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에서 과감한 혁신이 필요한 부문 중 하나가 내부감사 및 감찰활동이다.

감사가 형식적일 뿐더러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제 식구 감싸기식' 감사관행은 자연스럽게 공직기강 해이 현상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따라서 감사정책의 과감한 혁신과 무능·부패공무원 퇴출제 실시, 한 번의 비위사실만으로도 퇴출시키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 같은 제도를 실효성 있게 시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산이 타 지역보다 각종 비위와 고소고발 등이 많이 발생하는 것은 공직자와 시민들의 의식수준에 문제가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만큼 인사가 잘못되고 있으며, 공직기강이 문란하다는 점을 반증한다.

부실한 감찰활동 

부실한 감찰은 항상 인사혁신 대상목록에 오른다. 감찰활동의 형식과 결과는 요식적인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2010년 익산시의 공직기강 감찰활동 내역을 보면 명절과 휴가철 등 4회밖에 실시하지 않았다.형식적인 감찰활동은 '09년에도 마찬가지였고, '08년에도 감찰활동은 단 6회에 불과했다.
징계도 대부분 가벼운 것으로 일관했다.

일례로 '09년에 실시했던 공직기강 감찰 조치사항을 보면, 총21건에 시정조치 18건, 주의조치 3건으로 그쳤다. 시정이나 주의만 촉구하면 그만인 셈이다. '08년에는 더욱 심했는데, 총 40건 적발건수에 개선조치 9건, 주의 2건, 시정 29건이었다.

솜방망이 징계관행 고쳐야

자체감사를 통해 부적정한 행위를 적발하고도 솜방망이 징계로 일관해왔다는 것은 고질적인 지적이다. 2010년 자체종합감사 결과를 보면, 총 332건 적발에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신분상 조치는 7건(훈계3, 주의4)에 불과했다.

견책이나 감봉같은 경징계나 정직이나 해임, 파면 같은 중징계는 한 건도 없었다. 감시가 취약한 분야에서의 감사활동도 형식적었다는 흔적이 보인다. 부적정 행정 48건 중 신분상 조치는 한 건도 없었다.  '09년에도 마찬가지다.

이 해 자체종합감사에는 351건이 적발됐는데, 신분상 조치는 6건으로 모두 주의조치였다. 취약 분야 감사에서도 총 127건 중 신분상 조치는 6건으로 훈계 1 주의4 기관경고 1건이었다.탈법이나 불법이 문제가 돼 '08년 11월~'09년 8월까지 익산시가 실시한 공무원 징계현황에 따르면 대부분의 경우 경징계로 끝났다.

총 35건의 징계 요구사항 중 뇌물죄로 기소된 1명만 해임됐고, 음주운전이나 직불금 부당 수령 등 법 위반 행위에도 최고 감봉으로 그쳤다. 그러나 많은 경우 표창을 받은 것과 상계처리돼 '불문에 부치겠다'는 내용의 '불문경고' 처분이 내려졌다. 법원 판결이나 검찰 기소에 의해 중징계해야 할 사항이 아니면 거의 대부분 봐주기로 일관하는 것이다. 

외부감사관제, 안착될까

지난 1월 외부에서 채용한 익산시 감사담당관이 기존 관행을 깨고 제 역할을 해줄지는 아직 미지수다.

감사담당관을 제외한 모든 직원들이 기존의 시청 직원들이며, 무엇보다 익산시장과 고위 공무원의 의지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감사담당관이 감사원에서 재직하던 경험을 살려 익산시에 혁신적인 감사정책을 수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익산시는 지난 24일 조례·규칙심의위원회를 열어 부패행위 신고 의무 불이행 공무원에 대한 처리기준을 신설하고 '지방공무원 징계양정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시는 청렴의 의무 위반자에 대한 처리 기준을 한층 강화시키고, 직무와 관련해 적은 금액이라도 금품을 수수하고 일을 부당하게 처리할 경우 중징계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