금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결국, 군산시에 토지를 두고 있으면서 익산시에 거주하는 농가의 경우 익산시로부터도, 군산시로부터도 양쪽 모두에게서 직불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익산시 관계자는 농가들이 항의하고 사태가 커지자 "오는 3~4월 경 협의회를 열고 재논의 과정을 거쳐 이러한 일이 없도록 구제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늑장을 부렸다. 

한편 쌀소득보전직불금은 고정직불금과 변동직불금의 형태로 도와 시에서 지원하고 있다. 익산시의 경우 고정직불금은 ha당 74만6천원(경지미정리구역은 59만7천원), 변동직불금은 ha당 95만원, 도 직불금은 ha당 9만3천원, 시 직불금은 ha당 4십만 7천원(지난해 기준)을 지원하고 있으며 익산시에는 현재 62억의 예산이 책정되어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