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체육회 대의원 총회가 '난장판'이었다는 비난과 함께 총체적인 각성이 촉구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열린 익산시체육회 대의원 총회(이하 총회)는 회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취임 후 3개월 이내에 이사회비를 납부 하지 않은 이사에 대한 자동사임 및 자격 논란으로 1시간이 넘도록 고성이 오고 갔다.

이어 총회는 감사의 감사결과보고서도 없이 지난해의 사업과 결산을 승인했다. 게다가 체육회가 익산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문화체육센터가 수천만원의 적자로 운영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뚜렷한 대책 마련없이 차기년도 예산과 결산을 승인하기까지 했다.

어양동주민센터에서 5시부터 열린 익산시체육회 대의원총회는 의장이 회의를 개시하기도 전에 고성으로부터 시작됐다.

축구, 배구 등 각종 체육 전문인들과, 생활체육인들 50여개 단체장과 임원들로 구성된 총회는 회장인 익산시장의 위임을 받은 박병섭 상임부회장이 의장을 맡고 회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당일 의장이 개회도 하기 전에 A단체 회장 K씨는 "정관 13조 2항 3호에 따르면 ‘당연직을 제외한 부회장과 이사는 의무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고, ‘이사로 위촉된 후 3개월 이내에 회비를 납부하지 않을 경우 사임한 것으로 본다'고 되어 있다"면서 "59명 이사중 20명 정도가 의무금을 3개월 이상 납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으로 사임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K씨는 이어 "이사회비를 납부하지 않은 상임부회장이 회의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성원보고를 받을 자격이 없은 사람이 의장석에 앉아 있는 것은 잘못이다. 업무추진비를 써도 되느냐"면서 항의했다. 순간 회의장은 "회의도 시작하지 않았다. 자리에 앉아라"고 소리치는 대의원들과 이에 반발하는 대의원들의 야유로 웅성거렸다.  

1시간이 넘게 고성과 주장이 난무한 회의는 또 다시 "감사의 총평도 없는 회의"라는 지적과 함께 감사의 "감사보고 했다"는 주장과 상임부회장의 "감사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는 상반된 주장으로 1시간이 넘는 논란이 이어졌다.

게다가 박 부회장의 독단적인 회의진행에 반발하는 사람들의 발언과 이에 야유를 보내는 대의원들의 의견이 마구잡이로 쏟아지면서 회의는 시종일관 시끄럽게 진행됐다.

이날 총회 자리에는 감사의 서명이 있는 감사결과보고서가 첨부되지 않았고 감사 1명은 아예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의장을 맡은 상임부회장은 "감사에게 감사결과보고서를 제출해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참석한 감사는 "의장에게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당일 총회에는 감사결과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은 채 감사의 구두보고만으로 회의가 진행됐다. 총회는 전년도의 사업이나 결산에 대한 감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채 회의를 마쳤고, 상임부회장과 감사는 회원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이날 광경을 "한편의 코미디"를 보는 것 같았다는 한 회원은 "왜 정관에 규정된 사항을 지키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총회의 미숙한 진행과정, 주먹구구식 회의 진행 또한 심각한 지탄을 받고 있다. 회의 말미에는 이사들이 회비를 내지 않을 경우 이사직을 사임하는 것으로 본다는 내용의 규정을 삭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무개념 난장판'이라는 비판이 나왔고 체육회 안팎에서는 체육회 운영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과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