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가 감소하고 현재의 정책이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기존 정책 덕분에 익산의 인구가 30만 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는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반론은 가능하지만 인구를 늘게 하는 지역의 성장동력을 외부적인 요인에서만 찾는다는 게 정작 문제다. 
그동안 익산시에서는 지역이 갖고 있는 자원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않았고, 이것들을 활용해 어떤 방법으로 지역의 성장동력을 마련할 것인지 깊은 고민이 없었다.

글싣는 순서

1.조선시대의 인구에 대한 생각
2.인구증가와 감소
3.익산의 인구 변화 
4.인구늘리기 해법은 있나②

성장 견인할 주체 시급

그동안 인구늘리기와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익산시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은 지역성장을 견인할 주체가 없다는 것에서 드러난다.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시장과 관련부서 공무원만 고민해서 되는 문제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지역경제 성장의 전제조건으로 공무원과 학계, 언론, 지역주민, 각 직능단체, 기업 등이 모두 망라된 '지역관리체제'(로컬거버넌스)가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대 변화가 빠르고 질 좋은 행정서비스 요구하는 주민의 욕구가 이제는 시장 한 사람이나 몇몇 공무원이 해결하기에는 너무 방대하고, 주민의 욕구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추세는 하나의 도시 또는 지역이 국내에서만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여러 도시들과 경쟁하는 체제로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이나 공무원이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태도는 고리타분하고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시장과 공무원의 의지다. 정치적인 계산이나 불필요한 권위주의, 과중하고 창조적인 업무를 기피하는 관행으로는 지역관리체제를 구성하기도, 이끌어가기도 힘들다. 시스템을 구성하기도 전에 권한과 인적 구성을 놓고 싸움을 벌일 것이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은 주민들의 의식에도 문제가 많다고 말하지만, 주민의식은 공무원이 먼저 변해야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없다.

시장과 공무원이 먼저 변하고 이기주의에 빠진 지역인사들과 리더들을 꾸준히 설득해야 얻을 수 있는 게 의식의 변화다. 

자연자원이 익산의 75%

지역관리체제를 구축하면서 시도돼야 할 것이 익산시의 자원이 무엇인가 조사하고 활용방안을 찾는 일이다.

현재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익산시의 자원은 자연자원이다.

익산시에 따르면 시 전체면적은 506.63㎢(5만663㏊)인데, 이중 농지원부상의 농지면적은 전체 52%인 248.22㎢, 즉 2만4천822㏊(헥타르)다.

산림면적은 지적부상으로 약 117㎢, 무려 1만1천689㏊로 23%를 차지한다. 결국 익산시의 자연자원은 전체의 75%나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걸 놀리고 있다.

농업은 우리나라에서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지 오래다. 쌀값이나 지원해주고 적당히 사업보조금만 주어 달래는 정도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익산시가 성장동력을 찾을 수 없는 이유는 국가정책에 함몰된 나머지 내부 자원을 활용할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 외부 자원만을 끌어들이려 했기 때문이다. 

기존 자원을 등한시하고 없는 자원을 끌어들이는 일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따라서 농업과 산림에 대한 현황 파악 및 관리, 생산 가공 유통의 조직화, 작목의 개발과 선택, 로컬푸드, 시장수요와 소비추세 예측, 중장기적 농업정책과 방향 등이 담긴 총체적인 계획을 세운 후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선진국들보다 땅이 좁은 우리나라에서 농업으로 경쟁력이 있겠느냐'는 비관적 전망을 빨리 정리할 필요가 있다.

유행 따라잡기로는 한계

익산시의 정책 가운데 중앙정부로부터 주목받고 있는 것이 '여성친화' 정책이다. 이는 익산시가 처음 시작한 것인데, 그만큼 독창적일 수밖에 없다.

유행을 뒤쫓아 가거나 중앙정부의 정책에 편승하는 것 갖고는 경쟁력을 보장할 수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중앙정부에서 입안해 각 지자체에 내려 보내는 각종 정책, 타 지자체에서 하는 방식의 기업유치나 농업정책을 벤치마킹하는 수준으로는 인구를 불리기 힘들다.

익산지역의 풍부한 자원을 활용하되, 창조적인 구상을 적용해 이것을 중앙정부에서 채택토록 하는 역발상이 더 중요한 이유다. 또 이런 시스템이 행정 전반에 구축되도록 마인드를 함양할 필요가 있다. 

인구 감소요인 줄여야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기업유치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는 동시에 익산시가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인구 감소요인을 없애는 것이다.

교육, 문화예술, 환경, 도시디자인, 보육, 복지, 향토기업 관리, 기업 유치로 인한 주택수요 등 정주기반 확충 부문에서 발 빠르게 대응해야 인구 감소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먹을거리'를 지역 내부에서 마련하는 동시에 인구감소요인을 줄이는 노력이 병행돼야 실질적인 인구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