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上. 서동축제 그 출발점
    그리고 축제의 정체성
中. 2010년 서동축제 분석 ②
下. 축제의 방향

◆ 급조되고 있는 축제

서동축제의 추진과정을 보면 신년 예산이 확보되고 실무진 3명이 기획단계에 돌입한다.

서동축제 기획의 가장 커다란 문제는 연초에 실무진 구성이 완료되지 않고 기획전문가들에 의해 기획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무진 2~3명에 의해 3~4개월간의 기획과정을 거쳐 5월 말 경 추진위원회를 연다. 이 추진위원회에 상정되고 있는 안건도 기획이 완료된 이후 세부사항을 논의하는 것도 아니다. 조직구성에 관한 논의가 주를 이루고 있다. 축제를 단 4개월 앞둔 시점에서 조직구성을 운운하는게 현 서동축제추진위원회의 현실이다. 게다가 5월 말에 프로그램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프로그램 구성방안을 논의한다. 그제서야 전년도 프로그램 대비 보강할 프로그램과 퇴출할 프로그램, 지속할 프로그램을 논의한다.

실제로 프로그램을 결정하는 기간이 6월 한달에 달려있다. 9월 말 행사를 앞둔 시점에서 겨우 3~4개월 전에야 프로그램이 확정되는, 서동축제가 급조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계자들의 전언과 우려가 따른다.

이후 6월 소위원회를 연다. 이 소위원들 역시 축제의 정체성을 논할만한 전문성이 부족한 지역사회 단체장들이 참여한다. 소위원회는 문화원장, 전략산업국장, 금강방송 국장, 새마을부녀회장, 자원봉사센터장, 청소년수련관장, 예총익산지부장 모두 7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6월 초 소위원회에 브리핑을 한 뒤 재조정 과정을 거쳐 6월 말경 축제의 틀이 최종 확정된다.
실제 축제의 준비기간은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훌륭한 축제를 기대한다는 것은 힘들뿐만 아니라 현재의 축제 진행 틀 안에서 불가능한 구조로 이해되고 있다. 

◆서동축제에 정크아트가 웬말

2010년 서동축제의 정크아트는 서동축제와 관련되지 않은 대표적인 폐물이라는 지적이다. 정크아트는 서동과 선화와 관련 아무런 역사성도, 테마성도 없다.

정크아트란 미술의 한 분야로 단순히 "생활 속의 잡동사니나 망가진 기계 부품 따위를 이용하여 만드는 미술로써 1950년대 유럽과 미국에서 일어난 ‘폐물 예술’"이다.

서동축제에 정크아트를 들여오게 된 배경을 보면, 단순히 지난해 축제 운영본부장의 추천으로 들여왔다.

서동축제 관계자에 따르면 익산의 서동축제가 익산을 홍보하는데 익산의 친환경을 나타낸다는 취지로 마련했다는 변이다.

정크아트에 소요된 예산만도 2천여만원 이상이 소요됐다.

이에 따른 책임론이 이는 가운데 더욱 강력한 지역사회의 비판과 감시체제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차별화 없는 축제

함평의 나비축제가 성공한 점은 다른 축제와 철저한 차별화 전략에서 기인한다. 즉 견성(見性), 촉성(觸性), 낙성(樂性), 감성(感性), 학성(學性)이라는 오성(五性)에서 기인했다. 즉 ▲보고 ▲만지고 ▲즐기고 ▲느끼고 ▲배우고 하는 다섯 가지 성질을 하나로 묶으며 ‘나비 신화’를 창조했다.

서동축제 프로그램의 절반 이상이 과거의 프로그램들을 유지하거나 보강하는 식의 반복되는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다. 이 역시 축제를 기획하는 이들의 축제에 대한 정체성이 결여 되어 있기 때문에 단순한 행사성 축제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매년 반복되는 프로그램은 무왕제례, 서동선발대회, 연예인 초청 등이다.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있다고 해도 특징적이거나 확연하게 드러나는 새로운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볼 것도 만질 것도, 즐길것도, 느낄 것도, 배울 것도, 즉 새로운 것이 부족했다는 전체적인 시민들의 평이다.

이는 본 것을 또 보라는 식이어서 시민들의 불만이 높다. 전국에서 찾은 관광객도 이미 대중매체를 통해 접한 것들이기 때문에 식상했다는 여론을 귀기울여 들을 일이다.

2010 서동축제는 서동을 중심으로 한 서동테마 12개 프로그램, 사랑을 테마로 한 12개 프로그램, 아시를 테마로 한 14개 프로그램을 합한 38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 서동테마

무왕제례는 과거의 제례를 그대로 제현한 것인지에 대한 신뢰성도 부족하다. 서동과 선화행렬에 참가한 학생들의 머리형태는 현대의 대학생들 머리 형태 그대로였다. 역사적 사실 재현이 부족하다. 과거를 제대로 재현한 것도 아니고 현대와 결합된 퓨전도 아닌 단순한 행사 수준에 그쳤다.

서동과 선화의 혼례식도 역시 과거 화려하고 장엄했던 혼례식을 보고 싶어 몰려드는 행사도 아니었다.

