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능력개발평가(교원평가) 방식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와 이견을 보이고 있는 전라북도교육청이 교사의 수업능력을 향상시키는 쪽으로 자체방안을 잠정적으로 마련했다. 

도교육청은 다음 달까지 새로운 교원평가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며, 오는 9월부터 전북지역 모든 초중고에 시행할 방침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17일 "도교육청의 방안은 교과부 방식에 비해 교사의 수업능력과 학생의 수업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교과부 모델과 도교육청 모델은 교원평가 대상, 평가 학급 수, 학부모만족도 평가 대상, 평가 횟수, 평가 영역, 평가 방법, 평가결과 활용 측면에서 관점의 차이를 보인다.

우선 평가대상을 교과부는 교장 교감을 포함한 모든 교원으로 설정했지만 도교육청은 교장과 교감을 제외한 교사만으로 한정했다. 먼저 수업능력을 개발시켜야 하는 교사만으로 한정하고 교원평가 방식이 정착된 후 교장 교감으로 확대한다는 것.

교원평가는 동료교원·학생들·학부모들에 의한 평가로 나눠지는데 동료교원에 의한 평가방식에서 교과부는 교장이나 교감, 수석교사나 부장교사를 반드시 참여하도록 했다. 반면 도교육청은 간부 교원의 의무적 참여가 아닌 선택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중고등학교에서는 같은 과목을 가르치는 동료교사가 평가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간부 교원이 평가대상 교사와 다른 과목을 가르칠 경우 전문성을 확보할 수 없고, 교장 교감이 참여할 경우 공정성이나 객관성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 평가 측면에서는 교과부 모델과 비슷하지만 총 학급수가 3학급 이하의 경우에는 모든 학급의 학생들이 교원 평가에 참여토록 했다.

학부모가 교사를 평가하는 방법에 있어서 교과부 모델은 교장 교감 담임교사를 필수적으로 평가토록 했는데, 도교육청 모델은 담임교사만 의무적으로 하도록 하고 교장이나 교감 담임교사 이외의 교사는 선택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학부모가 모르는 교사까지 만족도를 평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평가방법은 서면·온라인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평가시기에 대해 교과부는 년 1회로 한정하고 있지만 도교육청은 학교 실정에 맞게 2회 이상 하도록 열어뒀다.

누구를, 무엇을 평가할 것인가를 두고 교과부 모델은 일반 교사와 교장 교감을 포함시켰고 학습지도와 생활지도 모두를 평가토록 했지만 도교육청 모델은 교사만 평가토록 하고 생활지도를 제외한 학습지도만 평가대상으로 한정했다. 수업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다만 도교육청은 생활지도 부문도 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기 때문에 필요할 경우 선택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평가방법 측면에서 교과부는 '매우 우수' ~ '매우 미흡'까지 5단척도와 자유로운 서술 방식을 병행 채택했지만 도교육청은 자유 서술 평가를 원칙으로 삼되 5단척도 사용은 가장 기본적인 항목에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평가결과를 적용하는 데 있어서는 교과부의 경우 개별 교원에게 결과를 통보하고 평가결과가 미흡할 경우 강제적으로 맞춤형 교육을 할당량만큼 받도록 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개별교사에게 평가결과를 통보하고 교사는 자율적으로 ‘자기능력개발계획서’를 작성해 교육청에 제출한 후 연수를 받도록 했다. 획일적·강제적 연수보다는 자율적 연수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미흡한 평가를 받은 교사는 자기능력개발계획서를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원평가는 수업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지 부적격한 교사를 퇴출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부적격 교원 퇴출은 '레드카드제'를 통해 별도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드카제는 도교육청 공직자비리센터나 '만족드림 맞춤형 인사상담제' 자체감사 등을 통해 외부청탁이나 금품향응수수 성범죄 폭행 성적조작 등 비위행위를 처벌하는 제도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