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의회 의원들이 지난달 무더기로 외유성 해외연수를 다녀와 빈축을 사고 있다.

4월 말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각 위원회별로 나눠 세 차례 진행된 관광성 연수에는 전체 의원 25명 가운데 1명(이경애 의원)만 빼놓고 거의 전원이 참여했다.

이번 연수에는 의원 개인당 180만원씩 4,320만원의 경비와 의원들과 함께 동행한 공무원 9명의 여행경비 3,200여만 원 등 모두 7500만원이 넘는 세금이 들어갔다.

문제는 연수일정이 겉으로는 현지견학 또는 현장방문이라는 형식을 띠고 있지만 내용면에서는 지나치게 관광 위주로 짜여 있다는 점이다.

미국을 방문한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의원들 연수의 경우 지난달 3일부터 8일간 LA, 라스베가스, 그랜드캐년, 샌프란시스코 등지의 주요 관광코스 위주로 일정이 짜여졌다.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4월29일부터 7일간 뉴질랜드를 방문했는데 지열발전소 견학, 지진복구 현장 방문 등 극히 일부 코스를 건전한 목적의 해외연수처럼 보이게 했지만 대부분은 여행사가 권하는 관광상품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보건복지위원회의 6일 동안의 홍콩, 싱가폴 연수도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방문 등 일부 현장견학 코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일정이 관광성으로 짜여졌다.

대체적으로 해외연수 일정은 외유성 관광상품에다 현장견학 일정을 끼워 넣는 방식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현지에서 견학에 대한 평가와 토론은 없었다.

A 시의원은 "일정을 보니 이게 여행사가 권하는 패키지관상품인지, 해외연수 프로그램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연수 일정이 현장 견학으로 이뤄져 있고, 연수 후에는 평가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가보고서는 의원들이 아닌 동행한 공무원들 특히 전문위원실에서 관광상품에 알맞은 정보를 취합해 대신 써주고 있기 때문에 지극히 형식적이다.

익산시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예산이 책정되어 있으니 무작정 쓰고 보자는 식의 해외연수는 지양돼야 한다"며 "예산 낭비를 막아야 할 당사자들이 세금을 흥청망청 쓰는 것은 더 이상 안 된다"고 말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