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고위원이자 익산을지역위원회 사령탑인 조배숙 국회의원의 지역위원회 장악력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관련기사5면>

또 조합장 선거 전에는 가만있다가 선거가 끝난 후 사무국장이 대신 시민들을 상대로 사과기자회견을 하는 등 '뒷북치기'로 시민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그만큼 지역위원회 내에서 통제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거나 시민들의 반응에 예민하지 않다는 반증이다.

지난달 26일 치러진 익산농협조합장 선거과정에서 조 의원은 김병옥 도의원의 돌출행동에 사실상 무기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익산을지역위원회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조 의원이 출마를 만류했는데도 김 의원이 단독행동을 했으며, 나중에는 연락도 되지 않았다.

익산을지역위 서민구 국장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조 의원이 조합장 선거전 2~3개월 전에 출마보류를 요청했는데도 김 의원이 출마를 강행했다"며 "이유야 어쨌든 불미스런 상황이 발생해 시민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김 의원의 단독 행동에 지난달 18일 탈당 조치해야 한다는 의중을 지역위원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김 의원은 한 달 전만 해도 출마하지 않겠다는 말을 조 의원에게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시민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김 의원은 조 의원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 의원과 친분이 깊은 시의회 주유선 부의장의 도의원 출마설로 익산을지역위원회는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익산시민사회단체협의회가 지난달 27일 4차 성명을 통해 도의원 보궐선거비용 5억원 배상과 도의원 후보공천 포기를 요구한 마당에 시의원 선거까지 치르게 되는 상황이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서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공당의 도리가 아니다"고 말한 뒤 "그러나 이번 사태와 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이 어정쩡한 답변에 '주 부의장이 출마할 여지를 남겨놓은 것 아니냐'는 등 갖가지 억측이 나오고 있다.

주유선 부의장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김 의원의 출마로 인해 시민들의 정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여론을 지켜보고 당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28일 서 국장의 기자회견을 두고 시민사회의 반발이 다시 나오고 있다.

서 국장은 조 의원을 대신해 조합장 선거 이틀 후인 이날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사과의 뜻을 전달했는데, 뒷북치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서 국장은 "시민여러분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민주당의 입장에서도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 의원이 직접 나서 해명하지 않하고 사무국장으로 대신하게 한 것이 비난거리가 됐다. 

익산시민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조배숙 의원이 책임 지는 모습으로 진정성 있게 시민들에게 사과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시점도 문제다. 김 의원이 돌출행동을 했다는 게 사실이라면 조합장 후보 등록을 전후해 당의 입장을 먼저 밝혀야 했는데, 지금까지 조용히 있다가 선거가 끝난 시점에서 기자회견을 단행한 배경이 석연치 않다는 것.

시민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조합장 선거가 끝난 뒤 사무국장을 보내 대신 사과하는 것은 책임회피 또는 차기 도의원 보궐선거를 의식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며 "선거 전 조 의원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다면 당 뿐만 아니라 조의원 스스로에게도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