무왕의 행차도 초라하기 그지없다. 왕의 시녀들이 신고 있는 신발은 운동화였다. 철저하게 준비되지 않은 모습이 여기저기 드러났다. "왕의 행차가 저렇게 볼품 없었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는 평이다.

서동선발대회도 단순한 행사로 그치고 만다. 서동으로 선발된 이는 서동축제 행사장 이후에 익산의 그 어떤 행사에도 나타나는 일이 없다. 과거와 현재성, 그리고 미래와 연결된 동시성이 부족하다. 서동사생대회와 문예백일장 역시 어디서나 할 수 있고 볼 수 있는 사생대회와 백일장과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역사성도 테마성도 부족하다.

▷ 사랑테마

축제가 성공하기 위해서 많은 컨텐츠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나비축제의 경우 나비라고 하는 한가지 구성요소를 도입했다.

그러나 서동축제의 구성 중 사랑테마는 난잡하기 그지 없다는 평이다. 사랑을 주제로 한 특색있는 컨텐츠가 보이지 않는다. 사랑테마에는 사랑의 헌혈 릴레이, 커플 사랑운동회, 사랑콘서트, 프러포즈 이벤트, 러브스토리 퍼포먼스, 사랑의 문, 사랑이 깊어지는 나무, 사랑의 우체국, 사랑의 담벼락, 서동선화 토피어리, 사랑 사진 콘테스트, 아이러브 시네마 등으로 구성됐다. 이중 ‘사랑의 트리’ 프로그램의 경우 나무를 전구로 감싸 불을 밝힌 것 외에 아무 것도 없었다.
사랑의 광장, 축제조형물 운반비, 정크아트 등 전시물에만 6,649만원이 소요됐다.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사랑의 헌혈 프로그램으로 인간애적 사랑을 현실화한 좋은 프로그램이었다는 평도 따른다.

▷아시테마: 그들만의 잔치

아시란 고어로 왕궁을 의미한다고 한다. 백제시대의 도읍지였음을 강조하는 뜻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의미가 충분히 시민들에게 전달되지 않고 있다. 어느시대의 고어인지 축제를 준비하는 임원진들도 제대로 모르고 있다.

아시테마 프로그램에는 익산의 다양한 단체의 참여가 있었지만 이를 지켜본 참여자들이 부족해 그들만의 잔치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여러 곳에서 공연되어지고 알려진 것들이 대부분이다. 닥섬유, 기세배 놀이, 다문화 체험, 민속놀이 체험 등이 수년간 익산시민들이 보아오던 것들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등장한 산업홍보관도 왕궁의 의미와 연계되어지는 것이 없다. 오히려 산업박람회를 다녀오는 것이 더 흥미롭고 각종 뉴스를 통해 접한 사항들로 특화된 것이 없었다는 평도 따른다.

◆설문평가 : 낮은 참여도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서동축제기간 중에 총 227명을 상대로 조사한 설문평가에 따르면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로 17.2%가 서동선화 결혼식을 꼽았다. 이 중 71.89%가 응답하지 않았다. 이는 기억에 남는 행사가 없거나 프로그램 참여도가 낮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행사 내용의 재미를 묻는 질문에는 26.9%가 보통이라고 답했으며, 유익성을 뭍는 질문에는 28.6%가 보통으로 답했다.

축제를 방문한 동기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38.3%가 익산에 왔다가 우연히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숙박현황을 보면 응답자 227명 중 친구나 친지의 집이 22명, 여관모텔에서의 숙박이 16명, 민박이 15명으로 56명이 외지인인 것으로 나타났고 나머지는 익산에 살거나 그냥 돌아가는 것으로 파악된다.

축제 참여자의 소비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1인당 평균 3만2,193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식음료비가 39.4%, 교통비가 29.5%, 숙박비 8.1%, 등으로 나타났다.

축제 참여자의 숙박 비중이 낮고 먹거리 비용이 높아 인근 지역 및 시민의 축제 참여 빈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서동축제는 보석 등과 연계 해 외지 방문객들의 소비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유착고리 이벤트 행사

서동축제의 또 다른 면은 인적자원의 구성과 유착연계고리에 따른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축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관계인들과의 유착고리를 벗어나야 한다는 여망이다.

서동축제 실무진들의 정치적 성향 또는 정치적 관계로 인한 연결고리 또한 의혹의 눈초리가 높다. 서동축제를 담당한 기획사 또는 이벤트 회사와 정치인들 주변 인물들의 개입설 또한 서동축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데 저해요소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높다.

지역사회 안에서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한 문화재단의 사무국장이 서동축제의 운영본부장을 겸하고 있는 사항에 대한 지역사회의 비난도 나온다. 

계속 이어지고 있는 재즈 프로그램, 똑같은 이벤트 회사, 이벤트 회사와 문화예술 관계자와의 인맥관계 등이 그 예로 꼽히면서 이러한 내용들도 서동축제가 진정한 지역의 축제로 자리매김하는 데 방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익산시가 귀를 기울여야 하는 대목이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