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을 기준해 익산시 인구는 꾸준히 늘어나다가 1999년 33만7천명을 기록하며 정점으로 치달았다.
그 이후 점차 감소해 지난해 말에는 30만7천289명으로 줄었다. 10년 새 3만 명, 연평균 3천명 준 것이다. 올해 들어 지난 3월말 익산시 주민등록인구 수는 30만7천336명으로 인구늘리기운동에 힘입어 감소세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익산시 인구는 지난 50년 동안 농촌 인구가 끊임없이 '일거리'를 찾아 도시로 이동하는 행렬의 연속이었다.

글싣는 순서

1.조선시대의 인구에 대한 생각
2.인구증가와 감소
3. 익산의 인구 변화 
4. 인구늘리기 해법은 있나

50년 동안 2만여 명 늘어..사실상 인구 감소

통계청과 익산시 자료에 따르면 1960년 시군 통합 전 이리시 및 익산군 인구 총계는 28만4천명이었는데, 1999년 33만7천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다 지난해 말 30만7천명으로 줄었다.

50년 전에 비해 2만2천여 명(8%)이 늘어난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 기간 동안 전라북도 인구는 처참하게 감소했다.

1960년 전북 인구는 239만여 명이었는데, 지난해 말 186만여 명으로 인구 증가는 커녕 오히려 22% 정도 감소했다.

농촌인구의 도시 이동으로 인한 것이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서울과 경기를 포함한 수도권 인구 증가는 330%였다. 수도권 인구는 1960년 519만여 명에서 50년 후인 2010년 말 2,236만여 명으로 세 배 이상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서울 인구는 244만여 명, 경기도는 274만여 명으로 전북인구 239만여 명과 큰 차이가 없었다.

전국 평균치만 보더라도 전라북도의 인구 감소와 익산시의 인구의 정체현상을 체감할 수 있다.

전국 인구는 같은 기간 동안 평균 100% 넘게 증가했는데, 1960년 2,498만여 명에서 지난해 말에는 50,11만여 명으로 늘었다.

전국 인구 증가율과 비교할 때 익산시 인구는 오히려 92% 가량 감소했고 전북의 인구는 122% 감소했다는 말이 더 어울린다.

이리시와 타지로 이주

공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시군 통합 전 익산군의 인구는 이리시로 급격히 이주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1960년 이리시의 인구는 6만5,774명에 불과했고 익산군은 세 배가 넘는 21만8천706명이었다. 1970년 이리시는 8만5,085명, 익산군은 18만9,175명으로 이리시의 두 배가 넘었다. 이리시와 익산군 모두 2만 명 정도의 증감을 보인다.

그러던 것이 60년대 경제개발5개년 계획과 1973년 이리시가 수출자유지역으로 지정돼 공업화가 진행되면서 1980년 이리시의 인구는 14만5,343명으로 20년 전보다 7만9천여 명이 증가했고, 익산군의 인구는 15만5,969명으로 같은 기간 동안 6만2천여 명이 감소했다.

이러다가 1995년 이리시와 익산군이 통합되기 직전 이리시 인구는 22만1,759명으로 1980년부터 15년 동안 7만6천여 명이 더 증가했다. 반면 익산군은 통합 전 10만1,186명이었는데, 같은 기간 동안 5만4천여 명이 감소했다.

'60년부터 통합 직전인 '95년까지 이리시 인구는 15만5천여 명 늘었고, 익산군 인구는 11만7천여 명 줄었다. 

따라서 농업을 주업으로 삼던 익산군민이 일자리를 찾아 이리시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74년 익산군 북일면이, '83년 익산군 팔봉면 일부와 춘포면 석탄리가 이리시로 편입된 것도 이리시 인구 증가에 한몫했다.

농업인구의 급격한 감소

50년 동안 익산시 인구 증가율이 전국 평균 인구증가율에 턱 없이 못 미치는 이유는 농업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수도권 이주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인구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1960년 익산군 및 이리시의 농업인구는 모두 18만4천25명, 1970년에는 17만3천376명이었다. '70년 시군 총 인구 27만4천260명 가운데 무려 63%가 농업에 종사했던 것이다.

하지만 1980년 13만8천806명, 1990년 8만3천493명, 2000년 4만8천275명, 2005년 3만9천705명으로 농업인구는 점점 줄어들어 45년간 78%나 줄었다. '70년 68%였던 농업인구가 '05년 12.7%로 줄어든 것이다. 

따라서 농업인구의 감소는 그대로 지역인구 축소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리시가 도시화·공업화되면서 일정 부분 익산군의 농촌인구를 시가지 내부로 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 

먹을 것을 찾아 증발된 인구

이리시의 도시화가 익산군의 농업인구를 끌어들였다면 이리시와 익산군이 통합한 익산시 인구는 타지로 유출되지 않은 것인가. 그렇지 않다. 전국 인구증가율 100%를 적용할 경우 익산시의 인구는 2010년 말 현재 56만8천960명이 돼야 한다. 현재 인구 30만7천명을 뺀 26만여 명은 자연증가율이다. 하지만 익산시는 1960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2만2천명밖에 늘지 않았다. 나머지 24만 명 정도는 어디로 갔을까? 수도권 등 타지로 전출했다고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인구가 꾸준히 줄어들면서 적은 인구가 낳은 자연증가분 마저도 수도권 등으로 이주한 것이다.

경제성장론을 저술한 박 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농업혁명으로 축적된 자본이 공업자본으로 변화된 서구에서는 공업발전이 농업발전을 수반했기 때문에 농촌인구 및 소득 감소가 적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농업이 발전되지 못한 상태에서 외자를 도입해 성장했기 때문에 농업은 정체된 채 농촌의 인력만 고스란히 성장의 첨단을 걸었던 수도권으로 이주하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우리나라의 공업화 및 경제성장은 높은 물가상승률 아래서 농업·농민 그리고 서민의 희생을 담보로 이뤄졌다는 게 박 전 총재의 분석이다.

이 같이 익산시의 인구증가율(8%)이 전국 평균 인구증가율(100%)에 턱 없이 못 미치는 것은 저개발로 일자리가 부족했고, 결국은 먹을거리를 얻을 수단이 그만큼 모자랐기 때문이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