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에 지난 8일부터 닷새간 평균 442㎜의 폭우가 쏟아졌다.<관련기사 3면> 익산시청과 공공기관에서는 즉시 긴급 피해복구 및 인력지원에 나섰다. 익산시 강우량은 군산에 이어 도내에서 두 번째 많은 양이다.

도시, 농촌을 불문하고 익산 전체가 물바다가 됐다. 농경지가 침수되지 않은 곳은 없었다. 무려 3,150만평(1만500㏊)의 논과 비닐하우스 4,365동이 물에 잠겼다. 재난관리과에 따르면 가장 많이 쏟아진 곳은 웅포(566㎜), 적은 곳은 낭산과 여산(357㎜) 이었다. 성당 용안 함라면도 500㎜가 넘게 내렸다.

폭우는 지난 10일 가장 많이 쏟아졌는데, 웅포 성당 용안 함라면에서 351~386㎜가 내렸다. 이로 인해 주택 44가구와 상가 25개소가 침수되고 담장 28개소가 붕괴됐다.

가축은 닭 4만 마리, 오리 2만1천여수가 폐사했다. 농로유실 48개소, 농수로 및 배수로 유실 77개소, 저수지 제방 유실 3개소 등 농산시설 피해도 있었다. 문화재 중에서는 숭림사 보광전 뒤 석축이 무너지고 웅포 입점리 고분군 일부에서 토사가 흘렀다. 이밖에도 산기슭 토사유출 및 산사태 28개소, 도로유실 및 침수 45개소, 하천제방 17개소가 유실됐다. 이에 따라 익산시청 전 직원과 지역 공공기관, 군부대 등이 수해복구에 팔을 걷어부쳤다.

이한수 익산시장은 10일부터 수해현장을 돌아보며 상황을 보고받고 농가를 위로하는데 전력했고, 김완주 전북지사도 12일 망성면 수해현장을 방문했다. 조배숙·이춘석 국회의원도 이날 수해현장을 방문해 피해농민을 위로했다.

이 기간 동안 시청 전 직원들은 비상근무 상황에 돌입했고 지난 주말부터 1천여명의 직원들이 현장을 찾아 구슬땀을 흘렸다.

지역민과 함께 하는 이춘석 국회의원의 노력은 돋보였다. 이 의원은 휴일인 지난 10일 이 시장과 함께 시설원예 피해지역과 광전자 사원아파트, 도심 상가 등을 점검했다. 이어 12일에는 망성면 비닐하우스 침수농가를 방문, 준비해온 장화로 갈아 신고, 수박을 나르는 등 안간힘을 쏟았다. 

조배숙 국회의원도 12일 폭우피해지역과 농가를 방문해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농민들을 위로했다.

박종대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들과 경찰서, 소방서, 7공수여단,부사관학교, 농촌진흥청, 농협익산시지부,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직원들도 수해복구에 함께 했다.

이번 폭우와 같이 최근 수년간 내린 국지성 호우는 단순히 기후전선이 맞물려 일어난 것이라기보다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열대성 호우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기과학 전문가인 이광호 전 전북대교수는 "폭우 원인에 대한 의견은 다르지만 온난화가 원인이라는 게 학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배수시설 점검 등 총체적인 재난관리시스템 재정비가 요구되고 있다. 농민에 대한 보상책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닐하우스 1동의 경우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는 금액은 최대 90여만원에 불과하다. 전북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농경지가 침수됐을 때는 서둘러 물을 빼주고 오물을 제거해주어야 한다"며 "병해충 방제에도 병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