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가 며칠간 잠잠하더니 지난 24일 일요일 밤 부송동과 어양동 영등동 일대를 휩쓸었다. 익산시가 원인을 충분히 파악했기 때문에 이를 근절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악취가 계속 재발하자 그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있다.

같은 날 밤 11시경 기자와 시민들이 악취를 추적하다 도착한 제2공단은 지옥을 방불케했다. 각종 기업들이 내뿜는 화학냄새와 분뇨냄새 등이 바람을 타고 시내지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익산시가 지난주 초까지 완료하겠다던 이동식 악취 감지기 구입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다음달로 미뤄진 상황에서 발생한 일이다.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익산시가 현재 2공단에 있는 기업들 중에서 유발하고 있는 악취의 종류와 양, 각종 유형들에 대해 알고 있는 듯 한데 아직까지도 악취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아무래도 의심이 간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7일 밤에는 10시경부터 부송동 일대에 또 다시 악취가 기승을 부렸다. '악취해결시민모니터단' 모니터요원들의 악취발생 보고가 줄을 이었다. 시민들이 호소하는 악취종류는 주로 분뇨냄새였다. 악취대책민관위원회 위원과 모니터 요원이 함께 출동해 악취의 원인들을 추적했다.

제2공단과 왕궁사이에 있는 농장에서도 악취가 넘어온다는 주장이 있어 춘포면 신동리 신암마을에 있는 천안농장과 다니엘 농장을 찾았다. 이곳 주변에서 축분냄새가 코를 찔렀다. 바람 방향이 약간 바뀌자 냄새가 났다 안났다를 반복했다. 이곳 농장들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신암마을 중심부 가장 높은 지대에 신동교회가 자리하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냄새가 나지 않았다. 이곳과 왕궁축산단지의 냄새가 익산시 부송동 일대를 휩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다시 추적을 시작, LG생명과학, 두산전자, 국도화학, 한솔홈데코 주변은 역시 악취가 진동했다. 영진약품 제3공장에서는 호흡에 불편을 줄 정도의 팽만감이 드는 가스가 배출되고 있었다. 단순한 악취수준이 아닌 역겨운 가스였다. 칼릭스 전자화학에서는 아주 역한 오줌 지린내가 극도로 심하게 풍겨났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