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청 노조의 항의사태에 대해 익산시의회가 지난 4일 긴급의원총회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노조의 행위는 대의기관인 의회를 모독한 것일 뿐 아니라 익산시민에게 도전한 행위라고 규정했다.

또 노조에게 대 시민사과를 요구하고, 노조 간부들이 노동법을 위반하고 시의원들을 공갈협박하지 않았는지 조사한 후 사법당국에 고발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상임위별로 2명의 의원을 선정, 김일영 운영위원장을 필두로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응키로 했다.

박종대 의장은 "자료요청이나 행정사무감사 등 법적으로 규정된 의원의 공식활동에 대해 노조가 항의한 것은 의회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특히 시정질문을 '시정질문인지, 행정사무감사인지 도대체 알 수 없는 발언과 도를 넘는 행동'이라고 표현한 것은 의회를 무시하는 행위"이라고 밝혔다.

총회에는 21명의 의원이 참여한 가운데 이상열 양종규 송호진 손문선 김연식 장오준 백경민 주유선 김정수 조규대 이경애 의원 등 11명이 나서 발언했다.

◇발언내용 요지

이상열 "대 헌법기관 쿠데타 초유 사태"

어제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회의에서도 말했지만, 이 사태는 일부 언론의 보도내용을 인용한 부분도 있다. 언론의 관점에서 보도한 것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공무원노조가 기자회견을 하며 성명서를 통해 밝힌 내용을 보면 이건 쿠데타적인 발상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직까지도 공무원의 권위의식이 잔존함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의회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놔야 한다.

의회는 헌법기관이다. 그런데 노조가 대의기관에 대해 이런 종류의 성명을 낸 적이 있는지, 아니면 초유의 사태인지 납득할 수가 없다. 의회는 이번 사태에 대해 강도 높은 의지를 표명해 시민들이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송호진, 노조의 행동 집행부 간부 개입의혹 밝혀야

노조가 의원의 시정질문에 대해 '시정질문인지 행정사무감사인지 도대체 알 수 없는 발언'이라고 얘기한 것은 말이 안된다. 이것은 노조가 아니라 시민이 판단해야 할 사안이다.

노조의 행동에 집행부 간부가 개입했다는 소문이 있는 만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의원이 강압적 태도를 보였다고 했는데 노조는 구체적인 사례를 적시해야 했다.

특히 노조는 시정질의 과정에서 의원이 어떻게 공무원을 무시했다고 말하는 것인가. 정작 문제는 시장이 의원의 질문에 답변을 못 한 것이다. 또 담당과장도 실무지식이 없어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런 문제점이 있는데도 노조가 의원의 시정질의에 불만을 제기한 것은 의회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노조는 특히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과 연대투쟁하겠다고 했는데, 이게 의원들을 협박하자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

손문선, 노조 근무시간 단체행동 법적 검토

최근 골프장회원권 문제로 시청 안팎이 시끄러운데 이 시점에서 노조가 기자회견을 한 것은 유감이다. 골프회원권 문제로 시청에 대한 시민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가 집행부와 의회의 갈등을 발생시킨 것 같아 안타깝다. 노조의 이번 항의사태는 법적인 검토를 거쳐 의회의 명예를 훼손한 점에 대해 고발조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또 공무원이 근무시간에 단체행동을 해도 되는 것인지 관련법을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를 한 것을 두고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항의한 것을 본 적이 없다.

시민단체들도 의회를 비판할 때는 신중을 기한다. 비록 의회가 맘에 들지 않을 망정, 의회는 시민의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각각의 기관은 서로를 인정해야 하는 것인데, 기분에 내키지 않다고 반발한다면 민주주의가 훼손될 수 있다.

의회는 시민의 얼굴이다. 따라서 의회를 비난하는 것은 시민을 비난하는 것이다. 노조는 시민들에 대한 예의를 지켰어야 했는데, 너무 성급했다.

집행부가 개입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만약 개입했다면 묵과할 수 없는 문제다.

의회가 공무원의 인권을 유린했거나 불법을 조장했다면 당연히 비판받아야 하지만 노조가 의원의 정당한 활동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노조는 공무원의 부정부패에 대해서는 왜 언급을 회피하는가. 공무원이 구속되고 자살하고 감사받은 사안에 대해서 왜 한마디도 없는가. 지금까지 의회는 공무원이 요구하는 복지관련 사안을 거부해 본 적이 없다. 수십억이든 수억이든 다 들어줬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의회가 공무원 노조를 대화의 파트너로 인정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노조는 이번 사태에 대해 분명히 해명해야 한다. 또 의회뿐 아니라 시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이것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적인 고발과 징계를 검토해야 하고 이를 위해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응해야 한다.

