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시설공단과 익산시의 행태가 비난을 받고 있다.

오는 21일부터 새로운 동익산역이 화물운송역으로 운행을 시작하면서 화물차량들이 전용도로를 만들지 않고 주민들이 사는 주거지역을 관통하겠다는 계획이다. 실로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한국철도시설공단이라는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를 알고도 수년간 대책을 세우지 못한 익산시도 직무유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러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된 주민들이 물리적 충돌을 불사하겠다면서 대체도로를 만들라고 철도시설공단에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자신들이 화물역으로 사용할 새로운 동익산역을 만들어 놓고 진입도로를 개설하지 않은채 화물차량 통행을 주거지역으로 하겠다는 배짱이다.

익산시는 또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동익산역 진입도로를 개설하도록 적극적으로 요구하지도 않았다. 2008년 도시계획까지 변경하면서 도로개설 계획을 해놓고도 신설 동익산역 운행이 개시되는 21일까지 주민들과 소통하지도 않고 적극적 대책을 세우지 않은 채 수수방관한 익산시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이다.

동익산역 현황 주민들의 고통이 시작됐다.

전라선 익산~신리간 복선 전철화 사업과 관련해 새로 이전하는 신동익산역 진출입로가 아파트 밀집지역과 마을, 초등학교 앞을 통과하는 계획으로 되어 있다.

이에 대해 지역주민 및 초등학교 학부모, 지역 시의원 민주노동당 등이 학생들의 교통 안전사고 우려와 소음 진동 분진발생에 따른 환경피해가 예상되어 집단민원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익산시에 항의하고 있다.

현재 계획되어 있는 신설 동익산역 진출입로는 대형트레일러 운송차량이 통행하기에는 도로가 협소하다.

주민들과 익산시는 한국철도시설공단 측에 2007년 1월 교통영향평가 당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차례에 걸쳐 국토해양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진입도록 전면 재검토 및 우회 진입도로를 개설해 줄 것을 계속 요청했다.

그러나 익산시와 지역주민들의 요청사항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사업이 추진되면서 대체도로를 개설하지 않은 채 한국철도시설공단이 현재 주민 편의 도로를 이용하겠다고 나서자 주민들이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대책위원회는 물리적 마찰까지 불사하겠다고 나섰다.

익산시의 도시계획에 따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현재의 동익산역에서 신설 동익산역에 이르는  진입도로 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 신 진입도로 개설 이전에 주민들의 주거공간에 대형 화물운송차량의 진출입은 절대로 불가하다는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익산시 뭐했나

2007년 1월 5일 익산시는 교통영향평가서를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제출했다. 이 평가서에 따르면 동익산역의 화물차량 발생교통량이 73%를 차지한다. 이 점을 감안할 때 기존의 2차로 도로를 이용해 초등학교와 주택가를 통과하는 진출입 계획은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 도시계획도로를 개설하여 진출입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게 교통영향평가의 결론이었다.

이어 익산시는 2월 8일 시의 의견을 건설교통부와 협의했다. 역시 기존 도로를 신설 동익산역 진입도로로 이용하는 것은 도로가 협소하여 매우 위험하므로 새로운 주 진입로 확보가 절실하다는 거였다.

그러나 건설교통부의 반응은 냉소했다. 이 사업은 민자유치사업으로 이미 확정된 사업비 이상은 설계에 반영시키기 어려우며 신설 역사에 맞춰 시에서 도로망계획과 도로개설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건설교통부로부터 이와 같은 답을 들은 익산시는 2007년 한해 동안, 그리고 2008년 5월까지 국토해양부, 한국철도시설공단을 찾아다니면서 한국철도시설공단측이 진입도로를 개설토록 노력했다.

하지만 2008년 5월 이후부터 현재까지 익산시는 12월 3일 단 한차례 이외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수수방관했다.

이러한 진행과정으로 아파트와 학교 주변을 대형 화물운송차량이 통행하게 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주민들이 반발하게 됐다.

주민들에 따르면 익산시가 이러한 사안을 주민들에게 미리 알리고 주민들과 협의했을 경우 주민들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익산시가 주민들에 대해 뒷짐만 지고 있었다는 데 주민들은 더욱 더 화가 나 있다. 

2008년부터 올해 5월 현재까지 네차례나 되는 익산시장의 주민설명회 자리에서 단한번도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는게 주민들이 화가 난 이유다. 익산시가 사전설명회도 단 한차례 밖에 하지 않았다. 중대한 사안에 대해 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해결하지 않고 공무원들 스스로가 해결하려는 주민 무시와 편리주의의 결과라는데 대해 주민들이 발끈한 것이다.

무책임한 한국철도시설공단

익산시의 주장은 "동익산역 진입도로는 원인자부담 원칙에 따라 결정된 도시계획 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개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민들 역시 동익산역이 화물운송 역으로만 사용돼 주민과는 전혀 무관하기 때문에 화물 운임비를 받아 이익을 창출하는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전적으로 도로를 개설해야 마땅하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이 사용하지 않는 역이고, 그 역을 주로 사용하는 주체가 한국철도시설공단과 관계자들이라면 마땅히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부담해야 하는 것은 상식이라는 얘기다. 기존 주민들 생활도로를 오히려 대형 화물운송차량들이 통행하면서 생명을 위협하고, 주거환경권을 침해하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남몰라라 하는데 대해 주민들이 정말 이해가지 않는 처사라는 주장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이처럼 몰상식하다는게 대책위원회의 주장이다.

주민들 주장 : 진입도로 막겠다 대체도로 개설하라

주민들이 익산시를 향해 쓴소리를 하고 있는 것은 당초 계획에서부터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진입도로에 대해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익산시가 적극적으로 주민들과 소통했어야 했다는 점이다.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려고 노력하지 않은 뒤늦은 익산시의 행정에 대해 주민들이 분노한 것이다. 주민들은 물리적 충돌까지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5월 21일 신설 동익산역이 운행이 시작되면 화물차량들이 예상대로 동산동 동신아파트를 거쳐 삼성아파트와 우성아파트 후면과 옥야초등학교 앞을 지나야만 한다. 이 과정에서 화물운송차량이 지나야할 현재 철도의 교각 높이가 3.7미터 밖에 되지 않아 교각을 헐어야 한다. 이 교각을 헐지 못하도록 주민들이 막겠다고 나섰다.

또한 이 교각 앞에서 화물운송차량이 통과하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주장이다. 주민들은 자신의 목소리가 관철될 때까지 물리적 충돌뿐만 아니라 생명까지도 불사한다는 목소리다. 옥야초등학교에 학생을 보내는 학부모의 당연한 외침이다. 아이의 생명을 담보로 내어줄 수 없다는게 주민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주민들의 최종 주장은 진입도로 개설이다. 한국철도공사와의 진입도로 개설 협약이 이루어지면 당분간의 불편은 감수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공사를 착공한 2008년 5월 이후부터 현재까지 각종 공사차량의 이동으로 인한 비산먼지 등에 대해 주민들이 이해와 인내를 감수해야 한데 대한 보상 하나 요구하지 않았던 주민들의 단순한 요구다.

한국철도공사가 그동안의 주민들의 불편을 강요했고, 앞으로도 강요하는 처사는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이익이 발생하는 데도 익산시에 그 원인 부담을 강요하는 행태는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는 주민들의 주장이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