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이 발생하면 즉각 대처해야 한다. 그리고 심각하고 중대한 사안으로 취급하지 않으면 안된다. 교사들이나 학교는 문제가 불거지는 것을 싫어해서 덮어두려 한다. 이러한 안일한 대처가 화를 더욱 크게 만들고 집단폭력을 재발토록 하는 가장 커다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2일 발생한 이리B초등학교의 집단 따돌림과 집단 폭력 사태가 이를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학교 실무책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학교에서 폭력이 발생하면 어떠한 조치들을 취해야 하는지를 살펴봤다. 

▶폭력을 보면 즉시 신고

일단, 폭력을 본 이는 신고를 해야 하는 것을 의무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20조에 따르면 학교폭력 현장을 보거나 그 사실을 알게된 자는 학교 등 관계 기관에 이를 지체없이 통지하여야 한다.

그래야만 학교폭력의 심각성이 더해져 다시는 학교폭력이 재발하지 않는다.

학교장이나 학교측이, 인정 또는 학부모와의 친분에 의해, 또는 혈연 지연 학연에 의해 학교폭력을 내부적으로 해결하고 뭍어둘 경우 가해학생들이 폭력이 범죄임을 인식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피해자의 고통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법률은 신고를 받은 기관은 이를 가해학생 및 피해학생의 보호자와 소속 학교의 장에게 통보하도록 하고, 소속학교의 장은 이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자치위원회)'에 지체 없이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법률은 누구라도 학교폭력의 예비·음모 등을 알게 된 자는 이를 학교의 장 또는 자치위원회에 고발할 수 있다. 교원이 이를 알게 되었을 경우에는 학교의 장에게 보고하여야 한다.

이번 이리B초등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의 경우 그 전날 학생들의 사전 음모를 학부모가 교사에게 상의했는데도 교사는 이를 방치해 사건이 더욱 더 불거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교사들의 직무유기가 심각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자신의 책임을 면하기 위한 직무유기가 곧 피해학생의 피해를 방치하는 꼴이 되고 피해학생은 심리치료를 받았다.

특히, 학교폭력의 예방 및 대책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거나 수행했던 자는 그 직무로 인해 알게 된 비밀 또는 가해학생, 피해학생과 관련된 자료를 누설해서는 아니된다.

그런데 B초등학교의 경우 민원을 제기한 최초의 상담 사실과 내용들이 학부모들에게 전달되면서 허위 사실까지 나돌게 됐다. 

▶ 학교의 대처

학교는 일단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피해학생을 보호해야 한다.

피해학생의 보호를 위해, 그리고 학교폭력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학교의 장은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열어야 한다.

그리고 이 자치위원회는 심리상담 및 조언, 일시보호, 치료를 위한 요양, 학급교체, 전학권고 등을 학교의 장에게 요청할 수 있다.

이러한 요구를 받은 학교의 장은 피해학생의 보호를 위해 긴급하다고 인정할 경우 자치위원회의 요청 전에 심리상담 및 조언, 일시보호, 그 밖에 피해학생의 보호를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자치위원회에 즉시 보고해야 한다.

자치위원회를 연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는 학교의 입장은 현 교육계가 학교폭력에 대한 안일한 조치와 직무유기의 현장을 여실히 들어내주고 있는 대목으로 파악된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꼭 열어야 한다

학교폭력의 예방 및 대책에 관련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해 학교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반드시 두도록 되어 있다.

대개의 경우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교사들이 대충 결정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법률 위반이다.

이 자치위원회는 학교폭력의 예방 및 대책을 위한 학교의 체제구축, 피해학생의 보호, 가해학생에 대한 선도 및 징계,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간의 분쟁을 조정한다.

자치위원회는 위원장 1인을 포함하여 5인 이상 10인 이하로 구성하되, 전체 위원의 과반수를 학부모전체회의에서 직접 선출된 학부모대표로 위촉하여야 한다. 이번 문제의 이리B초등학교는 학부모전체회의에서 직접 선출하지 않고 학교장이 지명해 법률을 위반하고 직무를 유기했다.

다만, 학부모전체회의에서 학부모대표를 선출하기 곤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학급별 대표로 구성된 학부모대표회의에서 선출된 학부모대표로 위촉할 수는 있다.

자치위원회의 위원장은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이 요청하는 경우, 학교의 장이 요청하는 경우, 피해학생 또는 그 보호자가 요청하는 경우, 학교폭력이 발생한 사실을 신고받거나 보고받은 경우 회의를 소집해야 한다.

▶ 피해학생의 보호와 가해학생의 조치

학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다.

자치위원회는 피해학생의 보호와 가해학생의 선도·교육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가해학생에 대해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피해학생에 대한 접촉·협박 및 보복행위의 금지, 학급교체, 전학, 학교에서의 봉사, 사회봉사,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특별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 10일 이내의 출석정지, 심할경우 퇴학처분 조치(의무교육과정에서는 제외) 등을 할 것을 학교의 장에게 요구할 수 있다.

▶ 폭력 재발 방치한 실무책임자 책임져야

학부모 C씨는 교육계가 학교의 위상과 명예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학교에서 폭력이 발생해도 대충 무마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리B초등학교의 경우, 교사가 피해학생과 학급생 전체를 불러놓고 피해학생에 대해 평소 아는바를 써라"고 해 오히려 피해학생에게 더 큰 폭력을 행사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또한 B초등학교는 피해학생에게 "가해학생이 돌을 던지는 것을 보았냐, 보지 못한 것이 아니냐"고 윽박질렀다.

학교측이 민원을 제기한 피해부모에게 오히려 원인과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따랐다. 실제로 학부모들 사이에서 "피해학생이 문제있다는 학교측의 설명을 들었다"는 말도 나돌았다. 

학부모 C씨는 "반드시 학교가 학교 폭력의 사실을 공개하고 가해학생에 대한 적절한 처벌을 통해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인식토록 해야 한다"면서 "학교폭력을 덮어두려는 교사들의 태도가 폭력을 부추기는 가장 커다란 문제이기 때문에 이번 이리B초등학교의 경우 실무책임을 지고 있는 이들에 대한 분명한 책임소재를 가려 직무유기 등에 대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