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여성친화도시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보육시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익산시내 264개 보육시설 가운데 51%를 차지하는 가정어린이집에 대한 질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

익산시 보육시설 현황

보육시설은 설립 및 운영주체에 따라 국공립보육시설, 민간보육시설, 법인 보육시설, 부모협동 어린이집, 직장어린이집, 가정어린이집 등으로 나누는데, 익산시는 총 264개다. 이중 가정어린이집은 135개로 51%를 차지하고 있다. 국공립 시설 9개, 법인 시설 39개, 민간시설 80개, 직장 시설은 1개로, 총 8천210명의 영유아를 돌보고 있다. 

보통 5~20명의 영유아를 수용하는 가정어린이집은 아파트나 일반 주택가 등에서 흔히 발견되며, 학부모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설이다.

운영형태별로 보면, 보통 오전 8시30분~오후 6시 정도까지 운영하는 일반보육시설, 밤 12시까지 운영하는 시간연장시설, 하루 종일 운영하는 24시간보육시설 등으로 나누는데, 익산시에서 시간연장보육시설은 90개소, 24시간 운영하는 곳은 1개소다.

가정어린이집 서비스만족도 높아

보건복지부가 2009년 실시한 전국보육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서비스의 만족도는 직장어린이집이 가장 높고, 이어 가정어린이집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이 영세한 가정어린이집이 비교적 만족도가 높은 것은 접근성이 좋고, 상대적으로 비용이 싸기 때문이다. 

가정어린이집은 아파트나 동네에서 흔히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우선 학부모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국공립 시설이나 일반 민간보육시설에 비해 비용이 싼 편이다.
또 가정어린이집은 부모의 의사가 쉽게 반영되는 장점이 있고 보통 오전 7시30분부터 저녁 7시 30분까지 운영하기 때문에 서비스만족도가 높다.

익산시의 보육정책들

익산시는 국가 및 전라북도 지원사업 외에도 자체사업을 통해 보육시설을 지원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지원이 잘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익산시는 국비 및 도비 지원사업 외에도 자체 예산을 들여 몇 가지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는데, 시간을 연장해 운영하는 시설 90개소에 8천100만원을 지원한다.

기능보강에 1억8천400만원, 난방비 지원 7천950만원, 보육종사자 처우개선비장려수당 2억2천500만원, 어린이집 안정공제회비 260개소 4천470만 원 등 8개 사업에 6억5천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또 시설들에 대한 평가 인증율은 84%로 전북에서 가장 높고 어린이집 안전공제회비도 전북에서 최초로 지원했다.

가정어린이집 재정난

정부나 전라북도, 익산시가 보육예산을 지원하고 있기는 하지만 개별 보육시설은 항상 재정난을 겪고 있다.

2009년 보건복지부 실태조사에서는 전체 표본 중 83.3%의 어린이집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부문은 보육교사 인건비다. 질 높은 보육을 위해서는 교사가 충원돼야 하고, 교사를 충원하기 위해서는 일정 정도의 급여를 줘야 하지만 영세한 가정어린이집은 인건비가 부담이다.

따라서 이곳 보육교사들은 다른 시설들보다 인건비가 낮다. 2009년 기준 월 평균 보육교사 급여는 126만원인데, 국공립시설은 평균 155만원인데 비해, 가정어린이집은 3분의2 수준인 102만 원 정도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 부문에서도 가정어린이집 교사는 상대적으로 차별받고 있다.

국공립 시설의 경우 연월차 유가일수는 평균 13.4일이지만, 가정어린이집은 7.8일이었다. 따라서 가정어린이집이 인력을 채용하려 해도 희망자가 없는 곳이 많아 인력 수급이 어렵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전체 가정어린이집의 61% 정도가 인력 채용의 어려움을 호소한 이유다.

가정 어린이집 종사자는 노동시간도 긴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보통 작업시간은 하루 9~10시간 정도고, 잔무 처리시간까지 합할 경우 더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전체 보육시설 평균 운영시간은 7시간이다.

부모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부모와 시설과의 소통 정도가 높아 서비스 만족도는 2위지만, 환경측면에서는 꼴찌인 셈이다.

시립 보육원 설치 시급

각종 서비스업에 종사하거나 야간에 일하는 부모, 휴일에도 회사를 나가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휴일에 운영하는 시설과 24시간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곳 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시설들은 통상적인 근무, 즉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일간 매일 오전 9시~6시까지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맞춰져 있고, 이를 기준으로 탄력적으로 시간을 조정해 운영하는 정도이기 때문에 시민들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 같은 상황을 알면서도 많은 보육시설들이 휴일이나 24시간 운영을 꺼리는 것은 우선 노동강도가 높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휴일 또는 24시간 동안 시설을 운영하려면 보육교사들의 수당이 추가적으로 쇼요되고, 운영시간 동안의 난방비나 간식비 등도 부수적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정부나 지자체는 이런 시설들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휴일에 운영하는 시설은 익산에 한군데도 없고, 24시간 운영하는 곳은 단 한군데 뿐이다. 보육시설이 기본적으로 영리를 추구하는 사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할 경우 수익성이 낮기 때문이라는 게 근본적인 원인이다. 휴일 또는 야간에 근무할 수 있는 교사를 충원하는 것도 예삿일이 아니다.

따라서 익산시가 24시간 무휴제로 운영하는 공립보육시설을 확충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보육시설은 영리기업 형태로 운영되지만 사실상 공공재이며, 공공기관은 민간 부문에서 할 수 없는 것들을 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24시간 무휴 보육시설 설치는 특히 익산시가 여성친화도시로 거듭나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예산 지원 늘려야

보육시설을 지원하는 익산시의 노력은 도내 타 지자체보다 앞서 있다. 하지만 전체 예산에서 자체적인 보육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

우선 하반기에 지원해야 할 난방비와 운영비 지원금, 기능보강사업비 등은 당장 올해 추경에 반영돼야 할 것들이다.

특히 정부지원에 한계가 있는 만큼 익산시가 중장기적 계획을 세워 가정어린이집 등 보육시설 전반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에 나서야 할 필요성이 높게 대두된다.

현재 익산시가 가정어린이집에 지원하고 있는 자체 예산은 난방비 상하반기에 각 30만원, 교사처우개선비 1인당 10만원, 1년 이상 보육교사 장려수당 2만원, 시설장 처우개선비 월 3만원, 시간연장보육시설 운영비 개소당 월 15만원 및 인건비 월 100만 원  등이지만 이것 갖고는 근본적인 해결이 안 된다는 게 문제다. 이 같은 지원에도 보육교사 급여는 월 110만 원 선으로 상시 인력난을 겪고 있고, 아이를 맡긴 부모들은 항상 마음이 편하지 않다. 특히 직장 내 보육시설 설치를 독려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조사 결과 부모들에게 가장 만족도가 높은 시설은 직장 내 보육시설로 나타났다. 하지만 익산지역에는 원광대학교만 사내 보육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이 담당해야 할 몫까지 정부나 지자체가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도내 아동전문가는 K씨는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서비스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게 가정어린이집"이라면서 "가정어린이집 지원예산을 늘려 만족도를 효율적으로 높이고 직장 내 보육시설 설치를 독려해 국가나 자치단체가 과중한 예산 부담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