Ⅲ. 재래시장을 살리려면

재래시장 또는 전통시장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은 있는가. 없다. 정답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소매시장에 관심 있는 어떤 전문가도 정답을 내놓지 못한다. 정부와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다만 성공한 재래시장의 모델을 참고하고 지역 실정에 맞게 이를 적용하면서 개별적인 대안들을 접목시키는 정도다. 그러나 국내외에서 성공사례가 발견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재래시장 살리기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과 진정성 있는 태도가 중요한 이유다.

민관 협력은 필수

재래시장을 살리는 것이 지역경제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민관협력이 중요한 사안으로 대두된다. 출발점은 재래시장을 살리겠다는 의지와 협력이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재래시장 상인들과 익산시가 충분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가 먼저 점검해야 한다.

특히 상인들이 지금까지 보여준 행태들은 지나치게 행정기관에 의지하려는 쪽이었다. 아직도 익산시내 주요 재래시장 상인들은 조직화 부문에서 뒤쳐져 있다. 

익산시 또한 정치적 관점에서 벗어나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재래시장 상인들을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조직화된 상인들과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자는 익산의 의지가 합쳐져야만 재래시장을 살릴 수 있다. 

접근성 있는 환경

하드웨어 측면은 재래시장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인구 유입이다. 외곽 지역이 중점적으로 개발되면서 재래시장이 있는 도심의 인구가 주변지역으로 빠져나갔다.

일단 거리가 멀면 오기가 쉽지 않다. 도시계획의 재검토와 구도심 활성화가 반드시 수반되야 하는 이유다. 정부 또는 지자체가 현재 계획하고 있는 시설 현대화를 추진하면서 기회가 되는대로 충분한 주차장을 확보해야 한다.
 

문화 소비
맞춤형 트랜드
유통 인프라
접근성·수용성
민관 파트너십이
성공관건

제도적인 문제들

몇가지 제도적이며, 시스템적인 문제들도 고려해야만 한다. 대형마트나 백화점과 같이 원산지 표시제를 철저히 지키는 것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최우선적인 고려사항이다. 일부에서 시도되고 있는 공동구매제도, 주문 배송제도와 같은 유통체제 개선도 다각적으로 검토해 실행해야 한다.

인터넷으로 시장의 위치와 점포, 상품을 확인할 수 있는 인프라도 구축해야 한다. 농협이나 축협, 임협 등과 업무가 중복되는 문제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사안이다. 현재 농수축산물의 유통은 이들 기관의 독점 내지 과점 현상으로 가고 있다. 시장 상인들이 공급물량을 적기에 싸게 확보할 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새로운 트렌드 창출해야

시장에서 무엇을 팔 것인가는 소프트웨어, 즉 내용 측면에서 가장 중요하다.

흔히 시장은 물건만 파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지만 소비자들은 사실상 문화를 소비한다.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은 현대적인 편리함을 소비하고 자녀들을 데리고 쇼핑하는 '가족문화'를 소비한다. 이에 맞서 재래시장은 소비자들에게 물건 외에 또 다른 무엇을 소비하게 해 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대형마트나 기업형수퍼마켓에서 줄 수 없는 문화를 소비하게 해야 한다. 요컨대 현재의 소비 경향을 따라가는 것도 필요하지만 재래시장만이 가능한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는 국내외에서 성공한 재래시장 사례를 봐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