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청 퇴직 예정 공무원들에 대한 공로연수 기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익산시는 지난해 6월부터 5급이상 간부공무원에 대해 적용했던 공로연수기간 6개월을 1년으로 연장했다. 퇴직전 의무적으로 공로연수를 가야 하며, 6급 이하도 희망자에 한해서 신청할 수 있다.

공로연수제도는 은퇴 후 생활을 준비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출근은 하지 않지만 급여는 지급된다. 업무추진비나 직책수당 복리후생비를 제외한 금액이다. 하지만 익산시청 안팎에서는 필요하지도 않은 곳에 인력과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력이 빠듯한 익산시는 국민생활관 중앙체육공원 등 몇몇 공공기관들을 민간에 위탁하고 그곳에 근무하고 있는 공무원들을 철수시킬 방침이다.

행정안전부가 정한 인건비 총액과 공무원 정원 한도 내에서 인력을 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기존 인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공공기관을 무리하게 민간에 위탁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반면 한쪽에서는 공로연수제도를 통해 일 하지 않는 사람에게 인건비를 주는 등 인력과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 공로연수제도는 직원들 사이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기본 급여는 받는다지만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 뿐더러 억지로 쫓겨난다는 서운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6급 이하 공무원들도 희망자에 한해 공로연수제도를 신청할 수 있지만 신청자는 한 명도 없는 상태다.

게다가 공로연수제도가 민선 자치시대와 걸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시민들 입장에서는 일도 하지 않고 급여를 지급한다는 점이 석연치 않기 때문이다. 결국 공로연수제도는 퇴직 예정자들을 빨리 은퇴하게 함으로써 조직의 인사적체를 해소하고 젊은 공무원을 충원할 수 있다는 게 유일한 장점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인력·예산낭비를 하면서까지 인사적체를 해소해야 하는가와 하위직의 승진으로 업무 효율성이 크게 증대되는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명예퇴직을 권고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로연수기간을 6개월에서 1년으로 늘린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익산시청 인사부서 관계자는 "지난해 민선5기 출범 때 공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연수기간을 늘린 것"이라며 "하위직의 승진과 젊은 인력 수혈로 조직이 활성화되는 효과를 기대했다"고 밝혔다. 한편 전북도청을 비롯한 도내 14개 시군의 경우 공로연수기간이 일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 지침은 연수기간을 1년 이내에서 자치단체장의 재량에 의해 정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6개월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지자체는 전주시 남원시 정읍시 완주군 진안군(4급은 1년) 임실군 등 6개 시군이다. 익산시 군산시 김제시 고창군 부안군 순창군 등 6개 지자체는 1년이다. 무주군 장수군은 매년 2월과 9월 정기인사 때만 공로연수 대상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6개월~10개월 이내에서 조정된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