김연식, 의회에 정면도전 행위 강력 대응

의원들은 헌법과 자방자치법에 근거해 감사를 하고 질의를 한다. 노조는 자료요청 문제를 언급했는데 충분히 대화로 할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런데 성명을 내고 연대투쟁을 선포하는 건 시의회를 협박하는 것이며, 의회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전문위원들이 검토해 법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장오준, 의회와 마찰 빚은 공무원 승진 관행 뿌리뽑아야

안타까운 점이 하나 있다.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처음에는 불길처럼 일어났다가 물 한 방울 떨어지면 누그러진 게 문제다. 과거 사례를 볼 때 의회와 마찰이 빚은 공무원은 승진했다. 이런 사태가 재발돼서는 안된다. 손 의원의 지적처럼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응해야 한다.

백경민, 의원의 본분 모독 묵과 못해

행정사무감사든 업무보고든 의원이 의원으로서 본분을 다 하는게 잘못인지, 공무원의 인격을 모독하는 것인지 조사해야 한다. 지방자치법에 의해 활동하고 시민에 의해 선출된 의원을 상대로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연대해 투쟁하겠다고 한 것은 묵과할 수 없다. 타 지방의회로부터 비판받지 않게 의회가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

주유선 "의회 존재가치 부정, 역사상 치명적"

노조의 성명을 보고 의원으로서의 깊은 자괴감이 들었고 의정활동을 제대로 했는가 반성했다.
만약 의회가 집행부를 감시 견제하는 기능에 충실했다면, 노조가 과연 의회를 무시하는 이런 성명서를 발표할 수 있었겠는가 하는 자괴감이다.

타 시군에 유사한 사례가 있었는지 살펴볼 필요도 없다. 이는 익산의 문제다. 의원들의 뼈를 깎는 고통 없이는 얘기가 되지 않는다. 이는 한 의원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며, 의회의 존재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시 의회 역사상 치명적인 사건이다. 대안을 내놓기 이전에 의회가 집행부를 철저히 감시 견제 했는가 반성해야 한다. 차후에 이런 일이 발생할 경우 의장단 사퇴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큼 이번에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김정수 "상생방안 찾아야"

노조의 성명서 발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의원들의 의견에 공감한다. 하지만 노조 간부들에 대한 처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서로 생상할 방안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

양종규, 공갈협박 단호히 응징

이번 사태는 지금까지 의회 역사상 없는 일이다. 전국적으로도 사례를 들어보지 못했다. 성명서 문구를 보면, 이건 의회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공갈협박까지 한 사실에 대해서는 단호히 응징해야 한다. 이번 사태가 전국 지방의회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만큼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

조규대 "노조의 정체성이 뭔가"

대체 노조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의구심이 든다. 노조는 공무원의 권익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노조가 비판한 이경애 의원은 무기계약직 수당문제를 지적했는데 이런 문제는 사실 노조에서 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자기 본분도 모르고 의원의 시정질문을 트집 잡은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이번에 노조와 확고하게 관계설정을 할 필요가 있다. 어제 시민으로부터 휴대폰 메시지를 받았다. 그 분 하는 말이 '시정질의 때 지켜봤는데 의원이 무엇을 잘못한 것인지, 의원의 질문에 공무원이 답변을 못한 게 잘못이 아닌가' 하면서 '노조의 행동에 매우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 판단은 시민이 할 것이다.

이경애, 대화 생략한 기자회견 ‘성급’

노동법에 공무원의 단체행동권은 인정되지 않는다.

노조가 이런 성명을 낼 때는 많은 고민과 용기가 필요했을 턴데, '의회 반성, 연대 투쟁' 등의 표현을 쓰려면 충분히 고민하고 대화로 먼저 푸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이런 과정은 생략 된 채 기자회견을 열어 성명서 발표한 것은 성급했다. 의원들의 공식적인 활동이 이렇게 매도되는 상황이라고 볼 때, 의회는 이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표명해야 한다. 

/정리 = 김경선 기자