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피해를 입은 지난해 8월 공무원이 농민들의 피해신고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면서 왕궁면 지역농민들이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피해를 보상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문제가 불거지자 익산시는 다른 사업보조금 형태로 보상하는 방법을 제안하면서 회유하고, 냉해로 작물이 죽은 것으로 허위신고토록 종용했으며, 이 과정에서 담당공무원이 일부 농민들의 약점을 이용해 농민을 협박했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고 있다.

올해 3월 14일 피해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한 왕궁면의 12농가들이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이의를 제기하자 시는 다급하게 16일 농민들의 피해를 재조사하고 농민들의 여론을 수렴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이 "피해농민 가운데 부당직불금을 수령한 농민이 있다"고 들먹이면서 협박을 했다. 게다가 수해로 죽은 나무에 대해 익산시청 공무원이 산림청에 냉해로 얼어죽은 것으로 신고하라면서 불법행위까지 유도했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익산시는 "피해보상대책은 커녕 노년층들이 대부분인 농촌에서 하기 힘든 육모장 사업, 비닐하우스 사업 등 보조사업으로 수해피해 보상을 대체하겠다"고 밝혀 농민들의 반발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대책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13일부터 18일까지 집중호우가 휩쓴 왕궁면 흥암리와 도순리 등 5개 마을에서 8개 농가가 피해를 신고했지만 당시 담당공무원들이 멀리서 확인하는 방법 외에 제대로 피해조사를 하지 않았다.

또 피해조사 당시 주민들은 피해 면적에 대해 평수로 신고했지만 담당공무원들이 이를 평방미터로 기록해 보상면적이 3분의 1로 줄었다.

지난해 9월 17일 보상금이 지급되자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한 농가들이 반발했지만 익산시는 보상이 끝났다는 이유로 농민들의 피해보상 요구를 묵살했다.

또한 불공정 보상 논란도 불거졌다. 당시 보상받은 농가 중에 전북도청 공무원의 가족이 있는데 이 가족에게는 단 20여평 밖에 되지 않는 고추밭에 대한 보상을 50만원이나 해줬다. 게다가 마을 이장에게는 단 50여평 피해에 150만원이나 보상해 익산시의 행정이 공정성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농민들은 또 지속적으로 피해를 주장했지만 당시 공무원들이 불가능하다고 해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익산시는 당시 주민들이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피해신청 서류를 남기지 않아 추가 보상은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농민들은 시에 사업보조비 방식의 지원을 철회하고 8천5백만원의 피해액에 대해 '피해보상비'로 요구하고 있어 익산시와 보상관련 법정 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익산시 관계자는 "협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면서 "단지 업무의 일환으로 조사 중에 있던 직불금 관련 문제 가능성을 전달하면서 농민이 곤란해질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해당 면에서는 "감사실과 농산과 산림공원과, 비서실 등에 문제해결을 위한 대책을 요청했다"고 밝히고, 감사담당관은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집중호우 피해 보상의 경우 국비사업인데다 이미 반납까지 완료한 상태로 피해를 보상할 예산이 전혀 없는 익산시가 향후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